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또, 일냈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월 17일 공개 이후 2주 연속 글로벌 TV 비영어 부문에 1위를 차지했고 백종원, 안성재 두 심사위원뿐 아니라 최현석, 최강록 등 출연자들이 연일 화제 속에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7일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의 기자간담회에 TOP8 최현석, 정지선, 에드워드 리, 장호준, 나폴리 맛피아, 요리하는 돌아이, 이모카세 1호, 트리플스타 등과 김학민, 김은지 PD가 자리했다. 파이널 라운드 공개를 하루 앞두고 최후의 우승자 1인의 정체에 대해 큰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취재진의 열기로 뜨거웠던 현장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흑백요리사>가 요리 경연 프로그램 역사상 이례적인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소감은 어떠한가?
김학민 PD 이 자리(기자간담회)가 기획된 것이 프로그램 공개 전이었다. 만약 프로그램이 잘 안되면 어떡하느냐고 넷플릭스 측에 물었더니 ‘그럼 아무도 모르게 없던 일로 하자’고 하시더라. (웃음) 다행히 많은 사랑을 받아 이렇게 간담회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기쁘고 감사하다.
김은지 PD 이만큼 큰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주신 100인의 요리사님들의 식당 예약률이 급증했다고 한다. 한국 요식업계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흑백요리사>가 엔딩 맛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 회차가 기대되는 엔딩 덕분에 이어서 보느라 밤샘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김학민 PD 가장 기분 좋은 평가가 ‘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노림수가 잘 먹혔다고 생각한다.
김은지 PD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느 부분에서 끊어야 안달이 날까?’를 늘 고민하면서 작업했다.

<흑백요리사>가 흥행하면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흑수저 셰프들에게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인기를 실감하는가.
나폴리 맛피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주방에만 있다 보니 크게 실감을 못하겠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늘면서 인기가 생겼다는 걸 느꼈다.
트리플 스타 나 역시 밖에 잘나가지 않아 누군가 알아보는 경험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식당에 예약문의가 많이 늘었다.
이모카세 1호 식당이 재래시장 안에 있다. <흑백요리사> 덕분에 젊은 분들이 재래시장을 많이 찾아주신다. 조금이나마 시장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요리하는 돌아이 어머니가 암 투병을 하시는데 <흑백요리사>를 보시고 우셨다. 돈 안 드는 효도를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것도 냉면집을 하시던 부모님의 영향이다. 당시 어머니가 계속 미안하다고 하시며 걱정을 많이 하셨다. 보란 듯이 이겨내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미 잘 알려진 백수저 셰프들 입장에서는 출연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어떻게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나.
최현석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당연히 심사위원인 줄 알았다. (웃음) 그런데 김학민 PD님이 “셰프님은 챌린저가 더 멋있다”고 하더라. 요리 인생 30년 만에 40여 일간 가게 문을 닫고 연구에 들어갔다. <흑백요리사>를 통해 내 음식에 확신을 얻었다.
정지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오너 셰프이기에 출연에 고민이 많았다. 지면 창피할 것 같았다. (웃음) 하지만 지더라도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에드워드 리 젊은 시절에 다양한 요리 경쟁 프로에 참여했다. 이후로 다시는 이런 경쟁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치르는 대규모 요리 경연 대회에 나를 떠올렸다고 해 굉장히 영광스러워 출연을 결심했다.
장호준 보통 요리사들은 주로 매장에서 정해진 음식을 하기에 그 외에 음식을 요리하거나 다른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흑백요리사>에 출연하면 시야가 넓어질 것 같았다. 특히 나와 다른 결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만의 틀을 깰 수 있었다.

<흑백요리사>가 약 9개월간의 시간 동안 편집을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역시 넷플릭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실인가.
김학민 PD 오해다. 지난 3월에 촬영을 종료하고 6월까지 편집을 마쳤다. 그 이후에는 번역과 검수 과정을 거쳤다. 타이트하게 제작을 했기에 많은 제작진이 고생했다.
김은지 PD 요리사 100명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것은 넷플릭스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무한대로 제공하지 않기에 그에 맞추어 제작하고자 노력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질수록 여러 의혹과 논란이 있기도 했다. 해명하고 싶은 지점이 있나.
김학민 PD 2라운드 흑백 대전의 결과 각 11명의 흑백팀이 구성되었다. 흑수저 만찢남과 중식 여신이 두 심사위원의 슈퍼패스를 받아 3라운드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 팀의 수를 맞추기 위한 제작진의 개입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있었는데 전혀 없었다. 오히려 우리는 엇갈리기를 바랐다. 하지만 판단은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의 몫이다. 우리의 뜻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TOP8의 구성 역시 마찬가지이다. 흑수저 4인, 백수저 4인은 의도된 바가 아니다.
김은지 PD (‘오직 맛으로 승부한다’는 슬로건과 미션 내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맛에는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 요소들을 각 미션 안에 녹이고 싶었다. 예를 들어 주재료 활용, 대용량 제조, 합당한 가격, 대중의 입맛 등 이 조건 하에 모든 라운드를 통과한 셰프는 육각형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학민 PD <흑백요리사>는 사전제작 시스템이다 보니 매주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체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혹평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흑백요리사> 시즌2가 진행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가.
트리플 스타 고민은 해볼 것 같다.
이모카세 1호 여기서 멈추고 싶다. 제 위치에서 열심히 요리하고 싶다.
나폴리 맛피아 시즌 2에서는 백수저로 참여하지 않을까 싶다. 두 시즌 연속으로 도전해 TOP3까지 들겠다.
최현석 나갈 이유가 없다. 이번 기회로 ‘내 요리의 길이 맞다’는 확신을 얻었다. 시즌 1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
요리하는 돌아이 백수저는 과하다. 흑수저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겠다.
장호준 나는 오히려 흑수저로 나가고 싶다. 당당하게 대결해 올라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