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우리들의 블루스>, <범죄도시2>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현시점 1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2>의 공통점은? 바로 배우 박지환이 출연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제주 시장의 순댓국밥집 사장으로, <범죄도시2>에서는 범죄조직의 두목으로 분해 스크린과 브라운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르고 있는 박지환. 이 작품들 이전에 그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배우’였다면, 이제는 전국 수천만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천만 배우’로 거듭났다. 데뷔 17년 차임에도 끊임없이 낯설고 싶다는 박지환의 데뷔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모저모를 모아봤다.

범죄도시2

감독 이상용

출연 마동석, 손석구, 최귀화

개봉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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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연출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

출연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김혜자, 고두심, 엄정화, 박지환, 최영준, 배현성, 노윤서, 기소유

방송 2022,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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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디자인학과 학생이었던 스무 살의 박지환
<성난황소> (해당 스틸은 본문의 내용과 전혀 관계없음)

탁월한 연기력 덕분에 연기 전공자가 아닐까 싶지만, 스무 살의 박지환은 의상디자인학과 학생이었다. 중퇴를 하는 바람에 졸업은 하지 못했다. 그는 과거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 고등학생 시절 김삿갓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어 대학에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시기에 당시 가장 끌렸던 곳으로 진학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한 학기도 채우지 못한 채 학교를 그만두었고, 장장 4개월간 무작정 여행을 다녔다. 여비가 떨어지면 일용직으로 돈을 벌며 여행을 이어갔고, 어느 날 마니산에 올랐는데 불현듯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길로 박지환은 극단에 들어가 연극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은 내 얼굴이 낯설어서 강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 얼굴이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빠나 삼촌이 돼있을 거고, 또 어느 순간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는 불과 몇 년도 되지 않아 현실이 된다.


조폭 두목으로 데뷔해 조폭 두목으로 이름을 알리다
<범죄도시>

조직폭력배의 두목 역할은 그에게 운명과도 같은 것일까. 20대 중반까지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그는 2006년 류승완 감독의 영화 <짝패>에서 10대 상대파 두목을 연기하며 첫 상업 영화 데뷔를 하게 된다. 단역이었던 터라 애초에 비중이 적은 역할이었는데, 많은 장면들이 편집을 당하고 날라차기하는 한 장면만 영화에 나왔다고. 이후 11년이 지난 2017년 그는 또 다른 범죄조직의 두목을 연기하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바로 영화 <범죄도시> 속 이수파 두목 장이수를 연기하며 말이다. 그리고 2022년 <범죄조직2>에서 전작에 이어 다시 한번 장이수를 연기하며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범죄도시

감독 강윤성

출연 마동석, 윤계상

개봉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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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충무로 다작왕
(왼쪽부터) <대립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왼쪽부터) <유체이탈자>, <해적: 도깨비 깃발>

박지환은 충무로의 이름난 다작왕이다. 스크린 데뷔 후 몇 년 간은 이렇다 할 출연작이 없었지만, 2013년부터는 1년에 적어도 2~3편, 많게는 7편까지 출연하는 등 말그대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해왔다. 출연작이 많은 만큼 맡은 역할 또한 몹시 다양했다. 취객(<한번도 안해본 여자>), 고문팀장(<나의 독재자>), 노숙자(<빅매치>, <유체이탈자>), 오랑캐 여진족(<대립군>), 공안 경찰(<1987>), 마약상(<마약왕>), 일본 장교(<봉오동 전투>), 해적(<해적: 도깨비 깃발>)까지 역할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연기하며 박지환의 연기 스펙트럼은 무한히 넓어져갔다. 덕분에 그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신만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버린다.

대립군

감독 정윤철

출연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개봉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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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감독 김용훈

출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

개봉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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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자

감독 윤재근

출연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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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도깨비 깃발

감독 김정훈

출연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개봉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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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박지환, 1980년생
<범죄도시> VIP 시사회 현장
<해적: 도깨비 깃발> 100만 관객 돌파 인증샷

이제는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박지환은 1980년생이다. 영화 <범죄도시> 개봉 당시에는 주연배우였던 윤계상보다 2살이, 마동석보다는 9살이 어리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에 함께 출연한 배우 권상우보다도 4살이 어리다. 성숙한 얼굴 덕분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꽤 있는 편이다. 과거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제대 후 극단에 들어갔을 때 환영회에서 김상호 선배가 자신을 보며 일어나 인사를 했고, 데뷔 초부터 10살 위의 선배들과 또래 연기를 했다고. 


장이수=연변 이센스?
(왼쪽부터) <범죄도시> 박지환, E SENS

이 또한 영화 <범죄도시>가 개봉한 후 박지환이 얼굴을 알리며 이슈가 되었던 일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박지환보다는 그가 연기한 장이수 캐릭터와 이센스의 얼굴이 무척 닮아 보이는데, 시원한 머리 스타일부터 다소 거칠어 보이는 눈빛이 특히 그렇다. 당시 박지환은 ‘연변 이센스’, ‘보급형 이센스’ 등의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이센스 본인도 닮은꼴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알고 보면 섬세한 문학청년
<바퀴 달린 집>

지난해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 <빌려드립니다 바퀴 달린 집>에 박지환이 출연한 것을 본 이들이라면 대번에 눈치챘겠지만, 그는 꽤나 고운 감성을 지닌 섬세한 남자다. 프로그램 마지막 회에서 그는 함께 한 출연진들에게 선물로 시집을 나누어주었는데, 8명의 멤버들에게 어울릴 듯한 각각 다른 시집을 준비했을 뿐 아니라 책 앞장에는 일일이 손으로 쓴 편지가 담겨있기도 했다. 지난달 게스트로 출연한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에서는 "평소 성격이 좀 조용하다. 평소에는 스위치를 다 끄고 지낸다. 에너지도 줄이고. 책이랑 시집 읽는 걸 좋아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줄곧 작품들 속에서 연기해온 인물들과는 확연히 정반대 지점에 있는, 반전 매력이 상당한 배우다. 


예능부터 드라마, 영화까지 차기작도 줄줄이!

가장 먼저 그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되겠다. 오는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 작품은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명량>의 속편이자 명량해전 5년 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극중 박지환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거북선을 제작한 나대용 장군 역할을 맡았다.

또 <바퀴 달린 집>을 연출한 강궁 PD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텐트 밖은 유럽>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소식도 있다. <텐트 밖은 유럽>은 기차 대신 렌터카, 호텔 대신 캠핑장, 식당 대신 현지 로컬 마트를 찾아다니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캠핑 예능 프로그램으로, 박지환은 영화 <봉오동 전투>에 함께 출연했던 유해진과 <범죄도시>에서 호흡을 맞췄던 진선규, 그리고 윤균상와 함께 유럽으로 떠날 예정이다. 

또 팬데믹 영향으로 촬영이 중단되고 개봉이 연기되었던 영화 <핸섬 가이즈>도 올해 개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문의 두 남자가 음산한 산장으로 이사를 오던 날 벌어진 이야기를 담은 예측불허 코미디로, 박지환의 전매특허 코미디 연기를 다시 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또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도 있다고 하니, 올해는 그의 얼굴을 더 자주 더 다양한 채널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산: 용의 출현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균, 김향기, 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개봉 2022.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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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 가이즈

감독 남동협

출연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이규형, 박지환, 우현

개봉 20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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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무비 에디터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