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감독 롭 마샬
출연 할리 베일리, 멜리사 맥카시, 조나 하우어-킹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업데이트된 시대 감수성, 게으른 서사 확장
★★★
시대 감수성에 부합하게 자사의 과거 애니메이션을 하나둘 수정해 온 디즈니가 다시 한번 의욕적으로 다인종을 끌어안았다. 바뀐 건 에리얼(할리 베일리)만이 아니다. 대륙별로 할당된 에리얼의 언니들을 비롯, 조연 목소리와 엑스트라까지 인종을 고려해 배치됐다. ‘인종의 다양성 확충’에 힘 쏟은 것과 비교하면 ‘서사 확장’은 게으른 편. 인물들 피부색만 바꿨을 뿐, 원작과 차별화되는 그만의 독창성은 보여주지는 못한다. <아바타: 물의 길>의 황홀경 가득한 수중 신으로 눈높이가 부쩍 높아진 탓인지, 영화가 구현한 수중 세계의 감흥도 크게 다가오진 않는다.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멜리사 맥카시가 연기한 마녀 울슐라다. 허파 같은 존재감을 보여준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21세기 명작이 되기엔 태부족 
★★★
원작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1989)의 명성을 재현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인다. 논란이 일었던 인어공주 캐스팅은 주연배우 할리 베일리가 실력으로 증명하고, 주옥같은 OST는 3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한다. 바다 마녀 우슐라를 연기한 멜리사 맥카시의 캐스팅도 위력적. 그럼에도 아쉬움이 고개를 든다. 원작을 뛰어넘으려는 수가 너무 얕달까. 리메이크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도, 애니메이션 실사화의 한계를 지혜롭게 극복하지도 못했다. 만듦새에서 부족함이 드러나면서 제작진이 추구한 다양성마저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힘을 잃는다. 

인어공주

감독 롭 마샬

출연 할리 베일리, 멜리사 맥카시, 조나 하우어-킹, 하비에르 바르뎀, 아콰피나, 제이콥 트렘블레이, 다비드 딕스

개봉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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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터
감독 최승연
출연 박성일, 공민정, 임지호, 전신환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달리는 삶
★★★☆
같은 스타팅 라인에 서 있지만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세 스프린터의 이야기. 소속 없는 중년 선수, 해체 직전 육상부의 에이스,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어버린 유망주. 스포츠 영화처럼 보이지만 <스프린터>는 삶의 경계에 도달한 사람들에 대한 드라마다. 그러기에 질주의 스펙터클 대신 각자의 일상과 사연이, 결승점에 대한 집념 대신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있다. 전반적인 만듦새가 안정적인 작품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인생이란 트랙 위에 선 모두의 이야기
★★★☆
100미터 트랙 위를 달리는 세 인물의 서사가 바통 터치하며 릴레이로 이어지는 영화는, 같은 목표 안에서 각기 다른 관계를 맺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절박함을 견뎌내려는 안간힘을 세심하게 포착해낸다. 세 선수에게 타인과의 경쟁보다 높은 허들로 작용하는 것은 자기 안의 불안이고, 현실 세계에서의 관계다. 스포츠를 소재로 했지만, 인생이란 트랙 위에 선 우리 모두의 이야기.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인생은 전력질주
★★★
단거리 육상 선수들의 이야기. 대회를 준비하는 30대, 20대, 10대 세 주인공의 사연을 골고루 다룬 구성이 돋보이고, 영화가 힘을 안배하며 완주하는 실력도 뛰어나다. 승부, 팀워크, 감동을 강조한 기존 스포츠 영화들과 달라 새롭다. 각자의 훈련 과정에 집중한 이야기는 자연스레 인물들의 드라마를 만들어 내며 공감을 이끈다. 

스프린터

감독 최승연

출연 박성일, 공민정, 임지호, 전신환, 송덕호, 최준혁

개봉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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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 10년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고마츠 나나, 사카구치 켄타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삶에 대한 긍정
★★☆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재는 올드하지만, 깔끔한 영상과 배우들의 매력 덕에 낡아 보이진 않는다. 신파적 구석이 없진 않지만, 죽음을 앞둔 삶의 슬픔보다는, 그것을 넘어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자는 긍정적 톤이 더 강하다. 느린 템포는 아쉽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살아갈 힘과 용기를 주는 시간
★★★
시한부 삶을 사는 여성과 삶을 포기하려던 남성이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연기 경력 10년 차에 접어드는 두 청춘스타 고마츠 나나와 사카구치 켄타로의 원숙한 연기가 두 주인공의 절절한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동명 원작 소설을 데뷔작으로 남기고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작가 코사카 루카와 극중 주인공의 사연이 겹치면서 애잔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마츠시게 유타카, 쿠로키 하루, 릴리 프랭키 등 조연 배우진도 두텁다. 가슴을 적시는 청춘 멜로 영화에서 래드윔프스의 음악은 화룡점정.

남은 인생 10년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고마츠 나나, 사카구치 켄타로, 마츠시게 유타카, 쿠로키 하루, 릴리 프랭키

개봉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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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리 블루스
감독 비간
출연 진영충, 곽월, 린얀 리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시인의 시간 여행
★★★
한국엔 탕웨이 주연의 <지구 최후의 밤>(2018)으로 알려진 중국의 비간 감독이 만든 2015년 작품. 로카르노영화제, 낭트3대륙영화제 등에서 각광 받았다. 시인이자 의사인 주인공의 여행길을 중심으로 한 일종의 미스터리 드라마로, 플래시백 같은 장치 없이 시간대가 뒤섞이기에 따라가기가 쉽진 않지만 마술적 순간들의 매력이 관객을 이끈다. 너무 빨리 변해가는 세상에 대한 저항적 메타포 같은 작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중국의 영상시인 비간의 비범한 데뷔작 
★★★☆
중국 영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비간 감독의 2015년 데뷔작. 탕웨이가 1인 2역을 맡은 두 번째 장편 <지구 최후의 밤>(2018)을 먼저 보았거나, 나중에 찾아보게 된다면 두 영화의 배경, 구조와 형식의 유사성을 확인하며 감독의 재능에 감탄할 것이다. 기억과 시간, 꿈과 현실을  재구성한 시적 여정은 감독이 꾸린 독특한 세계 안에서 중국 사회의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언뜻 낯설고 난해해 보이지만, 감각을 깨우는 영화적 체험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시공간을 뒤흔드는 비간 감독의 롱테이크는 새로운 깨달음의 세계로 안내한다. 

카일리 블루스

감독 비간

출연 진영충, 곽월, 린얀 리우, 페이양 루오, 사리순, 주오화 양, 시수에 유, 다칭 자오

개봉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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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의 인생극장
감독 올리비에 트레네
출연 루 드 라쥬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어떤 인생이든 주인공은 바로 당신
★★★
누구나 한 번쯤 가보지 못한 길을 상상해 본다.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지금과 달랐을까‘. 영화는 이런 상상을 주인공 줄리아의 인생으로 따라가 본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열일곱 소녀 줄리아가 순간의 선택으로 여러 갈래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인생은 선택의 잘잘못으로만 행불행이 결정되지 않는다. 모든 인생길에는 희로애락이 함께하고, 시행착오가 따른다. 그러니 지금 어떤 인생길을 걷든 멈추지 말고 어떻게든 나아가라고, 영화는 에둘러 이야기한다. 

줄리아의 인생극장

감독 올리비에 트레네

출연 루 드 라쥬

개봉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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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 이야기
감독 일디코 엔예디
출연 레아 세이두, 루이 가렐, 헤이스 나버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부부는 정말 사랑했을까 
★★★☆
선장 야코프는 카페에서 처음 만난 아름다운 여성 르네에게 청혼을 하고 결혼까지 이른다. 순탄할 줄 알았던 야코프의 결혼 생활은 아내에 대한 의심과 치욕을 견디는 고통의 시간으로 변한다. 밀란 퓌슈트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사랑이라는 파도에 휩쓸리는 남자의 이야기를 7장 형식으로 구성했다.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여서 제목이 ‘내 아내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 해석하면 ‘어리석은 남자 이야기’이기도 하다. 애증과 집착, 치기, 관능, 회한 등 사랑의 모든 것을 정교하게 파고드는 매혹적인 영화다.  

내 아내 이야기

감독 일디코 엔예디

출연 레아 세이두, 루이 가렐, 헤이스 나버르

개봉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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