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메뉴> 등 12월 둘째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더 메뉴
감독 마크 미로드
출연 랄프 파인즈, 안야 테일러 조이, 니콜라스 홀트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대담한 레시피, 과격한 조리법, 씁쓸한 맛
★★★
선택된 소수만이 방문할 수 있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호손. 이곳은 매니저와 요리사, 손님들까지도 전설적인 셰프 슬로윅(레이프 파인즈)의 엄격한 통제 하에 놓여있다. 글 몇 줄로 셰프들의 목숨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음식평론가, 값비싼 코스요리를 몇 번이나 먹었지만 제대로 기억하는 것 하나 없는 부자, 유명세 말고는 관심이 없는 한물 간 배우 등이 식탁 앞에 앉는다. 스크린 너머 관객들마저 긴장시키는 슬로윅은 알맹이는 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부르주아들을 재료 삼아 이들을 놀리고 비판하고 단죄하며 완벽한 작품을 완성하고자 한다. 레시피는 대담하고 조리법은 과격하기 그지없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맛을 내는데 성공한다.

더 메뉴

감독 마크 미로드

출연 랄프 파인즈, 안야 테일러 조이, 니콜라스 홀트, 홍 차우, 자넷 맥티어, 주디스 라이트, 존 레귀자모

개봉 2022.12.07.

혜옥이
감독 박정환
출연 이태경, 전국향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고달픈 너의 이름은
★★★
행정고시에 연달아 떨어지는 신림동 고시생 이야기. 명문대 이력도, 엄마의 물심양면 지원도, 열성을 다한 노력도 시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자 주인공은 불안과 압박감에 시달린다. 급기야는 발작 증세까지 나타나고, 딸의 합격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엄마는 무리수를 둔다. 영화는 능력주의 경쟁에서 좌절과 실패를 겪는 개인뿐 아니라 열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공간인 고시촌의 풍경을 응시한다. 미래를 위해 유예된 삶을 사는 청춘, 자신의 욕망을 자식에게 투영하는 부모, 희망 혹은 미신이라는 미끼로 그들을 부추기는 이들의 모습은 한국 사회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혜옥이

감독 박정환

출연 이태경, 전국향

개봉 2022.12.08.

더 게임
감독 페테르 퍼자카스
출연 야노스 쿨카, 졸트 나지, 가브리엘라 하모리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헝가리에서 온 스파이들
★★★☆
1960년대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첩보부 요원들의 심리전을 그린 첩보 스릴러. 독재정권 시대라는 게임판 위에서 권력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의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진다. 승진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자들의 파워 게임, 속고 속이는 스파이들의 두뇌 게임, 사랑이라는 함정에 빠진 인물들의 진실 게임까지 치열한 격전들 끝에 누가 승자가 되는가를 흥미롭게 지켜보게 한다. 정통 스파이 영화의 긴장감과 묵직함을 전달하는 연출, 하나같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캐릭터들과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가 스릴러의 묘미를 살린다.

더 게임

감독 페테르 퍼자카스

출연

개봉 2022.12.08.

마이 선
감독 크리스찬 카리온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클레어 포이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스릴러 영화가 이리도 심심해서야
★★☆
실종된 아들을 찾아 나선 아빠의 고군분투를 그린 스릴러 영화. 장르가 내건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사건 요약만 있을 뿐 구체성이 떨어지는 통에 긴장감이 잡히지 않고, 때에 따라 ‘그래서 뭘 보여주고 싶은 거야’라고 반문하고 싶게 한다. 국내에 소개된 제임스 맥어보이 작품 중, 아마도, 가장 심심한 결과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제임스 맥어보이의 명연기
★★★
크리스찬 카리온 감독이 자신이 연출한 프랑스 영화 ‘몽 가르송’(2019)을 영어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작품. 실종된 어린 아들을 찾아 나선 아버지가 주인공인 전형적인 액션 스릴러인데,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그가 시나리오를 받지 않고 극의 흐름만 파악한 상태에서 즉흥 연기를 펼쳤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봐도 자식을 향한 미안함과 죄책감, 무기력한 아버지의 절망감과 분노의 감정을 어떻게 표출하고 조율하며 연기하는지 감탄스럽다. 명배우에게 연기를 맡긴 시도는 성공적이지만, 극도로 절제된 연출은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마이 선

감독 크리스찬 카리온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클레어 포이

개봉 2022.12.08.

견왕: 이누오
감독 유아사 마사아키
출연 아부짱, 모리야마 미라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가슴 요동치게 하는 유아사 월드의 예술적 상상력
★★★★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최고작이라 꼽을 만하다. 일본 고전문학 ‘헤이케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후루카와 히데오의 소설을 원작으로 시대에 꺾인 두 천재 예술가의 삶과 애환을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완성했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종횡무진하는 감독의 작가적 역량과 열정은 보는 이들까지 신명나게 만든다. 록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중반부 공연 장면은 장르와 시공간을 초월한 엔터테인먼트의 극치를 보여준다. 일취월장하는 거장의 유연하고 대담한 감각은 독보적 작품세계를 공고히 다지면서 동시에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확장성까지 제시한다.

견왕: 이누오

감독 유아사 마사아키

출연 모리야마 미라이, 아부짱

개봉 2022.12.08.

스페이스 키드: 우주에서 살아남기
감독 에릭 토스티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알찬 우주 애니메이션
★★★
우주 생존극이라는 점에서 <마션>(2015)의 어린이 버전이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부모와 함께 우주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던 소년은 소행성 충돌로 미지의 행성에 떨어진다. 만능 로봇과 단둘이 행성 탐험에 나선 소년은 갖가지 우주 생명체들을 만나며 위험과 모험을 넘나든다. 호기심 많은 꼬마 우주 탐험가의 활약상이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도전정신을 북돋는다. 형형색색 배경과 상상력 넘치는 우주 생명체 캐릭터들이 볼거리. 소년과 로봇의 가슴 찡한 우정담도 빠지지 않는다.

스페이스 키드: 우주에서 살아남기

감독 에릭 토스티

출연

개봉 2022.12.07.

보디가드
감독 믹 잭슨
출연 케빈 코스트너, 휘트니 휴스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언제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영화
★★★☆
2022년 개봉 30주년을 맞은 1992년도 대히트작. 뮤지컬에 이어 현재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작을 준비하는 불멸의 로맨스 영화다. 케빈 코스트너와 휘트니 휴스턴, 두 슈퍼스타의 만남은 보디가드와 톱가수의 러브스토리를 전설로 만들어 버렸다. 많은 화제를 낳은 촬영 후일담, 2012년 세상을 떠난 휘트니 휴스턴 장례식에서 케빈 코스트너의 추도사까지 영화 밖의 미담도 <보디가드>의 명성에 일조했다. 1990년대 ‘팝 디바’ 휘트니 휴스턴의 전성기 시절 모습과 주옥같은 명곡들이 새겨진 이 영화는 가치 있는 영상자료 역할까지 수행한다. ‘I Will Always Love You’가 흘러나오는 엔딩 장면은 음악과 영화가 빚어낸 최고의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