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철한 정의감과 도덕적 신념을 바탕으로 세상을 지키는 히어로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인간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지만 비도덕적인 태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우들도 있을 터. 체포, 기소되어 논란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겨 준 바 있는 히어로 작품 속 배우들을 모아 봤다.


에즈라 밀러│<저스티스 리그>, <플래시>

DC 사의 <저스티스 리그>에서 히어로 플래시역을 맡은 에즈라 밀러가 지난 27일 하와이에서 체포됐다. 미국의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등에 따르면 에즈라 밀러는 하와이 힐로의 한 노래 주점에서 난동을 피우다 다른 손님의 유흥에 훼방을 났다고. 미국 하와이카운티 경찰은 에즈라 밀러가 민망한 욕설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여성의 마이크를 붙잡았고, 다트 놀이를 즐기고 있던 다른 남성에게 갑자기 달려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노래 주점 주인이 에즈라 밀러를 진정시키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체포된 에즈라 밀러는 경찰에 500달러 보석금을 내고서야 유치장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2020년 에즈라 밀러 논란 영상

그의 만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4, 아이슬란드의 한 술집에서 여성 팬의 목을 조르고 쓰러뜨리는 장면이 목격되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다수의 해외 매체들은 한 열성 팬이 에즈라 밀러를 몰아붙였고, 에즈라 밀러가 분노하며 팬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라고 보도했다.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그간 사회 운동을 통해 올곧은 목소리를 내왔던 그였기에 해당 폭력 사건은 이미지에 타격이 갔을 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있어서도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사건으로 남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 외 MCU 시리즈
 
마블의 개국 공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마약 전과자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영화감독이자 마약 중독자였던 친아버지의 영향으로 8살 때부터 마약을 접한 그는 2-30대를 마약으로 인해 방황하며 피폐한 삶을 살아야 했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그는 상습 마약 투여 혐의로 여러 번 체포되었다. 19964월엔 헤로인, 코카인, 장전되지 않은 매그넘 권총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됐으나 가석방됐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약물에 취한 상태로 이웃의 집에 침입해 3년의 보호관찰형을 받았으며 1997년 또다시 약물 혐의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감옥에서 6개월을 보내야 했다.

(왼쪽부터) 1999년 8월, 2001년 4월 체포된 머그샷

19998월 로다주는 필수 약물 검사를 받지 않아 다시 체포되어 캘리포니아 약물 남용 치료 시설 및 주립 교도소 3년형을 선고받았다. 그곳에서 1년을 보낸 그는 보석금 5000달러를 조건으로 석방되었으나 2000년 추수감사절 연휴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코카인과 발륨 소지 혐의 및 약물 투여로 또다시 체포됐다. 가석방이 되고 20014월엔 맨발로 컬리 시티에서 방황하던 것이 발견, 코카인 투여 혐의로 체포됐으나 몇 시간 후 석방됐다. 당시 체포되는 바람에 출연 중이던 드라마 <앨리 맥빌>에서 캐릭터가 갑작스레 중도 하차되기도 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오랜 시간의 재활과 아내 수전 러빈의 도움 덕분에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 <아이언맨>을 통해 부활할 수 있었다.


<더 보이즈>

안토니 스타│<더 보이즈> 
 
아마존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더 보이즈>. 히어로의 가면을 쓴 채 악행을 일삼는 슈퍼히어로 팀 세븐의 추악한 이면을 밝혀내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세븐 팀 리더로, 각종 막강한 능력을 지닌 팀 내 최고 히어로이자 빌런 홈랜더 연기한 안토니 스타가 최근 폭행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화제다. 그는 지난 4(현지 시간) 스페인의 한 펍에서 만취한 상태로 남성 셰프에게 폭력을 행사해 체포됐다. 셰프의 친구가 안토니에게 진정하라고 하며 민폐를 끼치고 있다 말하자 그에게 갑작스레 폭언을 하며 폭력을 행사했다고. 피해자는 유리잔으로 얼굴을 맞아 눈 가까이에 네 바늘을 꿰맨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안토니는 이틀간 유치장 신세를 진 후 스페인의 알리칸테 시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과 더불어 벌금 5000 유로를 72시간 내 납부하라는 명령을 끝으로 풀려났다고. 스페인에서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을 촬영 중이었던 그가 신작 및 추후 <더 보이즈> 시리즈에서 하차하게 될지는 현재 불투명한 상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조쉬 브롤린│<어벤져스> 시리즈, <데드풀 2>
 
<어벤져스> 시리즈 메인 빌런 타노스로, <데드풀 2>에선 미래에서 온 용병 케이블로 다양한 프랜차이즈 물에 출연한 조쉬 브롤린. 그는 2004, 2013년 각기 다른 이유로 두 번이나 체포당한 전적이 있다. 2004년 그의 혐의는 다름 아닌 가정폭력. 당시 아내였던 다이앤 레인은 조쉬 브롤린이 자신을 때렸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브롤린은 그녀와 함께 살던 웨스트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체포됐다. 대변인이었던 켈리 부시는 집에 오해가 있었다”라며 낮은 수준의 경범죄로 체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다이앤은 기소를 하고 싶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브롤린은 2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날 수 있었다. 둘은 잦은 불화와 폭행으로 결혼 생활 8년 만인 2013년 이혼했다.

2013년 찍힌 머그샷

또다시 2013. 11일 자정 직전 그는 공공장소에서 취한 혐의로 체포됐다. 캘리포니아 주 산타모니카 보도에서 만취한 브롤린을 발견한 경찰은 그를 체포해 남부 캘리포니아 교도소로 데려갔다. 경범죄로 감옥에 수감된 조쉬 브롤린은 깨어난 지 6시간 후에야 석방될 수 있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제레미 레너│<어벤져스> 시리즈, <호크아이>
 
솔로 시리즈 <호크아이>로 돌아온 어벤져스 원년 멤버 제레미 레너.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기점으로 가족이 있었다는 설정이 생기면서 시리즈 내내 가정적인 캐릭터로 묘사되어 왔다. 하지만 현실은? 201910, 제레미 레너는 전처 소니 파체코를 살해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수의 해외 매체들은 제레미 레너가 술과 코카인에 취한 채 입 안에 총을 넣고 자살하겠다는 소동을 일으킨 혐의로 LA 법원에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6세 딸이 잠들어 있는 침실 천장에 총을 쏘기도 했다고. 소니 파첸코는 제레미 레너가 지난해부터 자신을 살해할 것이라 위협했다고 주장했으며, 그가 약물남용, 언어 및 정서적 학대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레미 레너는 약물 남용에 대한 사실을 부정함과 동시에 소니 파체코가 자신의 누드 사진을 언론에 보내겠다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MCU 퇴출 여부에 대중들의 관심이 쏠렸으나 <호크아이>에 출연이 결정되면서 해당 논란은 잠재워졌다.


<다크 나이트>

크리스찬 베일│<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다크 나이트>는 크리스찬 베일에게 있어서 여러 트라우마와도 같은 흔적을 남겼다. 대표적으로 총기 난사 사건이 있겠지만, 또 다른 악재로는 시사회를 앞두고 모친과 누나 폭행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 있다. 20087<다크 나이트> 유럽 프리미어 런던 시사회 행사차 묵고 있었던 런던 도체스터 호텔에서 어머니 제니와 누나 샤론이 베일에게 폭행 당했다며 햄프셔의 한 경찰서를 방문해 그를 신고했다. 런던 경찰은 <다크 나이트> 시사회 첫날이라는 점, 도주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여 그의 체포를 보류했다. 레스터 스퀘어에서 열린 프리미어 행사가 끝나고서야 베일은 체포되었으며, 4시간 조사 끝에 보석으로 풀려나 홍보 일정을 끝마칠 수 있었다. 베일의 변호인은 성명서를 통해 폭행이 아니다라며 “(크리스찬 베일은) 혐의를 전면 부정하는 한편, 사건의 전말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끝까지 전적으로 협력했다 말했다. 결국 가족의 요청으로 영국 검찰은 기소를 취하했으며 베일과 제니, 샤론은 추후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도 밝히지 않았다.

번외
<블랙 팬서> 촬영 현장

라이언 쿠글러 감독 │<블랙 팬서>

다소 황당하고 억울했던 체포 해프닝도 있다. 그것도 배우가 아니라 감독이다. 지난 9(현지 시간) 미국 CNN를 비롯한 해외 매체들은 영화 <블랙 팬서>의 감독 라이언 쿠글러가 미국 애틀랜타의 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다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월 발생한 것으로, 라이언 쿠글러는 자신의 예금 계좌에서 12000달러를 인출하려 했으나 은행 직원이 거액의 금액 인출 요구를 수상하게 받아들이면서 오해가 생긴 것. 은행 강도라 의심한 직원은 그가 총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911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4명의 경찰이 그 자리에서 라이언 쿠글러를 체포해 밖으로 끌어냈다. 직원의 오판으로 누명을 써 체포됐으나 곧 풀려난 그는 은행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냈고 합의 끝에 사건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뒤늦게 보도되면서 과잉 진압으로 인한 흑인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라이언 쿠글러 체포 당시 영상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톰 하디│<베놈> 시리즈

안티 히어로 영화 <베놈>의 주연 톰 하디는 반대로 범인을 체포해 화제가 된 케이스다. 20174, BBC는 톰 하디가 런던 거리에서 모페드를 훔쳐 다다 사고를 일으킨 절도범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10대 소년 두 명이 훔친 모페드를 타고 빨간불을 무시한 채 달아나다 차에 충돌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 또 다른 목격자인 22세 아론 풀론은 “(하디가) 총에 맞은 것처럼 쫓기며 화를 내는 것 같았다. 내 뒤뜰을 지나 한 블록을 돌아서 그들을 쫓아갔다라며 정말 엄청났다. 슈퍼히어로 모드로 전환한 것처럼 보였다. 그는 누구도 건드려선 안 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현실판 매드 맥스처럼 절도범을 끝까지 추격한 톰 하디는 마침내 체포에 성공, 경찰에 인계하기 전 두 사람의 신원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문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