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델 테스트 통과한 영화 〈히든페이스〉 [뉴(NEW)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3%2F17594_204971_3313.jpg&w=2560&q=75)
지난해 국내 흥행 상위권 영화 10편 중 6편이 성평등 테스트인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7일 발표한 '2024년 한국 영화 성인지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영화 흥행 상위 30위 중 분석 대상 27편 가운데 16편(59.3%)이 벡델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는 2017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벡델 테스트는 영화 속 성평등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이름을 가진 여성 인물이 최소 2명 등장하는가', '그 두 명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가', '그 대화의 주제가 남자 이외의 것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모두 충족해야 통과할 수 있다.
<파묘>, <파일럿>, 〈히든페이스〉, <시민덕희> 등이 이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으로 확인됐다. 영진위는 이러한 결과가 주·조연을 맡은 여성 캐릭터의 양적 증가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분석 대상 영화 중 첫 번째 주연이 여성인 작품은 7편(25.8%)으로, 전년(20.7%)보다 증가했다. 주연 1과 주연 2가 모두 남성인 영화는 14편(51.9%)으로, 전년(58.6%)보다 감소했다.
![2024년 벡델 테스트 통과한 한국영화 흥행작들 [영화진흥위원회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3%2F17594_204972_3420.jpg&w=2560&q=75)
그러나 정형화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지 조사하는 '여성 스테레오타입 테스트'에서는 <범죄도시 4>, <베테랑 2>, <소방관>, <하얼빈> 등 12편(44.4%)이 여전히 정형화된 여성상을 그리고 있어, 2023년(44.8%)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회적 소수자들의 다양한 재현을 조사하는 다양성 테스트에서는 27편의 합계 점수가 12점으로, 2023년(7점)보다 상승했다. 이 테스트는 장애인 등 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의 등장 여부와 주인공 포지션, 편견에 도전하는 내용 등을 평가한다.
한편, 분석 대상 영화 중 혐오 표현이 등장하는 작품은 10편(37.0%)으로 조사됐다.
![여성 스테레오 타입 테스트 문항 [영화진흥위원회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3%2F17594_204973_3451.jpg&w=2560&q=75)
또한 영진위가 발표한 최신 성인지 통계에선,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 내 여성 창작인력의 비중이 전 직종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진위는 지난해 실질 개봉작으로 분류된 한국 영화 182편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실질 개봉작은 연간 상영 회차가 40회 이상인 일반 영화와 전체 독립·예술영화를 포함한다.
여성 주연은 91명으로 전체 189명 중 48.1%를 차지해 전년(81명, 40.7%)보다 인원수와 비중 모두 증가했다. 이는 한국 영화계에서 여성 배우의 활동 영역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작 분야에서도 여성 인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여성 제작자는 90명으로 전체의 25.6%, 프로듀서는 85명으로 35.0%, 각본가는 75명으로 34.7%, 촬영감독은 20명으로 8.9%를 차지했다. 이들 직종 모두 전년 대비 인원수와 비중이 증가했다.
여성 감독의 경우 48명으로 전체의 24.0%를 차지해 전년(22.8%)보다 비중은 높아졌으나, 인원수는 전년(49명)보다 1명 감소했다. 이는 여성 감독의 영화계 진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안정적인 성장세를 확보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2020∼2024년 실질개봉작 창작인력 성비 [영화진흥위원회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3%2F17594_204974_3519.jpg&w=2560&q=75)
영진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퇴보한 양상을 이어오던 한국 영화산업의 성별 균형, 성평등 및 다양성 관련 지표들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영진위는 "정형화된 여성 캐릭터가 꾸준히 등장하는 흐름은 성별 균형 및 성평등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지속돼야 하고, 불평등 구조에 대한 더 세밀한 관찰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지적했다.
영진위는 한국 영화산업의 성별 균형 정도를 파악하고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성인지 통계 보고서를 매년 작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영화계의 다양성과 평등 증진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