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비로소 진짜배기 겨울입니다. 폭염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부터 따뜻하고 축축한 여름의 습기가 그리워지네요. 한여름 휴가간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여름 영화 다섯 편을 모았습니다. 122일부터 8일까지 할인이벤트! 영화로 휴가 떠나볼까요~.


<기쿠지로의 여름>
감독 기타노 다케시
출연 기타노 다케시, 세키구치 유스케
제작연도 1999

쉰두살 철없는 아저씨 기쿠지로와 아홉살짜리 소년 마사오가 마사오의 엄마를 찾아 삼만리를 떠나는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입니다. 타인과 평화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는 전직 야쿠자와 친구 없는 외로운 소년은 의외로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됩니다. 두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선량한 사람들을 확인할 때마다 까닭없이 마음이 행복으로 차오릅니다. 마사오가 내달리는 차 없는 아스팔트, 자기들을 태워줄 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두 사람이 헤매는 국도, 엄마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만난 한적한 바다에선 1990년대의 한여름을 보내고 있는 일본 열도의 공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기쿠지로의 여름

감독 기타노 다케시

출연 기타노 다케시, 세키구치 유스케

개봉 1999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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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고바야시 사토미, 모타이 마사코, 미츠이시 켄, 이치카와 미카코, 카세 료
제작연도 2007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잉여로운 여름날을 꿈꾼다면! 타에고(고바야시 사토미)는 휴대전화조차 터지지 않는 장소를 꿈꾸며 떠납니다. 남쪽의 바닷가 마을에 당도한 타에고는 머물고 있는 민박집 식구들과 그들의 손님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타에고는 민박집 사람들의 괴이쩍은 아침 체조, 규칙적인 밥 시간, 조용히 사색하는 취미 등에 물들어 갑니다.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낸 가공의 조용한 마을, 소박하지만 먹음직스러운 가정식, 할 일 없이 그럭저럭 보내는 시간, 적당히 다정하고 적당히 거리를 지키는 예의 바른 이웃까지 그야말로 지리멸렬한 현실에 치인 현대인들의 이상향이네요. 맑고 깨끗한 바다가 청량한 기분이 들게 만듭니다.

안경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고바야시 사토미, 이치카와 미카코, 카세 료

개봉 200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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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서퍼>
감독 숀 맥나마라
출연 안나소피아 롭, 헬렌 헌트
제작연도 2011

핸디캡을 극복하고 한계를 극복한 사람들의 실화는 언제나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소울 서퍼>13세에 상어의 습격으로 한쪽 팔을 잃고서도 서퍼를 목표로 했던 꿈을 포기하지 않은 베서니 해밀턴의 실화에 바탕합니다. 서핑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 하와이의 눈부신 바다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베서니의 진취적인 에너지가 영화의 재미를 한층 돋웁니다. 아역으로 데뷔해 성인 배우로 잘 자라준 안나소피아 롭의 맑고 건강한 매력이 눈에 띕니다. 보는 내내 따뜻하고 힘찬 기운을 전해 받는 기분이 듭니다.

소울 서퍼

감독 숀 맥나마라

출연 안나소피아 롭, 헬렌 헌트, 로레인 니콜슨, 캐리 언더우드, 데니스 퀘이드

개봉 20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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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 스플래쉬>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틸다 스윈튼, 랄프 파인즈,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다코타 존슨
제작연도 2015

이탈리아의 뜨거운 공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숨막히게 끈적한 영화입니다. 알랭 들롱이 출연한 자크 드레이 감독의 <수영장>(1969)을 리메이크했습니다. 세계적인 가수 마리안(틸다 스윈튼)은 영화감독인 남편 폴(마티아스 쇼에나에츠)과 함께 이탈리아의 한 섬으로 휴가를 옵니다. 마리안의 옛 연인 해리(랄프 파인즈)가 딸 페넬로페(다코타 존슨)를 데리고 마리안을 불쑥 만나러 오면서 두 사람의 휴가는 엉망이 되어갑니다. 해리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나타난 듯하고, 페넬로페는 예상치 못한 관능을 풍깁니다. 서로 잘 통하지 않는, 의뭉스러운 네 사람의 표정과 말은 이탈리아의 축축한 공기와 얽혀 숨막히는 긴장과 답답함을 이끌어 냅니다. 야성과 매혹이 뒤엉킨 스릴러입니다. 

비거 스플래쉬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랄프 파인즈, 다코타 존슨,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틸다 스윈튼

개봉 2015 이탈리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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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나>
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목소리 출연 아우이 크라발호, 드웨인 존슨, 레이첼 하우스
제작연도 2016

"나는 모투누이의 모아나다!" 쩌렁쩌렁한 모아나의 외침이 들려오는 기분입니다.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는 항해에 대한 오랜 꿈을 실천하기 위해 거친 바다로 나갑니다. 모아나가 만나는 바다는 풍요롭고, 따스하고, 때로는 거칠고 흉폭합니다. 역대 디즈니 여성 캐릭터 중에서도 손꼽을 만하게 능동적인 모아나의 모험을 따르다 보면 폴리네시아의 짙푸른 바닷물을 흠씬 뒤집어쓰며 한참 놀고 난 듯한 기분 좋은 활기와 피로를 실감하게 됩니다. 직접 보기는 어려울 모투누이의 형형색색의 풀과 꽃이 기이한 대리만족을 느끼게도 합니다. 

모아나

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출연 드웨인 존슨, 알란 터딕, 아우이 크라발호, 저메인 클레멘트, 니콜 셰르징거, 테무에라 모리슨, 레이첼 하우스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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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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