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브로디-생스터, 이기홍, 딜런 오브라이언

‘소년들’. 이번에 내한한 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브로디-생스터, 이기홍을 만나자마자 느꼈습니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이하 <데스 큐어>)에서 위태로운 자신들의 운명에 맞서야 하는 이들은 온데간데없이 즐겁게 농담을 주고받는, 영락없는 소년들이었습니다.

‘삼인방’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메이즈 러너> 시리즈에서 중추 역할을 해왔던 딜런, 토마스, 이기홍은 2013년 <메이즈 러너>의 대성공으로 순식간에 할리우드의 기대주이자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한국에서도 280만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 속편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이하 <스코치 트라이얼>) 개봉 당시 토마스와 이기홍이 내한하기도 했죠.

이번 내한이 특별한 건 딜런까지 함께해 진정한 ‘삼인방 케미’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어릴 적 유튜브로 ‘깨방정’ 영상이 눈에 띄어 데뷔한 딜런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깨발랄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밝혀줬습니다. 토마스는 신중한 답변으로 인터뷰의 깊이를 책임지고, 이기홍은 때때로 한국말을 섞어가며 <메이즈 러너> 팀 간의 끈끈한 우정을 드러냈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세 사람을 만나보시죠!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감독 웨스 볼

출연 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생스터, 이기홍, 카야 스코델라리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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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메이즈 러너>가 어떤 내용이었죠?이전편 스포일러 포함된 초간단 요약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미로 ‘글레이드’에 갇힌 소년들의 공동체에서 출발합니다. 소년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물품과 기억을 잃은 한 사람을 ‘보급’받는데,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트리사(카야 스코델라리오)가 마지막으로 도착하고 보급이 끊깁니다. 민호(이기홍)와 뉴트(토마스 브로디-생스터) 등 미로에서 살던 소년들은 토마스의 도움으로 ‘글레이드’를 탈출하게 되죠. 이들은 기억을 잃은 것과 이런 미로 자체가 모두 전염병을 막는 치료제를 만들려는 기업 ‘위키드(W.C.K.D.)’의 실험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토마스와 트리사가 ‘위키드’의 일원이었단 것까지도요. 다시 ‘위키드’에 붙들릴 뻔한 토마스 일행은 이들에게 대항하고자 ‘오른팔’ 조직과 접선합니다. 하지만 트리사가 ‘위키드’에 이들의 행적을 밀고하고, 결국 ‘위키드’에게 민호가 납치됩니다. <데스 큐어>는 민호가 납치된 <스코치 트라이얼> 엔딩에서 1년 후를 그립니다.

메이즈 러너

감독 웨스 볼

출연 윌 폴터, 토마스 생스터, 딜런 오브라이언, 카야 스코델라리오, 이기홍

개봉 2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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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드디어 완결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떤 느낌인가요?
기홍 좋아요.
딜런 당연히 좋죠.
기홍 ‘드디어!’ 정말 긴 시간이었어요.
토마스 우린 굉장히 기대하고 있어요. 우리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이번 편은 무거운 영화지만, 대중들에게 내놓을 시간이 돼 기뻐요.

Q.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각자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딜런 없어요. (웃음) 사실은 너무나 많아서 하나로 뽑을 수 없다는 거예요. 이 긴 시간 동안 모든 게 기억에 남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는 느낌이어서 놀라웠죠.

Q. <데스 큐어>를 단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요? 


Q. 이렇게 셋이 실제로 만나면 누가 리더 역할을 맡는 편인가요?
딜런 (사이) ‘파파 기홍’?(기홍 아빠?)
(폭소)
기홍 그냥, 상황에 따라 달라요. 내가 뭘 먹으러 가자, 말할 유일한 사람이면 제가 하고, 딜런이 나가자~ 하면 같이 나가기도 하고. 런던에서 토마스가 저기 가자 하면 같이 가고. 상황에 따라 달라요. (한국말로) 골고루 다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그날 밤 ‘한국식 바비큐’ 인증샷을 올린 이기홍.

Q. 딜런은 첫 내한인데 두 사람이 미리 귀띔하거나 추천해준 것이 있나요?
딜런 그냥 즉흥적으로 하려고 해요. 한국식 바비큐(갈비)를 먹으면서 멋진 밤을 보낸다거나, 한국의 문화를 경험해본다거나, 우리가 자유 시간을 가질 때 할 수 있는 걸요. 전 기홍이 이끄는 대로 가려고요. 그가 나보다는 서울에 대해 더 잘 알 테니까.

Q. 토마스, 극중 뉴트는 정말 토마스(딜런)를 신뢰합니다. 본인도 뉴트 같은 성격인가요?
토마스 음... 저도 그러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고 싶어요. 그런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제가 만일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저 또한 상대를 신뢰할 것 같아요. 음,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아 보여도 그들을 믿는다면 저 역시 그들과 함께 갈 거예요. 그것이 신뢰라는 것이니까.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Q. 기홍은 <데스 큐어>에선 상대적으로 따로 나오는 장면이 많아요. 촬영이 없을 때도 동료들을 만나러 촬영장에 간 적이 있나요?
기홍 갔었죠. 점심 먹으러. 오직 점심 때문에.(웃음)
딜런 기홍과 세트장에서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토마스랑은 거의 항상 같이 있었는데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늘 "기홍이 그립다"고 말하곤 했죠.
기홍 (딜런에게) 나도 그리웠어.
딜런 고마워.
기홍 근데 점심 먹을 때만 갔다고 했어.
딜런 나도 들었어.(웃음)

트리사(카야 스코델라리오)와 에이바(패트리시아 클락슨)

Q. 삼인방만큼 활약한 카야 스코델라리오와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딜런 전부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어요. 
기홍 우리가 다 같이 숙소에 묵을 때, 카야는 가끔 우리를 저녁에 초대하기도 했어요. 스테이크를 굽고 발코니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죠. 유튜브에서 서로 돌아가면서 음악을 골라서 틀고.
토마스 90년대 음악을 들었어요.
기홍 같이 90년대 음악을 듣고, (한국말로) 되게 재밌게 해줬어요.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호르헤) / 에이단 길렌(잰슨)

Q.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호르헤)나 에이단 길렌(잰슨) 등의 배우들도 인상적인데, 이들과 호흡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기홍 그들에게 정말 많은 걸 배웠죠. 지안카를로와 에이단으로부터 편지를 받기도 했어요. 끊임없이 질문을 했어요, 연기뿐만 아니라 삶과 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도요. 그리고 지안카를로가 그의 배역에 자신을 맡기고 즐기는 것과 촬영에 집중하는 걸 보고 굉장한 도움이 됐어요. 민호는 굉장히 심각한 친구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했는데, 제게 좀 더 배역을 탐구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자유를 줬거든요. 그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죠.

딜런 언제나 함께 일하는 배우들을 통해서 배우게 되죠, 특히 운 좋게도 항상 촬영장에서 볼 수 있는 훌륭한 배우들을 만나면요. 그리고 기홍이 얘기한 것처럼 일상에서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해 배우는데, 우리 배우들뿐만 아니라 연예계 종사자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배리(빈스 역)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가족과 아이들이 있기에 마찬가지였고. 모두 멋진 사람들이고, 자신만의 무기를 갖고 세트장에서 일하는 프로니까요. 진심으로 즐거운 순간들이었어요. (토마스를 가리키며) 토마스는? 

토마스?

(딜런의 센스 있는 진행에도 시간 관계상 토마스의 답변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ㅠㅠ) 


놓치기 아까운 딜런의 깨방정 세트

Q. 미로, 사막, 도시까지, 삼부작의 배경이 모두 다른 공간인데요,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른다면요?

딜런 모든 곳이 그 나름대로 놀라웠어요. 첫 번째 배경인 미로는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라 멋졌죠. ‘글레이드’가 살아가기 적합한 세상처럼, 그런 환경에서 제대로 돌아간다는 것이 정말로 놀라웠어요. <스코치 트라이얼> 배경인 사막은 모래가 정말 많았고, 좀 힘들었어요.
토마스 힘들었죠.
딜런 그것도 경험의 일부지만요. 우리가 함께 웃었던 것들 중 가장 재밌었던 건 알렉스(윈스턴 역의 알렉산더 플로리스)를 모래 언덕 위로 끌고 올라가려 했을 때였어요. 그가 모래로 뒤덮인 것은 비참하고 끔찍해서,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그게 가장 재미있던 일이기도 했죠.
토마스 놀라웠지 그거. 그리고 그런 것들이 영화의 분위기랑 잘 맞았어요. ‘글레이드’는 굉장히 좋은 천국과도 같은 곳으로 여겨져야 했고, 저 또한 그렇게 느꼈어요. 덥고 맑고 좋고…. 그리고 <스코치 트라이얼>은 꽤 비참하고 더운 곳에 있어야 한다는 걸 의미했고, 실제로도 그랬어요. (뒤의 도시 배경을 돌아보며) 그리고 여긴 잘 모르겠어요.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감독 웨스 볼

출연 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생스터, 카야 스코델라리오, 이기홍

개봉 201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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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볼 감독(가장 오른쪽)

Q.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모두 웨스 볼 감독이 연출했는데요, 그만의 특별한 연출법이나 추억이 있나요?
딜런 음… 그의 음향 효과? 
토마스 맞아.
딜런 우리는 웨스 볼 감독의 영리한 방식 덕에 깊게 교류할 수 있었어요. 그는 놀랍도록 우수한 감독이라 우리가 그의 첫 영화에 함께하게 된 것을 굉장한 행운으로 생각해요. 그는 앞으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을 거예요. 하지만, 웨스는 또 재미있는 감독이에요. 그 과정을 지켜보면, 우리가 찍게 될 장면을 설명하는 동안에 자신만의 효과음을 내요. 언제나 재미있었다고 느꼈어요.

Q. <데스 큐어>의 개봉을 기다렸을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성찬얼 / 인터뷰 통역 및 번역 도움 이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