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대를 배경으로 한 <크림슨 피크>는 유령을 볼 줄 아는 소설가 지망생 '이디스'의 이야기다. '이디스'는 상류층 자제지만 글쓰기에만 관심이 있어 사교계에서 겉돈다. 그러다 우연히 영국 귀족 '토마스'를 만나 사랑에 빠져 그의 저택에 살게 되지만 '이디스'는 당최 마음이 편하지 않다. '토마스'의 누나인 '루실'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냉대하고 대저택은 오래되어 삐걱거리며, 붉은 녹물까지 나오는 곳이었으니까. 심지어 어린 시절 어머니가 그녀에게 조심하라 일러주었던 '크림슨 피크'가 이 대저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수상함마저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이디스'가 저택에서 이상한 유령을 발견하는데. '크림슨 피크' 안에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제시카 차스테인, 미아 바시코프스카, 톰 히들스턴. 할리우드에서 쟁쟁한 세 명의 배우가 만난 <크림슨 피크>는 '고딕 호러 로맨스'라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는 영화다. <세이프 오브 워터>로 흥행을 기록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으로, 장르 특성상 흥행과는 거리가 멀지만 아름다운 영상미와 작품성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대저택 '크림슨 피크'의 화려한 홀과 매혹적이지만 기괴한 연출, 알 수 없이 불쾌하고 어두운 욕망이 서린 분위기가 이 영화의 관점 포인트다. 기예르모 델 토로만의 고딕스러움을 잘 그려낸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