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이자 프리퀄인 '신비한 동물들' 시리즈의 3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 절찬 상영중이다. 이 작품은 2007년 개봉한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부터 꾸준히 '해리 포터'(위저딩 월드) 세계관의 영화를 연출해온 데이빗 예이츠가 다시 한번 감독을 맡았다. 예이츠 외에도 한 시리즈를 여러 차례를 연출한 감독들의 흔적을 정리했다.

* 시리즈 당 4편 이상 연출한 경우를 모았고, 시리즈 자체는 다르지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경우 한 시리즈로 포괄했다.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주드 로, 에디 레드메인, 에즈라 밀러, 매즈 미켈슨, 댄 포글러, 앨리슨 수돌, 칼럼 터너, 제시카 윌리엄스, 빅토리아 예이츠, 윌리엄 나딜람, 리처드 코일

개봉 2022.04.13.

상세보기

조지 루카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1977)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1999)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2002)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2005)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 /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

조지 루카스 감독은 초기작 <THX 1138>과 <청춘낙서>의 성공에 힘입어 1977년 일생일대 프로젝트 <스타워즈>를 발표해,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를 넘어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2번째 시리즈인 <제국의 역습>부터 모든 예산을 자비로 부담한 루카스는 어빈 커쉬너와 리차드 마퀀드에게 후속 두 작품의 연출을 맡겼다. 이후 '스타워즈' 시리즈뿐만 아니라 관여한 모든 작품에서 연출은 맡지 않았지만, 16년 만에 제작된 프리퀄 시리즈 <보이지 않는 위험>, <클론의 습격>, <시스의 복수>의 세 편을 연달아 감독했다. 흥행은 물론 대성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루카스가 연출한 프리퀄 세 편은 이전 오리지널 시리즈보다 만듦새가 떨어진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스티븐 스필버그

<레이더스>(1981)
<인디아나 존스>(1984)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

<레이더스> /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한솔로' 해리슨 포드의 또 다른 대표작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조지 루카스가 제작과 원안을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담당한, 그야말로 '안 될 수 없는' 작품이다. 1편 <레이더스>는 1981년 당시 대항마로 불리던 <슈퍼맨 2>를 가볍게 제치고 그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스타워즈>의 루카스와 달리, 스필버그는 시리즈 모든 작품을 직접 연출했다. SF <E.T.>를 만든 후 2편 <인디아나 존스>를, 인종 문제를 다룬 시대극 <컬러 퍼플>과 전쟁 영화 <태양의 제국>를 만든 후 3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을 만들면서 80년대를 수놓았다. 2000년대 들어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 전쟁> 등 명작을 내놓은 스필버그는 19년 만에 새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을 발표해 <다크 나이트>와 <아이언 맨>에 이어 2008년 흥행 3위를 기록했다.


조지 밀러

<매드 맥스>(1979)
<매드 맥스 2>(1981)
<매드 맥스 3>(1985)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2015)

<매드 맥스> /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모든 시리즈를 연출하고 오랜 세월 후 4번째 편을 내놓은 또 다른 감독, 호주 출신의 조지 밀러다. 정형외과 의사로 일하던 그는 학부 시절을 영화 강의를 함께 들었던 바이런 케네디가 제작한 저예산 액션 영화 <매드 맥스>로 데뷔 했다. 40만 호주 달러 예산으로 1억 미국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둬 제작비 대비 최고의 수익률을 거둔 영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대성공을 거뒀다. 멜 깁슨 주연/바이런 케네디 제작의 파트너십을 이어간 2편 역시 흥행-비평 면에서 고루 성공했지만, 케네디가 3편의 장소 헌팅 중에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밀러는 케네디의 빈자리를 연극과 TV드라마를 주로 만들던 조지 오길비 감독과 함께 공동연출해 <매드 맥스 3>를 완성했다. <로렌조 오일>, <꼬마 돼지 베이브 2>, '해피 피트' 시리즈 등 액션과 거리가 먼 영화들만 연출해온 밀러는 <매드 맥스 3>로부터 30년이 지난 2015년 네 번째 시리즈이자 리부트 첫 작품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내놓아, 범접할 수 없는 액션 연출의 정수를 증명했다.


라나(래리) 워쇼스키

<매트릭스>(1999)
<매트릭스 2: 리로디드>(2003)
<매트릭스 3: 레볼루션>(2003)
<매트릭스: 리저렉션>(2021)

<매트릭스> / <매트릭스: 리저렉션>

레즈비언을 내세운 스릴러 <바운드>(1996)로 데뷔한 워쇼스키 형제는 SF와 무술을 접목시킨 <매트릭스>로 영화를 넘어 문화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는 곧장 속편에 대한 드높은 기대치로 이어져, 2편 <리로디드>와 3편 <레볼루션>은 동시에 제작돼 각각 2003년 5월과 11월 한날한시에 개봉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흥행엔 성공했으나 1편보단 못하다는 평이 다수였던 게 사실이고 <스피드 레이서>, <클라우드 아틀라스>, <주피터 어센딩> 등 대규모의 액션 영화를 연출했지만 반응이 썩 좋진 못했다. 그 사이 형제 둘 모두 성전환 수술을 받아 워쇼스키 자매가 되었고, <센스 8> 시즌 2에 이어 라나 워쇼스키만 연출을 맡아, 18년 만에 4번째 시리즈 <리저렉션>을 내놓았지만 이 역시 호불호가 꽤나 뚜렷하게 갈렸다.


앤더슨

<레지던트 이블>(2002)
<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2010)
<레지던트 이블 5: 최후의 심판>(2012)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2016)

<레지던트 이블> /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게임 <바이오하자드>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 <레지던트 이블>은 <모탈 컴뱃>, <이벤트 호라이즌> 등 액션/호러 장르를 거쳐온 폴 앤더슨이 감독을 맡았다. 주인공 앨리스 역의 밀라 요보비치의 활약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영화는 2년 뒤 <레지던트 이블 2>가 제작되면서 시리즈의 본격적인 닻을 올렸는데, 앤더슨은 다른 영화를 작업하기 위해 (2편이 개봉한 2004년, 앤더슨은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를 내놓았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 프로듀서와 시나리오 작가로만 참여했다. 앤더슨과 요보비치가 수차례 이별 재결합 끝에 부부가 된 그 이듬해인 2010년 앤더슨은 4편 <끝나지 않은 전쟁>부터 다시 감독이 되어 피날레 <파멸의 날>까지 시리즈를 관장했다.


브라이언 싱어

<엑스맨>(2000)
<엑스맨 2>(2003)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엑스맨: 아포칼립스>(2016)

<엑스맨 2>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유주얼 서스펙트>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2000년 여름, 마블 히어로 엑스맨을 기반으로 한 영화 <엑스맨>을 발표해 자신의 연출 스펙트럼은 물론 히어로 영화의 가능성까지 활짝 열어젖혔다. 역대 최고의 히어로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엑스맨 2>를 내놓은 후엔 DC의 <슈퍼맨 리턴즈>의 연출을 맡아, 마블과 DC를 아우르는 최초의 감독이 됐다. <최후의 전쟁>(2006)으로 인해 난항에 빠진 '엑스맨' 시리즈를 회생시킨 건 <킥애스>의 매튜 본이 연출한 <퍼스트 클래스>였고, 싱어는 11년 만에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감독을 맡아 시리즈의 완전한 부활을 알리는 듯했으나, 연이어 연출한 다섯 번째 시리즈 <아포칼립스>가 영 좋지 못한 상태로 완성되고 말았다. 2019년 크게 두드러진 미성년자 성폭행 사실까지 겹쳐 브라이언 싱어가 다시 '엑스맨' 시리즈에 참여할 가능성은 전무해 보인다.   


루소 형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어벤져스: 엔드 게임>

루소 형제는 시트콤 <못말리는 패밀리>, 저예산 영화 <웰컴 투 콜린우드> 등 가벼운 코미디를 연출해온 경력이 무색할 만큼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액션과 스릴러를 능히 구현한 결과물로 완성해 캡틴 아메리카를 아이언맨과 비등한 캐릭터로 끌어올렸다. 사실상 '어벤져스 2.5'라 불러도 무방한 캡틴 아메리카의 세 번째 솔로 무비 <시빌 워>에서도 안정적인 연출력을 증명해, 조스 위던 감독에 이어 '어벤져스' 시리즈까지 이어 받아 MCU 한 시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을 연출하면서 2010년대(어쩌면 코로나19 이전의 세상) 영화계 최대 이벤트를 무사히 마무리 했다.


마이클 베이

<트랜스포머>(2007)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
<트랜스포머 3>(2011)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2017)

<트랜스포머> /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나쁜 녀석들>로 데뷔해 <더 록>, <아마겟돈>, <진주만> 등을 연이어 성공시킨 '파괴왕' 마이클 베이는 2005년 작 <아일랜드>로 잠시 주춤했지만, 2년 뒤 변신 로봇 영화 <트랜스포머>로 할리우드 흥행 귀재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섬세한 만듦새보다는 거침 없이 투하하는 액션으로 승부하는 베이의 영화답게 평단의 반응은 어긋났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해리 포터' '스파이더맨' '슈렉' 등 쟁쟁한 시리즈에 이어 2007년 흥행 5위를 차지했다. 2년 주기로 제작된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편수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수익을 올렸고, 베이는 다섯 편의 시리즈를 내놓는 사이 또 다른 액션 영화 <페인 앤 게인>(2013)과 <13시간>(2016)를 연출하면서 부지런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저스틴 린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2006)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2009)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2011)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2013)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2021)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 /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대만계 미국 감독 저스틴 린과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의 연은, 브라이언 오코너와 접점이 없는 외전 격의 3편 <도쿄 드리프트>에서 시작됐다. 시리즈보다는 오히려 감독의 전작 <베터 럭 투모로우>(2002)의 속편에 가까워 보이는 <도쿄 드리프트>는 시리즈 중 가장 낮은 수익을 기록했지만 저스틴 린은 이후 4,5,6편까지 연달아 연출하게 됐고,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2010년대를 대표하는 액션 프랜차이즈로 끌어올리는 공을 세웠다. 제임스 완과 F. 게리 그레이가 각각 7편과 8편을 연출하면서 시리즈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고, 그 사이 <스타트렉 비욘드>(2016)를 작업한 린은 다시 시리즈로 돌아와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 아홉 번째 시리즈를 연출했다. 현재 그는 두 파트로 제작될 10편의 감독으로 내정된 상태다.  


피터 잭슨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2001)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2002)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2003)
<호빗: 뜻밖의 여정>(2012)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2013)
<호빗: 다섯 군대 전투>(2014)

서로 극단에 있는 작품이라 해도 무방한 <고무 인간의 최후>와 <천상의 피조물>을 아우르는 연출력을 보여준 피터 잭슨 감독은 J.R.R. 톨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러닝타임 3시간에 육박하는 판타지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를 2001년 연말 개봉시켜 세계 영화 팬들을 매혹시켰다. 대장정을 연 <반지원정대>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밀려 그해 흥행 1위를 놓쳤지만, 2002년과 2003년 연말에 개봉한 2편 <두 개의 탑>과 3편 <왕의 귀환>은 가뿐히 최고 흥행작의 왕좌를 차지했다. 이후 <킹콩>(2005), <러블리 본즈>(2009) 등을 연출한 잭슨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의 프리퀄 '호빗' 3부작 대장정을 시작했다. 초당 프레임을 두 배로 늘려 48프레임으로 촬영한 포맷 등 볼거리를 어필해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시리즈에 대한 실망은 점점 불어났다.


데이빗 예이츠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2007)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2009)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2010)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2011)
<신비한 동물사전>(2016)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2018)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2022)

J.K.롤링의 원작을 영화화 한 '해리 포터' 시리즈는 가족영화의 귀재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연출한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으로 시작해, <위대한 유산>의 알폰소 쿠아론과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의 마이클 뉴웰이 감독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5편 <불사조 기사단>부터는 TV드라마를 연출하던 데이빗 예이츠가 감독을 맡아 이후 5년간 4편을 연출하면서 '해리 포터'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레전드 오브 타잔>(2016)을 작업한 예이츠는 '해리 포터'의 스핀오프 시리즈 '신비한 동물들' 감독을 맡아 현재까지 3편을 완성했다. 그야말로 '해리 포터' 전담 감독이라 할 만한 행보. 원작자 J.K.롤링은 '신비한 동물들' 시리즈가 5편으로 구성될 것이라 밝혔지만, 편수를 더하면서 점점 저조한 반응을 마주하고 있는 시리즈를 예이츠가 계속 연출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