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미대 나온 여자야!” 미술을 전공한 일곱 명의 여배우들

'다재다능'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 같은 요즘, 많은 연예인들이 본업 말고도 다른 장르에 뛰어드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배우-미술 조합은 국적 불문하고 꽤 자주 만날 수 있는 조합. 그래서인지 지금은 '미술에 도전한 배우'가 아닌 '미대 나온 배우'가, 특히 미(美)대 나온 미(美)인 배우 여럿이 드라마 활약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미술을 전공한 여배우들, 누가 있는지 정리했다.

노윤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일타 스캔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에서 모두 고등학생 역을 맡았던 배우 노윤서는 사실 대졸이다. 그것도 무려 이화여대 서양화과. 노윤서는 자신의 그림을 아카이빙하는 인스타그램 계정(@rys_art__)이 따로 있을 정도로 그림에 진심인 배우.

노윤서는 선화예고 미술과-이화여대 서양화과 코스를 밟은, 일종의 '미술 엘리트'다. 노윤서는 대학 재학 중, 광고와 인터넷 쇼핑몰 모델 등으로 활동하다가 매니지먼트사 MAA에 합류하고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소희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라면, 누구나 이견 없이 이 배우를 꼽을 것. 한소희는 울산예고 미술과 출신이다. 실제로 JTBC 드라마 <알고있지만,>에는 한소희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다수 등장한다. <알고있지만,>은 조소과에 다니는 유나비와 박재언의 관계를 그려낸 드라마다.

드라마 속에서 미대생을 연기한 한소희는 실제로 미술을 전공했기에, 창작의 고통을 더욱 잘 알고 있을 터. 한소희는 <알고있지만,>에서 대역 없이 작품을 만들고 그리는 역할을 모두 수행했다. 또한 극 중 나비가 늘 들고 다니는 드로잉 노트에는 한소희 본인이 실제로 그린 그림이 많다고. 유나비의 방 곳곳에도 한소희가 그린 그림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윤정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 <환혼: 빛과 그림자>부터 영화 <헌트>까지.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배우 고윤정은 미술을 10년간 갈고닦은 인재다. 고윤정은 서울미술고등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이어 서울여자대학교에서 현대미술학을 전공했다.

배우 고윤정은 2016년, ‘서울여대 현대미술과 15 고윤정’이라는 이름을 달고 대학내일 표지모델을 장식한 바 있다. 고윤정은 대학내일과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7년째 미술을 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예고 입시도 했었고, 결과는 안 좋았지만 운 좋게 미술 고등학교에 편입을 할 수 있었다.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미술을 해와서 그런지 지치기도 하고 슬럼프가 온 것 같다. 요즘 매일 진로 고민을 하게 된다”라고 밝혔는데, 현재는 연기로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사람 일 정말 어찌 될지 모른다.

신현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장겨울’ 역, <재벌집 막내아들>의 ‘서민영’ 역 등으로 이제 막 전성기를 거치고 있는 배우 신현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미술사 이론을 전공했다. 그래서인지, 신현빈은 스케줄 틈틈이 전시회, 아트페어를 찾는다. 그의 인스타그램에서는 작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 방문한 인증샷을 찾아볼 수 있다. 팬들은 그를 ‘미대언니’라고 부르기도.

신현빈은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에서 중학교 기간제 미술 교사 ‘구해원’ 역을 맡은 바 있다. 신현빈은 “미술 수업을 하는 장면이나 그림 그리는 장면을 찍을 때 도움이 됐다”며 미술학도였던 경력이 실감 나는 연기의 바탕이 되었음을 밝혔다. 또, 신현빈은 드라마를 찍을 때 미술 관련 대사는 직접 고쳐서 연기하기도 했다. 신현빈의 대학 동기들은 <너를 닮은 사람>을 보고 ‘그 길을 떠나왔는데 미술 교사 역할을 한다고?’라며 웃기도 했단다.

신현빈에게 미술은 일종의 “좌절된 꿈”이었다. 그래서 그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리는 신을 찍으며 옛날 생각을 하기도 하고 추억에 잠겼다고 말한 바 있다. 신현빈에게 ‘구해원’ 캐릭터는 “자기 재능에 대한 확신이 있던 사람”으로, 일종의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신현빈은 미술을 전공한 손재주를 살려 주변인들에게 직접 자신이 만든 선물을 전해주기도 한다. 지난 15일, 배우 한효주는 신현빈에게 받은 리폼 운동화 선물을 인증했다.

 윤승아

사랑스러움의 대명사, 배우 윤승아는 조선대학교 미술섬유학과를 졸업했다. 윤승아는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절, 유학을 준비하다가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처음 모델 일을 시작했을 때, 미술을 했던 경험 때문에 모델 일조차 ‘창작 활동’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영화 <메소드>에서 윤승아는 미술가 ‘희원’ 역을 맡아 조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미술가 역을 받고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질렀다고.

윤승아는 실제로 ‘희원’과 닮은 점이 많다. 윤승아가 어렸을 때 그림을 그렸던 공간과 비슷한 곳에서 <메소드> 촬영을 했으며, 마침 촬영지가 윤승아의 고향인 광주였다고 한다.

윤승아는 영화 <메소드>의 방은진 감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희원’이라는 캐릭터를 구체화했다. 미술가인 희원이라면, 옷 하나를 입더라도 신경을 썼을 거라는 윤승아의 해석 아래 방 감독은 희원 캐릭터의 속옷, 잠옷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윤승아는 <메소드> 촬영 마지막 날, 스탭들에게 ‘조금 더 찍으면 안 돼?’라고 하는 등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이지아

tvN 드라마 <판도라 : 조작된 낙원>에서 ‘홍태라’ 역으로 열연 중인 이지아는 미국의 패서디나 아트센터 대학(Art Center College of Design in Pasadena, California, U.S.A)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지아는 과거에도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직접 가방, 로고 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샴페인의 패키지를 직접 디자인하며 재능을 뽐낸 바 있다. 또한 <태왕사신기>로 막 데뷔했을 시절, 이지아는 그의 홈페이지를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다고.

공교롭게도, <판도라 : 조작된 낙원>에 함께 출연 중인 배우 박기웅(위 사진의 왼쪽) 역시 미대 출신이다.

문채원

문채원은 예체능을 두루 섭렵한 재능 있는 배우다. 어렸을 때는 무용을 하다가, 미술로 전향했다. 중간에는 음악을 하다가 그만둔 적도 있다고. 미대입시를 준비하다가, 부모님 몰래 연기학원에 등록해서 다니다가 혼난 적도 있다고 한다.

문채원은 선화예술고등학교,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출신이다. 대학교는 한 학기 다니다 중퇴했지만,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큰 인기를 얻은 ‘충재씨’와 대학 동기이기도 하다.

씨네플레이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