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023년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간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명절 특수를 노린 대작들이 실종되면서 꽁꽁 얼어붙은 시기를 보냈던 극장가. 올해는 조금 이르게 다가온 설 연휴와 다시 찾아온 블록버스터급 대작들을 맞이하기 위해 극장가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계묘년 새해의 기운을 받아 영화 업계가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설 연휴 극장가 주요작들과 함께 집콕족들을 위한 OTT 신작들까지 정리해 봤다. 


(왼쪽부터) <유령>, <교섭> 포스터

설 연휴 극장가 빅 매치 <유령>vs<교섭>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설 특수를 노린 대작들이 실종되면서 한동안 명절에도 휑한 극장가를 마주했어야 했지만 올 연휴는 관객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일 전망이다. 두 편의 대작들이 설 연휴 극장가 접수를 노리고 정면으로 맞붙기 때문. 올 18일 개봉하는 <유령>과 <교섭>이다. 먼저 <유령>은 1933년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총독부에 숨어든 항일조직의 스파이 '유령'을 색출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다. 관전 포인트는 유령을 밝혀내는 과정에 숨어있다. <유령>은 용의자로 지목된 다섯 명의 인물이 외딴 호텔에 갇히며 유령을 찾아내기 위한 심리전과 육탄전을 벌이는 '밀실 스릴러'다. 영화는 후반부로 향해 가며 밀실 스릴러에서 한걸음 확장해 이야기의 반전을 꾀하는 등 탄탄한 재미를 갖췄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독전> 이해영 감독 연출작이며 중국의 마이지아 작가의 소설 '풍성'을 원작으로 한다. 수려하고 감각적인 미장센을 장기로 둔 이해영 감독만의 연출 스타일에 설경구, 이하늬, 박해수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액션의 시너지가 더해진 인상적인 작품이다. 

<유령>
<교섭>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임순례 감독의 <교섭>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된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된 <교섭>은 '피랍'을 소재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 하며 심리 스릴러의 면모를 보여준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등 휴머니즘 영화를 주로 연출해왔던 임순례 감독의 첫 액션 영화로, 요르단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압도적인 풍광과 스케일을 구현해냈다. 교섭 과정에서의 긴장감 사이, 섬세하게 녹아 있는 감독 특유의 휴머니즘적 정서도 관전 포인트다. 과연 <유령>과 <교섭> 두 작품이 극장가의 쌍끌이 흥행을 이끌 수 있을지. 설 연휴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의 선택은 어느 곳으로 향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령

감독 이해영

출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동희

개봉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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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감독 임순례

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개봉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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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물의 길>

천만이 코앞! <아바타: 물의 길>, <영웅>의 장기 흥행?

물론 <유령>과 <교섭>의 흥행 여부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14일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 물의 길>은 개봉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흔들림 없이 지키며 신작 공세에도 불구하고 선두를 유지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관객 수가 940만 명을 돌파하면서 천만 관객 초읽기에 돌입했다. <아바타: 물의 길>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게 된다면 2023년 새해 첫 천만 관객 돌파와 동시에 2019년 개봉한 <알라딘> 이후 약 3년 만의 천만 외화 영화가 탄생하는 것이다. 

<아바타: 물의 길>
<영웅>

<아바타: 물의 길> 외에도 미미하지만 꾸준한 파워를 보여주는 <영웅>도 무시할 수 없다.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두 편의 천만 영화를 탄생시킨 스타 감독 윤제균 감독의 신작으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사형 판결을 받고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의 1년의 시간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연기했던 정성화가 극 중에서도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김고은, 나문희 등 주연 배우들의 탁월한 노래 실력과 독립군 역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가 큰 감동을 자아내며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이다. 박스오피스 2~3위에 머물고 있지만 작품에 대한 호평으로 꾸준히 관객들을 극장가로 불러 모으며 <아바타: 물의 길>의 기세에도 꿋꿋이 제 역량을 보여주는 중이다.  

아바타: 물의 길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시고니 위버, 우나 채플린, 지오바니 리비시, 스티븐 랭, 케이트 윈슬렛

개봉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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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감독 윤제균

출연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개봉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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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가족, 친구와 함께 즐기자!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더 퍼스트 슬램덩크>

앞서 소개한 네 편의 영화들 외에 마음을 따뜻하고 벅차오르게 만들어주는 두 편의 영화도 있다. <교섭>, <유령>과 함께 18일 개봉하는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이다. 1962년 출간한 유명 아동 동화 '이스트 88번가의 집'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노래하는 악어 '라일'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가족 영화다. 뉴욕에 이사 온 프림 가족이 매일 밤 의문의 노랫소리로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주인공이 악어 '라일'인 것을 알게 되면서 일어나는 소동들을 다뤘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라일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알아본 친구이자 쇼맨 '헥터'로 분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노래하는 악어 '라일'은 미국 유명 싱어송라이터 숀 멘데스가 맡아 메인 OST 'Top of the World'부터 직접 작곡한 'Heartbeat'까지 다양한 곡들을 소화했다. 뮤지컬 영화로 흥행에 성공한 <위대한 쇼맨> 제작진들이 오리지널 OST를 맡아 유쾌하고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친구들과 극장 나들이를 할 예정이라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선택지에 놓아도 좋다. 지난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시사회부터 관객들의 극찬을 받으며 극장가에 다크호스처럼 등장했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둔 이 영화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멈추지 않는 도전과 열정을 그렸다. <영웅>을 꺾고 국내 박스오피스 2위에 이름을 올리고, 1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는 등 설 연휴에도 흥행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존 원작 팬이었던 3040 세대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새로운 MZ 세대의 유입까지 이끌어낸 <더 퍼스트 슬램덩크>. 어쩌면 올 설 연휴 극장가의 또 다른 승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감독 윌 스펙, 조쉬 고든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윈슬로우 페글리, 콘스탄스 우, 스쿳 맥네이리, 브렛 겔맨, 숀 멘데스

개봉 2022.10.07. / 2023.01.1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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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출연

개봉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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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정이>
넷플릭스 <더 글로리>

SF, 케이팝 팬들 주목! 집에서 즐길 수 있는 OTT 작품들은?

설 연휴 집콕족들을 위한 OTT 신작들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먼저, 넷플릭스에서 선보이는 한국 오리지널 신작 <정이>가 있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황폐해진 22세기 지구에서 끊임없는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승리의 열쇠인 뇌 복제 전투 용병 '정이'를 두고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SF 영화다. <부산행>, <지옥> 등 한국형 장르물의 신드롬을 일으킨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약 2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자된 대작이다.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故 강수연 배우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유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 외에도 무서운 속도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비영어권 콘텐츠 1위를 기록 중인 <더 글로리>의 화제성이 1월 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왼쪽부터) <슈퍼주니어: 더 라스트맨 스탠딩>, <케이팝 제너레이션>

그밖에 케이팝 팬들을 위한 신작들도 풍성하다. 디즈니플러스에서는 2세대 대표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이야기를 다룬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슈퍼주니어: 더 라스트맨 스탠딩>을 공개한다. 2005년 데뷔한 슈퍼주니어의 탄생부터 월드클래스의 아티스트로 성장하기까지, 한 번도 말한 적 없었던 그들의 속마음과 노력을 고스란히 담은 비하인드 스토리다. 오는 18일 2편의 에피소드로 공개될 예정이다.

슈퍼주니어뿐만 아니라 케이팝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는 티빙의 <케이팝 제너레이션>도 있다. 케이팝의 계보는 물론 케이팝의 다양한 영향과 논란거리들을 다룬다. H.O.T 강타부터 슈퍼주니어 이특, 샤이니 민호, 엑소 수호, 마마무 화사, NCT 도영, 아이브 등 1세대부터 4세대까지 아우르는 케이팝 아이돌도 총출동해 각 회차 별 에피소드마다 등장할 예정이다.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연휴의 연장선인 26일 목요일 공개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작품성 있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웨이브로 눈길을 돌려보자. 지난 5일 단독으로 공개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멀티버스를 소재로 가족 간의 이야기를 그린 SF, 액션 영화다. B급을 표방한 연출과 스토리를 보여주는 듯 싶지만 막상 뜯어 놓고 보면 수작 중의 수작으로 손꼽힌다.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으며 해외 및 국내에서 찬사를 받았다. 오는 10일 열렸던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석권하며 남은 아카데미에서도 유력 후보로 올라섰다. 

정이

감독 연상호

출연 강수연, 김현주, 류경수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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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

개봉 2022.10.12. / 2023.03.00.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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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