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사 카테고리

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영화

‘인생 영화’ 〈시네마 천국〉을 체험형 전시로 만난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투.토토’ 둘러보기

주성철편집장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투.토토’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투.토토’

 

세계영화사의 걸작, 세계 영화 베스트 집계, 그런 여러 가지 매체의 기준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영화들이 있다. ‘걸작’이라는 표현보다는 ‘명작’이나 ‘명화’, 혹은 ‘클래식’이라 부르는 영화들 말이다. 누군가는 ‘내 인생의 영화’라 부르기도 하는 이런 작품들은 영화적 기교나 기법을 넘어 마술처럼 각자의 뇌리에 새겨진다. 미학 이전에 자신의 삶과 드라마를 투영시켜 본다는 점에서, 영화가 주는 감정이입의 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OST의 한 소절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경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천국>(1988)이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깐깐하기로 이름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시네마 천국>은 영화의 마법에 관한 영화이며, 러닝타임을 훨씬 초과하여 지속되는 마법으로 다가온다”고 썼다.

 

 

 

〈시네마 천국〉
〈시네마 천국〉

 

서울 성수동에서 그 ‘마법’의 시간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에서 개봉한 지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영화팬들에게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시네마 천국>의 체험형 이머시브 전시가 열리고 있는 것.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투.토토’(CINEMA PARADISO immersive special exhibition-TO.TOTO)가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G층 더서울라이티움에서 오는 3월까지 이어진다. 영화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관람객이 늘어나고 있는 중. 이탈리아문화원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최초 문화 협력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시 전문 기획사 숲인터내셔날(SOOP International), 이탈리아의 몰입형 전시 제작 전문 기업 크로스미디어 그룹(Crossmedia Group), 미래형 미디어 선도 기업 상화(Sangwha)가 협력해 탄생시킨 콘텐츠다.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시네마 천국>을 활용해 한국과 이탈리아가 함께 새로운 차원의 이머시브 전시 콘텐츠를 구현한 것.

 

 

〈시네마 천국〉
〈시네마 천국〉

 

어린 시절 영화가 세상의 전부였던 소년 토토(살바토레 카스치오)는, 날마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마을 광장에 있는 낡은 시네마 천국이라는 극장으로 달려갔다. 할아버지뻘인 영사 기사 알프레도(필립 느와레)와 친구로 지내며 어깨너머로 영사 기술을 배운다. 어느 날, 관객을 위해 광장에서 야외 상영을 해주던 알프레도가 그만 화재 사고로 눈을 잃게 되고, 토토가 그의 뒤를 이어 시네마 천국의 영사 기사로 일하게 된다. 알프레도는 사고 이후에도 토토의 친구이자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다. 알프레도는 청년이 된 토토(마르코 레오나르디)가 엘레나와의 사랑이 부모님의 반대로 좌절되자,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더 많은 것을 배우라며 권유한다. 그렇게 토토(자크 페렝)는 영화감독이 되어 고향 마을로 돌아온다.

 

 

〈시네마 천국〉
〈시네마 천국〉

 

1990년 7월에 국내 개봉한 <시네마 천국>은 제4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제62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평생 영화를 사랑한 주인공 토토의 추억과 성장, 사랑을 담은 스토리에 더해 세계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OST가 그 감동을 증폭시켰다. 영화감독의 꿈을 이룬 나이 든 토토가 고향 극장에 돌아와 오래전 검열에서 잘려 나간, 추억 속의 장면들을 보게 될 때 아무런 대사도 없고, 그 어떤 이야기도 읽어낼 수 없지만 영화를 향한 순수한 사랑의 기억의 일깨우게 된다. 영화가 곧 삶이고, 삶이 곧 영화라는 테마가 그렇게 완성된다. <시네마 천국>은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사랑의 테마’와 ‘시네마 천국’ 같은 엔니오 모리코네의 명곡들 또한 역시 세계 어딘가에서 ‘필름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을 것이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공간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공간


특별전은 총 18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Originality’s Zone’에서는 영화 속 시칠리아 자전거, 의상 등의 오리지널 작품을 배치하고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감독 등의 다큐멘터리와 인터뷰 영상을 준비했다. 특히 오리지널 작품들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박물관 소유로, 실제 영화에 등장했던 오리지널 희귀 소장품들을 전시함으로써 영화의 아날로그적 감성도 풍부하게 살려냈고, 당시 전 세계 영화제에서의 수상을 담은 자료와 영화의 비하인드 스틸컷 및 두 천재 감독의 비하인드 다큐를 전시장 곳곳에 배치해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공간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공간

 

전시장 입구부터 영화 속 영화관 입구를 재현했으며 주요 배경인 영화관, 광장 등을 구현해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기존 이머시브 전시가 정적인 아트에 움직임을 더한 미디어아트 중심이었다면, 이번 특별전은 <시네마 천국>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현대적인 디지털 이머시브 기술이 접목되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Ennio’s Music Room’에서는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시칠리아 지역과 극장 ‘시네마 파라디소‘’, 그리고 주요 명장면을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중 메인 테마송, ‘사랑의 테마’ 버전 1·2·3, ‘토토와 알프레도’ 버전 1·2를 포함한 13곡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영화의 감동을 새로운 경험으로 재현한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공간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공간

 

‘Overwhelming Zone’은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과 첨단 디지털 기술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 속 러브 스토리의 배경인 ‘밀밭’을 실제 밀밭과 디지털 하늘로 구현해 광활한 공간을 연출했다. 이 밖에도 청년 토토 시절의 하이라이트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 등을 이머시브룸으로 마련해 관람객이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생생한 경험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한국을 포함하여 당시 개봉 때 삭제됐던 15분가량을 볼 수 있는 관람 공간이 가장 눈길을 끈다. 맨 처음 이탈리아에서 150분 분량으로 개봉했지만 흥행에서 실패했고, 다시 편집한 버전으로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일화가 있다. 감독판에서 살아남은 이 분량에는 훗날 토토와 엘레나가 재회하고 다시 헤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공간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공간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특별전에 대해, 미켈라 린다 마그리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은 “영화, 예술, 기술이 융합된 특별한 프로젝트로 양국 간의 문화 협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양국 간의 문화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란다”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숲인터내셔날의 양준보 대표와 크로스미디어그룹의 페데리코 달가스 판돌피니 대표는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시네마 천국>을 디지털 몰입형 전시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함께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모든 역량을 쏟아 준비한 만큼 많은 관객 분들이 오셔서 원작의 감동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에 따로 마련된 〈시네마 천국〉 명대사의 공간들
전시에 따로 마련된 〈시네마 천국〉 명대사의 공간들
전시에 따로 마련된 〈시네마 천국〉 명대사의 공간들
전시에 따로 마련된 〈시네마 천국〉 명대사의 공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