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얼핏 보고 그저 그런 대만발 청춘 로맨스 영화인가 했더니, 아니다. 여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던 남자 주인공은 돌연 사고로 죽고, 저승에서 월하노인이 된다. 월하노인은 붉은 실로 인연을 이어주는, 중국의 고대 전설에서 혼인을 관장하는 신을 칭하는데 ‘월노’로 불리기도 한다. 이렇게 월노가 된 남자 주인공은 환생을 하기 위해 임무를 부여받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이 짝사랑하던 여자의 인연을 맺어주는 일이다. 줄거리만 봐도 판타지가 짙게 묻어 있는 작품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지난 2012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켰던 구파도 감독의 신작이다. 이 작품 또한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제작됐다. 이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만의 청춘스타들이 모두 모인 화려한 라인업도 크게 한몫한다.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에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들의 대표작과 함께 여러 출연작들을 한 데 모아봤다.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송운화, 왕정

개봉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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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동
대표작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왼쪽부터)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그 놈, 그녀를 만나다>
(왼쪽부터) <계약연애>, <아 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에서 샤오미(송운화)에게 첫눈에 반해 망설임 없이 프러포즈하는 직진남 샤오룬 역할을 맡은 가진동.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그는 2011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데뷔해 대만 대표 청춘 배우로 단숨에 올라선 스타 배우다. 공교롭게도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구파도 감독과 가진동에게 모두 데뷔작이었고, 당시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건축학개론>과 함께 첫사랑 소환 영화로 회자되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극중 그는 교내 최고의 모범생이자 인기녀인 션자이를 좋아하는 커징텅을 연기했고, 이 역할로 금마장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도 인정받는다.

기세를 몰아 이듬해 또 한편의 대만 청춘 영화 <그 놈, 그녀를 만나다>에 출연해 사라진 여자친구를 찾아나선 아통을 연기했다. 이후 <계약연애>, <소시대> 시리즈, <저일각, 애파!> 등 2013년과 2014년에는 한 해에 3~4편씩 영화에 출연하며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4년 모종의 사건이 터지며 혜성처럼 떠오르던 별은 추락하고 말았으니. 그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 기간을 가진다. 이후 1년여 만에 대만 영화계에 복귀한 그는 구파도 감독의 신작 <몬몬몬 몬스터>에 카메오로 특별출연하기도. 2020년 히어로물을 가장한 한 소년의 성장 영화 <아 추>에 출연하며 국내에서는 6년 만에 스크린에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출연에 이어 올해는 연출에도 도전할 예정이라고. 자세한 사항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천옌시

개봉 2012.08.22. / 2021.04.29.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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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연애

감독 곽요량

출연 견자단, 천옌시, 안젤라베이비, 가진동, 황종택

개봉 20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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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 그녀를 만나다

감독 허우 치얀

출연 만슈 지엔, 가진동, 곽서요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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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추

감독 케빈 코, 척가기

출연 임의신, 가진동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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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운화
대표작 <나의 소녀시대>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왼쪽부터)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 <나의 소녀시대>
(왼쪽부터) <안녕, 나의 소녀>, <나의 청춘은 너의 것>

송운화는 여자 주인공 샤오미 역할을 맡았다. 샤오룬이 물불 가리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샤오룬이 운명의 붉은 실로 인연을 이어줘야 하는 인물이다. 송운화 또한 대만 영화를 좋아하고 청춘 영화 좀 본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대만의 대표 배우 가운데 한 명이다. 그녀도 구파도 감독과 인연이 있는데, 바로 그녀의 데뷔작인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가 구파도가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기 때문. 그녀는 운명을 기다리는 대학생 리 쓰잉으로 출연해 데뷔 초 풋풋한 얼굴을 맘껏 자랑했다. 그리고 다음 작품으로 대만을 넘어 중화권과 국내를 흔드는 스타로 발돋움하는데, 그 작품이 <나의 소녀시대>이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 <나의 소녀시대>에서 그녀는 유덕화 마누라가 꿈인 소녀 린전신을 연기하며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켰고, 바로 다음 작품인 <안녕, 나의 소녀>로 또 한 번 흥행을 이끌어낸다.

비슷한 제목(원제는 대아거월구(带我去月球, 달에 데려가줘)이다) 비슷한 시대 배경, 첫사랑을 다루는 비슷한 소재의 작품으로 다소 아쉬운 지점이 있긴 했지만, 그녀는 이 두 작품 만으로 대만 로맨틱 코미디의 흥행 퀸이 된다. 다음 작품도 역시 비슷한 결의 영화를 선택했다. <나의 청춘은 너의 것>은 어린 시절 동네 친구와 연인이 되기까지의 로맨스 일대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녀의 필모그래피 중 8할 이상이 청춘 로맨스 영화이긴 하지만, 모든 출연작이 로맨스 영화들뿐인 것은 아니다. 구파도 감독의 호러 영화 <몬몬몬 몬스터>에 카메오로 출연한 바 있고, 코미디 영화 <서홍시수부>에도 출연했었다. 추후 차기작들에서 그녀의 다채로운 얼굴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

감독 강금림

출연 송운화, 브루스

개봉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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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녀시대

감독 프랭키 첸

출연 송운화, 왕대륙, 이옥새, 간정예

개봉 2016.05.11. / 2020.08.19.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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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소녀

감독 사준의

출연 류이호, 송운화

개봉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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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춘은 너의 것

감독 주동, 대몽영

출연 송운화, 송위룡

개봉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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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
대표작 <반교: 디텐션>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왼쪽부터) <아웃사이더>, <반교: 디텐션>, <폭포>

왕정은 영화 속에서 샤오룬의 저승 동지이자 월하노인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파트너, 그리고 샤오룬을 짝사랑하는 핑키 역할을 맡았다. 핑키라는 이름에 걸맞은 진한 분홍색의 머리색이 아주 인상적인 인물이다. 왕정은 이름도, 얼굴도 다소 낯선 배우다. 2016년 데뷔 후 최근 대만에서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배우인데, 넷플릭스 시리즈 <네 아이는 네 아이가 아니다> 3화에서 우울증에 걸린 여고생 모리를 연기하며 대만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 스크린에서 처음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은 2020년 개봉한 영화 <아웃사이더>이다. 사랑을 지키고 우정을 맹세했던 시절의 첫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인데, 첫사랑이라고 해서 위에 언급한 대만발 청춘 영화들을 떠올린다면 오산. 로맨스보다 누아르 색채가 훨씬 짙고 강한 작품이다. 왕정은 여주인공 페이유옌을 연기했다.

이후 몇몇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며 필모그래피를 차분히 쌓아온 그녀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작품은 2020년 개봉한 <반교: 디텐션>이다. 대만에서는 2019년 개봉한 작품으로, 당시 대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2019년 개봉 대만 영화 흥행 수익 1위를 거두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작품. 영화는 1960년대 대만의 한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공포영화인데, 왕정은 모두가 자취를 감춰버린 학교에 남겨진 학생 팡루이신을 연기했다. 이 역할을 통해 그녀는 타이베이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금마장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다. 국내에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차기작은 <폭포>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왕정은 딸 샤오징 역할을 맡았다. 틀에 박히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들을 빼어난 연기력으로 너끈히 소화해 내는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아웃사이더

감독 가한진, 후닝 유안

출연 임백예, 왕정

개봉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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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교: 디텐션

감독 존 쉬

출연 왕정, 부맹백, 증경화

개봉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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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감독 청몽홍

출연 가정문, 왕정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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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무비 에디터 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