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간간이 육식/동물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채식주의자 호아킨 피닉스는 2020년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 연설 중에 동물권을 언급해 화제를 모았고, 그로부터 2주 뒤 베를린 영화제를 통해 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장편 다큐멘터리 <군다>를 공개했다. 러시아 다큐멘터리 감독 빅토르 코사코프스키가 연출한 <군다>는 지극히 단순하다.노르웨이, 스페인, 영국의 시골 마을에서 엄마 돼지와 아기 돼지, 다리가 하나인 닭, 소 두 마리의 일상을 담았다.
흑백으로 촬영된 이미지들은 그 어떤 내레이션도 없이 그저 동물들이 살아가는 모습만 따라다닐 뿐이다. 노르웨이의 암퇘지 이름 '군다'를 제목으로 삼은 작품인 만큼 군다가 새끼들을 돌보고, 사랑하고, 중요한 결단을 내리고, 비극을 감당하는 걸 지켜보는 동안 동물의 삶에 대한 존중이 절로 고양된다. 피닉스와 <마스터>(2012) <인히어런트 바이스>(2014) 등을 만든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이미지와 소리가 최상의 앙상블을 이룬, 영화 그 이상의 묘약같은 작품"이라고 <군다>를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