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마라와 호아킨 피닉스 커플이 린 램지 감독의 신작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폴라리스>(Polaris)라는 제목의 이 신작에 대해 알려진 것은 아직 없다. 심지어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 관련 페이지가 생성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할 수도 혹은 캐스팅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루니 마라와 호아킨 피닉스 커플이 한 영화에 게다가 린 램지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은 팬들에게 주목할 만한 일이다. 신작 캐스팅 소식을 계기로 린 램지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의 끈끈한 관계, 루니 마라와 호아킨 피닉스 커플이 이전에 함께 출연한 영화들을 간략하게 살펴봤다.
-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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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가스 데이비스
출연 루니 마라, 호아킨 피닉스, 치웨텔 에지오포
개봉 2018.03.28.
예수님과 사도
루니 마라와 호아킨 피닉스는 2016년 촬영하고 2018년 개봉한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이하 <막달라 마리아>)에 함께 출연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했다. <막달라 마리아>에서 마라는 막달라 마리아를, 피닉스는 부활한 예수를 연기했다. 종교영화인 <막달라 마리아>는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그래도 마라와 피닉스에게는 의미 있는 작품이 아닐까.

-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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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루니 마라, 스칼릿 조핸슨
개봉 2014.05.22. 2019.05.29. 재개봉
전 남편과 전 아내
사실 그들이 처음 만난 영화는 그보다 몇 년 전인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그녀>를 통해서다. <막달라 마리아>보다는 <그녀>가 훨씬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그녀>에서 두 사람은 이혼한 부부로 출연했다. 피닉스가 연기한 테오도르는 이혼 후 마음의 상처를 인공지능 비서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에게 치유받는 인물이다. 당시 마라의 출연 분량은 많지 않았다. 피닉스는 이후 <그녀> 촬영 당시 “마라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수줍음이 많은 거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녀> 촬영 이후 이메일을 주고 받는 친구로 지냈다고 알려졌다. 피닉스에게 마라는 첫 온라인 친구였다고 한다. <그녀>는 에이미 아담스, 목소리만 출연한 스칼렛 요한슨, 올리비아 와일드, 크리스 프랫 등 쟁쟁한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마블 영화 출연 전이던 크리스 프랫의 깐족거리는 연기가 일품이다.

- 돈 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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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호아킨 피닉스, 조나 힐, 루니 마라, 잭 블랙
개봉 2019.07.25.
카투니스트와 봉사활동가
루니 마라와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작품이 하나 더 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연출작 <돈 워리>다. <돈 워리>의 포스터에는 <굿 윌 헌팅> 제작진의 작품이라고 쓰여 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사실 이 영화에서 피닉스가 연기한 인물은 <굿 윌 헌팅>의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할 예정이었다. 윌리엄스가 이 영화의 주인공인 미국의 유명 카투니스트 존 캘러핸의 전기를 읽고 판권을 구매한 뒤 <굿 윌 헌팅>을 함께 만든 구스 반 산트에게 연출을 제안했다. 안타깝게도 윌리엄스는 이 영화에 출연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피닉스를 캐스팅 해 윌리엄스의 뜻을 이었다. 존 캘러핸이라는 인물은 금기를 깬 풍자를 담아낸 카툰으로 유명하다. 알코올 중독자로 살아가다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전신마비 신세가 된 뒤 인생 2막을 시작한 인물이다. 마라가 연기한 아누는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캘러핸과 만나게 된다.

- 너는 여기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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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린 램지
출연 호아킨 피닉스, 예카테리나 삼소노프
개봉 2018.10.04.
루니 마라와 호아킨 피닉스 커플이 함께 출연한 작품을 알아봤다. 그들의 필모그래피가 추가될 신작 <폴라리스>는 린 램지 감독의 작품이다. 램지 감독은 <케빈에 대하여>라는 작품으로 대중에게 처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틸다 스윈튼과 에즈라 밀러가 어머니와 아들로 출연한 이 작품에 이어 램지 감독은 <너는 여기에 없었다>를 통해 다시 한번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주목 받았다. 이 영화에 호아킨 피닉스가 출연했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2017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첫 공개됐다. 이 작품에서 피닉스는 자살을 꿈꾸는 청부살인업자 조를 연기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싸우는 살인자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연출,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택시 드라이버>(1976)와 비견되는 <너는 여기에 없었다>를 통해 피닉스는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램지 감독은 각본상을 받았다. 참고로 시상식이 열린 칸영화제 폐막식에 마라가 피닉스와 함께 등장하면서 두 사람의 연인 관계가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의 성과에 대해 램지 감독과 피닉스는 모두 만족한 듯하다.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램지 감독은 “영화 제작의 소울메이트를 찾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또한 최근 발렌시아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램지 감독은 피닉스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미쳤다. 그러나 그는 내가 만난 최고의 배우다. 촬영장에서 그가 하는 행동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사실 마라와 피닉스 커플의 캐스팅 소식은 이 영화제에서 램지 감독이 직접 밝힌 것을 스페인 언론이 보도한 것이다. 램지 감독은 분명 피닉스와의 다음 영화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램지 감독과 피닉스의 두 번째 협업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 여기에 마라가 합류하니 금상첨화인 셈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폴라리스>에 대한 정보는 공개된 것이 없다. 현재 램지 감독은 스티븐 킹의 소설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닉스는 <비기너스>의 마이클 밀스 감독의 <커먼 커먼>(C'mon C'mon)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으며 <유전> <미드 소마>의 아리 애스터 감독의 <디스어포인트먼트 블러바드>(Disappointment Blvd), 리들리 스콧 감독의 <키트백>(Kitbag)에 나폴레옹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또한 <조커 2>의 제작에 대한 루머가 있다. 마라는 사라 폴리 감독의 <우먼 토킹>(Women Talking)에 합류했다. 제시 버클리, 프란시스 맥도맨드, 클레어 포이, 벤 위쇼 등이 출연한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