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삼바, 삼바.
중계 모드로 소개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에디터 펩시입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개막했습니다.
고질적인 치안 문제,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그로 인한 국내 시위, 비위생적인 물 등
개막 전부터 이런저런 문제가 들려오면서
심드렁해 있었던 게 사실이었어요.
그럼에도 막상 스포츠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네요.
여러분은 브라질 하면 무엇이 가장 떠오르세요?
이과수 폭포? 네이마르가 이끄는 삼바 축구? 보사노바?
축구팬인 에디터는 네이마르가 한때 뛰었던 클럽인 산토스의 시합을 보고 싶은데요.
뭐, 어쨌거나 올림픽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를 종목별로 준비해봤습니다.
8월 6일 토요일
종목/양궁 여자 개인전
출전 선수/기보배, 장혜진, 최미선
경기 시간/새벽1시
추천 영화/KBS 다큐멘터리 <2016 리우 올림픽 특집-숫자의 게임>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보다 양궁 대표팀에 선발되는 게 더 어렵다고들 하죠.
그만큼 한국이 양궁 강국이라는 얘기입니다.
긴 시간 동안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양궁 대표팀의 선수 선발 시스템 덕분인데요.
양궁 대표팀의 노하우를 생생하게 담아낸 방송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리우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KBS 스포츠국 이태웅 피디가 연출한 <2016 리우올림픽 특집-숫자의 게임>이라는 작품인데요, 한번 보시면 피가 마를 겁니다.
양궁 대표팀 선수들이 어떤 고생을 하고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는지 이해하시게 될 거예요.
종목/여자 탁구 단식 예선 라운드
출전 선수/서효원
경기 시간/밤 9시 반(한국 시각)
추천 영화/<코리아>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의 기적이었죠.
남북 단일팀이 여자 단체전에서 대회 9연패를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을 꺾었으니깐요.
그 주인공은 남한의 탁구 여왕 현정화(하지원)와 북한의 탁구 영웅 리분희(배두나)였습니다.
번번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맞붙었던
현정화와 리분희가 한 팀에서 만난 것 자체가 드라마틱한 사건이었죠.
물론 이번 올림픽에서는 남북 단일팀을 볼 수 없지만
여자 탁구 대표팀 서효원 선수의 경기를 보기 전에 <코리아>를 보면 더 몰입할 수 있을 듯합니다.
종목/남자 기계 체조
출전 선수/김한솔, 박민수, 신동현, 유원철, 이상욱
경기 시간/밤 10시 반 (한국 시각)
추천 영화/<점프 아쉰>
체조밖에 모르는 고등학교 체조선수 아쉰(펑위옌)이 주인공입니다.
아쉰의 어머니는 집안일을 소홀히 하고,
어릴 때 앓았던 소아마비로 두 다리가 성치 않은 아쉰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요.
그런 아쉰이 친구 피클(로렌스 코)과 뒷골목을 방황하던 중
어떤 사건에 휘말려 고향을 쫓기듯 떠나고, 그의 방황이 시작됩니다.
<점프 아쉰>은 흔한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상업영화로서 갖춰야 할 미덕이 있는 작품입니다.
절도 있는 아쉰의 체조신,
동네 다리와 당구장에서 유려하게 펼쳐지는 애크러배틱한 액션은 성룡의 초기작,
허우 샤오시엔의 청춘 영화들, <천장지구> 등 수많은 홍콩과 대만 영화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화를 보시면 남자 기계 체조 선수들의 근육이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님을 알 수 있을 겁니다.
8월7일 일요일
종목/여자 핸드볼 예선 B조 대한민국 대 러시아
출전 선수/여자 핸드볼 대표팀
경기 시간/새벽 2시 40분 (한국 시각)
추천 영화/<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한때 핸드볼 큰 잔치 경기를 열심히 챙겨보던 때가 있었어요.
핸드볼은 공수전환 속도가 무척 빨라 지루하지 않은 스포츠죠.
총알보다 빠른 슛은 꽤나 시원했습니다.
한국 영화 중에 여자 핸드볼 국가 대표팀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있어요.
임순례 감독의 2008년작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입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128분의 명승부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왈칵 쏟아냈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사연을 모티브로 삼았던 영화였죠.
왜 그 시합이 선수들에게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는지 들려주는 따뜻한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실 때 손수건을 꼭 지참하세요.
8월 8일 월요일
종목/남자 수영 200미터 자유형 예선
출전 선수/박태환
경기 시간/새벽 1시 22분(한국 시각)
추천 영화/<4등>
우여곡절 끝에 박태환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어요.
그동안 와신상담해온 그가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을 텐데요.
에디터는 그가 많은 짐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까봐 걱정이 돼요.
이미 우리는 지난 올림픽과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 선수의 경기를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잖아요.
박 선수가 봤을지 모르겠지만, 그에게 <4등>이라는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습니다(에디터 개인적으로 단연 올해 상반기 최고의 영화로 꼽고 싶어요).
금메달이 전부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 기대할게요.
8월 10일 수요일
종목/남자 복싱 벤텀급(56kg)
출전 선수/함상명
경기 시간/밤 11시 반(한국시각)
추천 영화/<크리드>
축구만큼이나 복싱을 좋아하는 에디터는 '최애'하는 복싱 영화가 많아요.
<록키> 시리즈는 블루레이, DVD 박스 세트 모두 가지고 있을 만큼 아끼는 작품이고,
<주먹이 운다>는 류승완 감독이 만든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마이클 만의 <알리>도 최고의 복싱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죠.
<알리>를 찍은 사람이 <버드맨>, <그래비티>,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찍었던 에마누엘 루베스키 촬영감독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죠.
'모쿠슈라'(무슨 뜻인지 모르신다면 영화를 꼭 보시길)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옹의 대표작일 만큼 감동적인 복싱 영화였어요.
이 영화들을 나열하려는 목적은 아니고, 최근에 본 복싱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소개할까 합니다.
1986년생의 신인 감독 라이언 쿠클러 감독이 만든 <크리드> 입니다.
<록키> 시리즈의 속편이죠.
록키의 라이벌이었던 아폴로의 아들 아도니스(마이클 B.조던)가
늙은 록키를 찾아와 복싱을 배우는 영화입니다.
복싱 영화로서 <크리드>는 신인답지 않게 꽤 과감하고, 훌륭합니다.
아도니스를 맡은 마이클 B. 조던의 연기도 실전을 방불케 하고요.
<록키> 시리즈의 인장이 이야기 곳곳에 새겨져 있어 그 인장을 발견할 때마다 울컥하실 겁니다.
이번 올림픽 남자 복싱 종목에선 함상명 선수 한 명만 출전하는데,
그를 위해 <록키> 주제곡을 틀어주고 싶군요.
'리우 올림픽과 함께 보면 좋은 스포츠 영화'는 다음편으로 계속됩니다.
즐거운 올림픽 관람과 영화 관람의 시간 가지시길...
씨네플레이 에디터 펩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