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 영화 <위키드>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오는 20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수입‧배급사 유니버설 픽쳐스는 이에 대해 <웡카>(2023), <겨울 왕국>(2013) 등을 예로 들며 국내 관객들의 뮤지컬 영화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니상, 그래미상 등 유수의 시상식에서 인정을 받고 전 세계 6000만 명이 관람한 뮤지컬 ‘위키드’를 영화화한 <위키드>는 <나우 유 씨 미 2>의 존 추 감독이 연출을 맡고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는 뮤지컬 배우 신시아 에리보가 서쪽 마녀 엘파바를,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착한 마녀 글린다를 연기한다.
이 글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와 한국 라이선스 뮤지컬 ‘위키드’ 그리고 영화 <위키드> 등에 대한 TMI를 담았다.
1. 영화 <위키드>는 뮤지컬 ‘위키드’를, 뮤지컬 ‘위키드’는 소설 「위키드」를 원작으로 한다.

이 모든 것은 1995년 첫 출간된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소설 「위키드」(「Wicked: The Life and Times of the Wicked Witch of the West」)에서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다 2003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위키드’가 초연한 후 역주행을 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출판 10년 만에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에 26주간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만약 당신이 영화 <위키드>를 보기 전 소설 「위키드」를 읽어보기로 했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이다. 아름답고 순수한 동화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은 혐오와 차별, 배신과 죽음까지 영화와 뮤지컬이 덜어낸 어두운 요소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이는 인물을 이해하는 힌트가 되기도 하기에 영화의 화려함을 맛보기 전에 소설을 미리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2. 소설 「위키드」는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유명 소설 「오즈의 마법사」의 (비공식) 프리퀄이다.

1939년 개봉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원작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잘 알 것이다. 이야기는 도로시의 집이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의 나라에 떨어지면서 시작한다. 예기치 않게 동쪽 마녀가 도로시의 집에 깔려 죽게 되고 당황한 도로시에게 남쪽 마녀 글린다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라고 조언한다. 우여곡절 끝에 도로시는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고 오즈의 마법사는 도로시에게 공공의 적 서쪽 마녀 엘파바를 죽이라고 지시한다.

소설 「위키드」는 이 남쪽 마녀 글린다와 서쪽 마녀 엘파바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선과 악을 대표하는 남쪽 마녀와 서쪽 마녀가 사실은 그 누구보다 친한 친구였다는 설정이다. 일종의 프리퀄인 셈이다. 하지만 원작과는 무관하게 작가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2차 창작물이기에 ‘비공식’ 프리퀄이라 할 수 있다.
3. 영화 <위키드>는 뮤지컬 ‘위키드’의 1막의 내용까지 담는다.

뮤지컬 ‘위키드’는 총 2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막에는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였던 글린다와 엘파바가 오즈의 마법사를 만난 후 각자의 길을 떠나는 이야기가, 2막에는 시간이 흐른 후 두 사람이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1막과 2막 사이 시간적 배경의 큰 변화가 있기에 뮤지컬에서는 인터미션(Intermission/공연 중간에 가지는 휴식시간)을 가진다. 한편, 영화 <위키드>는 1막과 2막의 내용을 분리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위키드>는 '파트 1'으로 1막에 해당하며, 내년 2막에 해당하는 <위키드: 파트 2>가 개봉 예정이다.
4. 뮤지컬 ‘위키드’는 역대 최단기간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10억 달러를 돌파한 작품이다.

2016년 3월 15일 브로드웨이 리그는 뮤지컬 ‘위키드’가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총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위키드’는 이로써 역대 최단기간에 10억 달러를 넘긴 작품으로 남았으며 이는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의 뒤를 이어 12년 반 만에 세운 기록으로 초연작으로는 유일하다. 브로드웨이 리그는 브로드웨이의 극장, 제작자 협회로 지난 2019년 CJ ENM이 한국 기업 최초로 정회원 자격을 얻기도 했다.
5. 뮤지컬의 작사가 겸 작곡가 스티븐 슈왈츠는 영화의 각본과 음악, 제작까지 맡았다.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이자 작사가인 스티븐 슈왈츠는 뮤지컬 ‘위키드’에 이어 영화 <위키드>에도 참여했다. 영화의 각본과 음악, 제작까지 참여한 스티븐 슈왈츠는 뮤지컬과 영화, 오페라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아티스트이다. 그는 뮤지컬 <피핀>과 뮤지컬 <노트르담의 꼽추> 그리고 영화 <포카혼타스>(1995), <이집트 왕자>(1998) 등에 참여하며 저변을 넓혔다.
한편, 2000년대 최고 흥행작인 뮤지컬 ‘위키드’의 작사 작〮곡을 맡으며 거장 반열에 오른 스티븐 슈왈츠는 2014년 한국의 ‘위키드’를 보기 위해 내한을 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위키드’는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며 “음향과 오케스트라, 배우들의 노래가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6. 영화 <위키드>의 주연은 엘파바 역의 신시아 에리보, 조연은 글린다 역의 아리아나 그란데이다.

영화 <위키드>의 주인공은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일까?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일까? 지난 9월 15일 ‘할리우드 리포터’는 시상식 시즌에 엘파바 역의 신시아 에리보가 주연상 부문에, 글린다 역의 아리아나 그란데가 조연상 부문에 진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 작품의 두 배우가 맞붙는 상황을 피한 것이다.
2003년 대표적인 뮤지컬 시상식 토니 어워즈에 오른 뮤지컬 '위키드'의 두 배우 이디나 멘젤과 크리스틴 체노웨스와는 사뭇 다른 전개이다. 이들은 모두 뮤지컬 여우주연상 부문에 올랐고 결국 엘파바 역의 이디나 멘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7. 마담 모리블 역의 양자경은 영화 <위키드>에 캐스팅되기 전까지 뮤지컬 ‘위키드’에 대해 몰랐다.

영화 <위키드>에서 엘파바와 글린다가 재학 중인 학교의 학장 마담 모리블 역을 맡은 양자경은 뮤지컬 ‘위키드’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9일 진행된 로스앤젤레스 시사회에서 취재한 양자경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전했다. 양자경은 영화 <위키드>의 연출을 맡은 존 추 감독에게 캐스팅 전화를 받고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문을 뗐다. “나는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는 알고 있었지만 ‘위키드’는 몰랐다. 오랫동안 뮤지컬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대본을 읽고 나서 다시 존 추 감독에게 전화를 건 양자경은 “이건 뮤지컬이잖아”라고 말했고 존 추 감독은 “맞아, 쉬어. 재미있을 거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주연 배우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영상 통화가 왔다고. 양자경은 "노래하는 것이 긴장되었지만 노래를 배우는 과정이 매우 즐거웠다"며 "배우로서 목소리 훈련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8. 영화 <위키드>는 촬영 막바지에 파업으로 인해 6개월이나 촬영이 연기되었다.

영화 <위키드>도 할리우드 파업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영화 <위키드>는 모든 촬영을 마치고 위키드의 대표곡이자 마지막 장면인 ‘Defying gravity’ 촬영을 앞두고 미 영화배우조합 파업의 여파로 촬영을 중단했다.
지난해 7월 존 추 감독은 자신의 SNS에 ‘SAG-AFTRA(미 영화배우조합)의 파업 직전에 촬영은 거의 끝나고 있었다’며 ‘완료까지 며칠밖에 남지 않았는데 모든 것을 중단하게 되었다.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돌아올 것이다’고 심경을 전한 바 있다.
한편, ‘Defying gravity’의 주인공인 신시아 에리보 역시 미국 감독 조합의 행사에 참여하여 이 과정이 괴로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시아 에리보는 “촬영 중단 소식을 들었을 때 우주로부터 온 거대한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기꺼이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9. 영화 <맘마미아>의 주역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영화 <위키드>의 글린다 역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2022년 8월 ‘인디와이어’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영화 <위키드>의 글린다 역에 불합격했다고 보도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디즈니 영화 <드롭아웃>(2022)에 출연할 당시 주말마다 영화 <위키드> 글린다 역을 위한 오디션을 봤다고 한다. 그는 "가수로서 나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다. <레미제라블> 이후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오디션에 임했던 마음가짐에 대해 털어놓았다. “모든 시간을 쏟아 열심히 준비했다. 글린다 역을 맡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정말 원했던 이 역할을 놓쳤다. 나는 여전히 <위키드> 오디션을 보고 있는 꿈을 꾼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