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사 카테고리

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OTT&시리즈

대신 봐 드립니다. 넷플릭스 〈스위트홈 2〉볼까? 말까?

이진주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2>가 지난 1일 공개되었다. 2020년 12월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스위트홈> 이후 약 3년 만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스위트홈>은 ‘한국형 크리처물의 새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매끄러운 출발을 했다. 당시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중 최초로 월드 차트 3위에 진입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넷플릭스 <스위트홈>은 한국 크리처물의 역사에 큰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1999)로 시작해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로 진화한 한국형 크리처는 2020년 <스위트홈>에서 빛을 보았다. CG를 적극 활용한 <용가리>는 국내 영화 제작비 평균이 10억이 채 되지 않았을 시절 약 110억의 제작비를 투자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미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1993)에 기준이 맞추어진 국내 관객들은 한국형 크리처물을 외면했다. 이후 봉준호 감독은 <괴물>을 통해 크리처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영화는 지극히 한국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대낮에 괴물을 등장시킨다. 크리처물에 블랙코미디가 더해진 영화 <괴물>은 개봉 3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2023년 12월, 넷플릭스가 다시 한번 야심 차게 <스위트홈2>를 내놓았다. 그런데 반응이 심상치 않다. ‘새로운 한국형 아포칼립스 장르의 확장’이라는 호평과 ‘캐릭터, CG, 서사 등 총체적 난국’이라는 혹평이 뒤섞여있다. 시청자들의 이와 같은 반응에 <스위트홈> 시리즈를 연출한 이응복 감독은 “좋은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해 “전에 없던 드라마를 하게 되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국내 크리처물은 이제 막 흙바닥을 벗어나 인조잔디를 깐 정도이다. 진짜 잔디를 깔기 위해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우 송강과 이진욱의 전라 노출, 예능 <강철부대> 육준서와 정종현의 출연, 유오성과 김무열 등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달라진 크리처 묘사 방식과 드러난 괴물 탄생의 비밀… 당신은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2>에 약 9시간 30분(8부작)의 긴 시간을 쓸 의향이 있는가? 아직 모르겠다면 이 글이 당신의 결정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이 글은 <스위트홈2>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2>는 인간이 욕망에 따라 괴물로 변하는 세상에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그린홈 아파트를 떠나 새 터전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시즌 그린홈이라는 한정적인 공간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과 맞서 싸우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시즌 1은 인간과 괴물의 갈등에서 특수감염인(반인반괴)의 존재가 대두된 채 끝이 났다. 이후 시즌 2에서는 인간과 괴물 그리고 그 어디쯤 있는 특수감염인의 아슬아슬한 대립을 볼 수 있다.

 

볼까?

아포칼립스물의 핵심은 ‘인간’에 있다!

‘아포칼립스(Apocalypse)’란 현존하는 인류와 문명을 붕괴하는 대재앙, 즉 세계 멸망을 의미한다. 그 원인에 따라 <월드워Z>와 <부산행> 등이 좀비 아포칼립스, <감기>와 <비상선언> 등이 전염병 아포칼립스, <투모로우>와 <워터월드> 등이 에코 아포칼립스에 해당한다. 

<스위트홈>는 괴물의 등장으로 인해 재앙이 시작된다. ‘등장’이라는 단어가 적확하지는 않다. <스위트홈>의 괴물은 인간의 욕망에서 발현되기 때문이다. 좀비, 전염병 등과 같이 특정한 매개체가 없이 괴물화가 진행된다. 괴물화가 진행되면 인간은 각자의 욕망에 잠식되어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진짜 ‘괴물’이 된다.

때문에 <스위트홈>은 아포칼립스 장르 중에서도 인간 존재의 중요도가 높다. 인간과 욕망은 뗄 수 없는 존재이며 고로 모두가 잠재적 괴물이기 때문이다. 명확한 외부적 요인을 찾아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인간은 더욱 혼란에 빠진다.

<스위트홈2>는 크리처(괴물)에 집중한 시즌 1과는 달리 어지러운 상황에 놓인 인간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한다. 이은유(고민시), 윤지수(박규영) 등 시즌 1의 그린홈 생존자들이 그린홈을 벗어나 탁인환(유오성), 김영후(김무열) 등 괴물 처리 전담 부대인 까마귀 부대와 지반장(김신록), 임박사(오정세) 등을 만난다. 이들은 괴물에게 공격받을지 모른다는 공포, 자신이 언제 괴물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 속에서 서로 뒤엉키고 부딪힌다. <스위트홈2>은 확장된 세계관 속에서 수많은 캐릭터의 모습을 담으며 진정한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말까?

실망스러운 이야기와 CG

그러나 이번 <스위트홈2>는 '시즌 1의 캐릭터는 존재감이 미미한 데다 지나치게 많은 시즌 2 캐릭터가 이야기를 산만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 눈에 띄게 허술한 CG로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도 실망스럽다는 평이다.

<스위트홈2>에는 시즌 1의 엔딩을 빛낸 차현수(송강), 편상욱(이진욱)의 비중이 현저히 줄었다. 심지어 그린홈 생존자 중 몇몇은 초반부 죽음을 맞이하며 극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여기에 급작스러운 출산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서이경(이시영), 괴물화의 비밀을 지닌 임박사(오정세), 괴물 처리에 의견이 분분한 까마귀 부대원들까지 이야기가 산발적으로 뻗어나간다.

시즌 1에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 생생한 비주얼도 시즌 2에서는 아쉬운 소리를 들었다. <스위트홈> 시즌 1은 특수·시각효과를 적극 활용해 크리처를 만들어냈다. <어벤저스> 시리즈를 작업한 레거시 이펙트와 <기묘한 이야기>를 작업한 스펙트럴 모션 등 해외 팀과의 협업의 결과이다. 웨스트월드가 작품에 참여한 유일한 시각특수효과(VFX)팀이었다. 한편, 시즌 2는 컴퓨터그래픽(CG)와 시각특수효과(VFX)만으로 대부분의 크리처를 구현하며 시즌 1과의 차별성을 두었다. 크리처 묘사 방식에 차이가 생기면서 기존 팬들의 아쉬움을 사게 된 것이다.

 

그래서 볼까? 말까?

지난 시즌, 크리처의 충격적인 비주얼에 끌렸다면? 말까.

디스토피아 속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볼까.

송강과 이진욱의 활약이 기대된다면? 말까.

큰 그림을 그려 시즌 3가 궁금하다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