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가 드디어 끝나는가. 코로나19 판데믹이 백신의 등장으로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 바다 건너 할리우드도 정상화되면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시작으로 기대작들이 하나둘씩 국내 개봉 소식을 전하고 있다. 매년 가장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인 여름시장에도 웬만한 대형 영화가 개봉을 포기했던 작년을 뒤로하고, 올해는 영화관으로 걸음을 인도할 개봉작들이 기다리고 있다. 2021년 여름 극장가에 흥행을 집도할 영화들을 소개한다.
블랙 위도우 7월 7일 개봉
여름 시장을 겨냥한 첫 대작은 <블랙 위도우>.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신작을 매해 1~3편을 선보인 마블 스튜디오가 736일 만에 돌아온다(국내 기준). 2020년 5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1년가량 늦게 도착했다. <블랙 위도우>는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마블 캐릭터 '블랙 위도우/나타샤 로마노프'의 처음이자 마지막 단독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에 블랙 위도우가 겪은 일을 그린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쏘아 올리고 <크루엘라>가 받은 외화 대작 릴레이, <블랙 위도우>에게 바통이 넘어왔다. 원래도 '마블 강국'인 한국에서 <블랙 위도우>가 극장가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까.

- 블랙 위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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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케이트 쇼트랜드
출연 스칼릿 조핸슨, 데이빗 하버, 플로렌스 퓨, 레이첼 와이즈
개봉 2021.07.07.
모가디슈 7월 28일 개봉
실화, 해외 로케이션, 김윤석-조인성 등 화려한 캐스팅. <모가디슈>는 이렇게 많은 관람 포인트를 가졌지만,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사실 이것이다. '류승완은 다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류승완 감독은 <짝패>, <아라한 장풍 대작전>처럼 매니악한 액션 장르와 <베를린> <부당거래> <베테랑> 같은 상업성까지 두루 섭렵한 작품관을 선보였다. 그러나 역대 최고 제작비를 들인 <군함도>가 상업이나 비평이나 모두 실패하면서 단번에 필모그래피를 망치고 말았다. 그런 그가 절치부심해 가져온 신작이 이 <모가디슈>다. <모가디슈>는 소말리아 내전으로 고립된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의 탈출 실화를 다룬다. 한국 대형 영화 중 가장 먼저 개봉해 충무로 영화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 모가디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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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류승완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개봉 2021.07.28.
방법: 재차의 7월 28일 개봉
<모가디슈>와 같은 날 맞붙는 <방법: 재차의>는 드라마 <방법>의 스핀오프다. <방법>은 사회부 기자 진희(엄지원)와 저주의 기운을 타고난 방법사 소진(정지소)이 세상에 쥐락펴락하는 악의 기운을 제압하는 오컬트 드라마.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집필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연상호는 세계관 구축에 관심이 많은 감독답게 <방법> 또한 유니버스로 확장할 예정이었고, <방법>이 성공하자 스핀오프 영화 <방법: 재차의>를 발표했다. <방법: 재차의> 또한 연상호가 각본을 쓰고 김용완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작의 주인공 엄지원, 정지소가 그대로 등장하며 정문성, 김인권, 고규필, 권해효, 오윤아, 이설이 출연한다. 되살아난 시체를 이르는 말 '재차의'를 부제로 선택했듯, 드라마보단 좀 더 직관적인 미스터리 스릴러가 될 것이라고.

- 방법: 재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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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용완
출연 엄지원, 정지소, 정문성, 김인권, 고규필, 권해효, 오윤아, 이설
개봉 2021.07.28.
정글 크루즈 7월 개봉
영리하게 필모그라피를 쌓고 있는 두 배우가 만난 곳은 <정글 크루즈>. 건장한 덩치와 달리 너스레 연기가 일품인 드웨인 존슨과 무슨 역을 맡든 훌륭한 연기로 소화하는 에밀리 블런트가 '디즈니표 어드벤처'에 올라탔다. <정글 크루즈>는 디즈니랜드의 어트랙션을 기반으로 아마존의 크루즈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와 식물 탐험가 릴리(에밀리 블런트)가 '치유의 나무'를 찾아 떠난 모험을 그린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 기획, 어트랙션을 영화화해 대성공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디즈니 측에선 차세대 <캐리비안의 해적>을 노리는 것이 분명한데, 다른 건 몰라도 볼거리는 확실히 보장할 것 같은 블록버스터일 것 같다.

- 정글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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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드웨인 존슨, 에밀리 블런트, 제시 플레먼스, 폴 지아마티, 잭 화이트홀, 에드가 라미레즈
개봉 2021.07.00.
싱크홀 8월 11일 개봉
7월 개봉작 이후 가장 빠르게 개봉일을 확정한 영화는 <싱크홀>이다. <싱크홀>은 독특한 설정과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천신만고 끝에 마련한 내 집이 '싱크홀'(땅의 지반이 가라앉아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현상)에 빠진다면? 김성균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동원 역을 맡고 이상할 정도로 오지랖 넓은 이웃은 차승원이 연기한다. 그 외에도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 등이 함께 출연한다. 싱크홀이란 단어만 들으면 재난 영화지만 코미디 영화에 가깝다고 하는데, 공개한 예고편을 보면 또 그렇게 마냥 웃긴 영화는 아닐 듯하다. 천연덕스러운 연기라면 국가대표급인 차승원의 새로운 캐릭터가 관전 포인트.

- 싱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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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지훈
출연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개봉 2021.08.11.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8월 개봉
'그 자살닦이는 가라, 진짜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온다!'라고 외치는 듯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8월에 개봉한다. 전작의 악명에 손사래 치고 싶을 수 있지만,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전작과 몇몇 캐릭터와 설정만 공유할 뿐 전혀 다른 영화에 가깝다. 일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특유의 캐릭터 빌드업과 감성을 뽐낸 제임스 건 감독이 연출 및 각본을 맡았다. 이드리스 엘바, 존 시나, 실베스터 스텔론, 데이빗 다스트말치안 등이 다양한 빌런 캐릭터로 출연하고 전작의 조엘 킨나만과 비올라 데이비스도 다시 얼굴을 비춘다. 물론! 당연히! 이 시리즈의 영원한 주인공(!) '할리 퀸' 마고 로비도 출연한다. 제임스 건 연출의 R 등급(해외의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니 전작과 달리 진짜 찐한 B급 빌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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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임스 건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존 시나, 조엘 킨나만, 실베스터 스탤론, 비올라 데이비스
개봉 2021.08.00.
인질 8월 개봉
제목만 보면 뻔할 거 같은 이 영화, 스토리 한 줄이면 전세가 역전된다. '영화배우 황정민이 의문의 일당에게 납치된다'. 거기에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한다. 2020년 코로나 시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이어 황정민은 올해 자신이 자신을 연기하는 독특한 <인질>로 찾아온다. 코미디일 것 같은 설정에도 불구, 심의 과정에서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은 전적이 있어 꽤 무시무시한 작품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필감성 감독의 첫 장편이란 점만 마음에 걸린다.

- 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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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필감성
출연 황정민
개봉 2021.08.00.
+ 의외의 다크호스
랑종 7월 14일
대형 영화로 분류하기가 다소 애매해 마지막에 첨부하는 영화는 <랑종>. '태국 영화 아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한국-태국 합작 영화다. <랑종>의 제작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공포 영화에 스타가 출연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앞선 영화들보다 작은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포 영화야말로 가장 '가성비' 좋은 장르이며 <랑종>에 붙은 '나홍진X반종 피산다나쿤'이란 이름값을 생각하면 의외의 흥행 돌풍을 몰고 올 가능성도 적지 않아 이번 포스트에 슬그머니 덧대본다.

- 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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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출연 나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
개봉 2021.07.14.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