아들의 이름으로 
감독 이정국
출연 안성기, 윤유선, 박근형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반성 없는 과거에 총구를 겨눈다
★★☆
80년 광주를 둘러싸고 제대로 이행된 적 없는 사과와 말뿐이었던 약속들. 야속한 세월 안에서 울분을 토하고 지쳐간 개개인 모두의 사정은 채근(안성기)의 아들의 위치에 함께 자리하게 된다. 그 마음을 어루만지려는 총구는 과거사의 잘못을 돌아보지 않는 이들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하지만 맹렬한 복수의 모양을 택했다기보다, 자신을 향한 반성과 타인을 향한 용서를 더 중요하게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한층 성숙한 입장을 취했다. 다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영화가 지닌 좋은 의도를 뛰어넘는다고 보기엔 어렵다. 수많은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학교 폭력, 태극기 부대를 둘러싼 최근의 이슈들까지 엮어낸 시도는 군데군데 덜컹대며 아쉬움을 남긴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반성하지 않는 자들을 향한 일침
★★★
죽은 아들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중년 남자가 복수를 준비한다. 그의 주변 인물들과 그가 꾸미는 계획은 5·18 광주와 관련이 있고,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 구조로 남자의 행적을 따라간다. 5·18 민 주화운동을 기념하는 저예산 영화이고 연출, 촬영에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5·18을 겪은 피해자의 고통뿐 아니라 가해자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담았다. 지금 시점에서 5·18을 바라보는 현실적인 대사와 또 다른 폭력과 저항을 통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역사에 대한 부채 의식을 끄집어낸다.

아들의 이름으로

감독 이정국

출연 안성기, 박근형, 윤유선

개봉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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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소중한 너
감독 이창원, 권성모
출연 진구, 정서연, 강신일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때론 좋은 의도만이
★★☆
영화 내적으로 새롭다든가 높은 완결성을 지닌다고 말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헬렌켈러법’ 제정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의도에 충실한 작품이다. 절망에서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작은 빛이 되는 두 사람의 여정은 서툴고 덜컹거리는 구성 안에 있으나, 연기라는 기술의 영역을 진심의 장면으로 탈바꿈시킨 배우들의 얼굴은 순간순간 빛난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

감독 이창원, 권성모

출연 진구, 정서연, 강신일, 장혜진, 박예니, 김태훈

개봉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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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노바 
감독 해리 맥퀸
출연 콜린 퍼스, 스탠리 투치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기억의 소멸, 사랑이란 불멸
★★★☆
사랑하는 이에 대한 기억 모두를 잃어가는 것. 사랑하는 이가 나를 잊어가는 걸 지켜보는 것. 어느 쪽 고통이 더 무거운지 추로 매달아 가늠할 수 있을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이별을 선택하려는 남자와 향후 일어날 모든 고통을 예감하고도 사랑을 지키려는 남자의 줄다리기를 절제된 스타일과 은유로 담아낸 영화다. ‘더 이상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없는 치매라는 질병. 그것이 인간관계에 일으키는 변화. 녹록지 않은 질문에 섬세한 감정 골을 새겨 넣는 건 콜린 퍼스와 스탠리 투치의 관록이다. 차오르는 눈물을 참아내는 콜린 퍼스의 부어오른 눈과 허공을 응시하는 스탠리 투치의 눈빛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스스로 빛나는 영화
★★★☆
군더더기 없는 영화가 있다. 연출, 연기, 촬영, 음악이 균형을 이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이 영화가 그렇다. 사랑하는 두 남자가 여행을 떠나고 이별을 예감한다. 신파로 흐를 생각이 전혀 없는 절제된 연출, 콜린 퍼스와 스탠리 투치 두 명배우의 투 숏을 보는 흡족함, 두 눈 가득히 위안을 안기는 자연을 담아낸 촬영, 우아한 클래식 선율까지 영화 전체가 깊고 풍부하다. 보고 만끽하시라.

슈퍼노바

감독 해리 맥퀸

출연 콜린 퍼스, 스탠리 투치

개봉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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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감독 루벤 알베스
출연 알렉상드르 웨터, 파스칼 아르비요, 이사벨 낭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알렉스 혹은 알렉상드르
★★☆
젠더의 경계를 넘나드는 코미디는 이젠 더 이상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한 남자의 미스 프랑스 도전기인 <미스>는 남장 여자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 마이너리티가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과정을 보여준다. 예상 가능한 스토리라인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그다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알렉스 혹은 알렉상드르 역을 맡은 알렉상드르 웨타의 묘한 매력이 영화를 이끈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나답게 사는 법
★★★
어린 시절부터 미스 프랑스가 되고 싶었던 남자가 잊고 있던 꿈을 찾아 나서는 코미디 드라마. 주인공이 미인선발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줄기로 정체성,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는 쇼비즈니스에 대한 풍자, 이민자와 트랜스젠더 등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까지 여러 가지로 뻗어 나간다. 성별보다 중요한 건 나답게 사는 것이라는 주제가 명징하고 짜릿하게 와 닿는다. 주연을 맡은 알렉상드르 웨터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기가 시시각각 변하며 영화를 빛낸다. 범상치 않은 매력을 지닌 배우다.

미스

감독 루벤 알베스

출연 알렉상드르 웨터, 파스칼 아르비요, 이사벨 낭티, 디보 드 몽타렝버

개봉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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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더 라스트 챕터 
감독 츠루타 노리오
출연 부맹백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중국판 <>
★★
제목에 이 들어가지만, 나타다 히데오에서 시작된 일본의 <> 프랜차이즈와는 상관 없는 중국 호러다. 여기서 죽음을 감염 시키는 매체는 인터넷 소설. 그 모티브는 일본의 <> 시리즈에서 왔지만,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에선 집중력을 잃고 흔들리는 아쉬움이 있다

링: 더 라스트 챕터

감독 츠루타 노리오

출연 부맹백

개봉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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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아스트리드
감독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
출연 알바 어거스트, 마리아 보네비, 트린 디어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어느 작가의 사연
★★★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가 이전 시기를 다룬 전기 영화. 천방지축 개구쟁이 삐삐를 생각하면 작가의 젊은 시절은 활기로 넘쳤을 거라 속단할 수 있지만, 아스트리드의 삶은 고통과 슬픔의 지분이 적지 않았다. 순수하게 사랑했지만 맺어지지 못했고, 아이가 생겼지만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젊은 날의 아스트리드. 영화는 그 드라마를 섬세히 감정선을 잡아가며 흡인력 있게 담아낸다. 주연을 맡은 알바 어거스트의 존재감이 크며, 시대 고증도 탄탄하다. 잔잔해 보이지만 그 안엔 역동적인 감정이 있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귀감을 주는 ‘삐삐’ 작가의 자유와 용기
★★★
<삐삐롱 스타킹>의 작가로 알려진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조명한 전기 영화. 순진하고 의욕 충만한 10대 수습 기자였던 아스트리드가 스무 살에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당당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서른여덟 살에 작가로 데뷔하기 전 시기를 다뤘지만 시대와 운명에 무릎 꿇지 않고 진취적인 삶을 선택한 한 사람, 한 여성, 한 작가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된다. 아스트리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알바 어거스트의 단단한 연기에도 빠져든다.

비커밍 아스트리드

감독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

출연 마리아 보네비, 트린 디어홈, 매그너스 크레퍼, 알바 어거스트

개봉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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