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콜>을 연출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는 인물들의 감정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아는 감독이죠. 호러 영화의 탈을 쓴 <오퍼나지-비밀의 계단>에서는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원초적인 공포 대신 두려움을 마주한 인물의 반응을 비춰주며 극도의 긴장을 선사했고, 자연재해를 소재로 한 영화 <더 임파서블>에서는 '재난'을 주인공으로 하기보단 그 앞에서 박살난 한 가족을 조명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었습니다. 이번 <몬스터 콜>에서도 마찬가지죠. 엄마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들, 소년의 성장, '몬스터'가 등장하는 '판타지 영화'라는 설정까지, 다소 빤한 설정들로 안일한 성장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았던 <몬스터 콜>은 그 위험함을 가뿐히 뛰어넘었습니다. 성장통을 앓는 소년에게 한없이 밀착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 덕분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