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기점으로 <그레이 아나토미>는 미국 TV 역사상 가장 길게 방영된 메디컬 드라마가 됐다. 2020년 현재 시즌 15가 방영 중이고 스핀오프 시리즈도 2편이나 제작됐는데, 주연 엘렌 폼페오가 그만하겠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몇 년은 더 이어질 것이다. 긴 역사만큼 수많은 배우들이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 아니, 그레이 슬론 기념병원을 거쳐갔다. 이 글에서는 특별출연 배우 수백 명 중 출연 당시엔 크게 유명하지 않았으나 이후 스타가 된 배우들을 소개한다.
맨디 무어 – 메리 포트먼 (623~24, 706~7)
맨디 무어는 닥터 베일리의 환자 메리 포트먼으로 2010년 총 4편에 출연했다. 수술 때문에 입원했을 때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에 총기 테러가 벌어지며 병원 전체가 폐쇄됐고, 베일리와 메리와 함께 있었던 닥터 퍼시가 총에 맞아 사망한다. 메리는 몇 개월 후 당시 총기 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그때 못 했던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을 다시 찾는다. 베일리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지만, 메리는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15살에 데뷔해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과 경쟁했던 무어는 <그레이 아나토미>로 성인 연기자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후 애니메이션 <라푼젤>과 드라마 <디스 이즈 어스>에 출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존 조 – 닥터 마셜 스톤 (224 Damage Case)
존 조는 2006년 방영된 시즌 2 24편에 출연했다. 마셜 스톤은 시애틀 그레이스와 곧 합병될 머시 웨스트 병원의 인턴으로, 졸음운전으로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본인은 크게 다치지 않고 무사했지만 자신이 친 차의 운전자는 사망했고, 스톤은 그 사실을 알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2006년 당시 존 조는 <해롤드와 쿠마>로 코미디 배우로 알려졌지만, <그레이 아나토미>를 통해 드라마틱한 연기도 잘한다는 걸 보여줬다. 이후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히카루 술루를 연기하며 전 세계 영화팬의 주목을 받고 <서치>, <콜럼버스>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넷플릭스의 <카우보이 비밥> 실사 드라마의 스파이크 스피겔 역에 캐스팅됐는데, 작년 10월 촬영 중 무릎 부상을 당했다.
엘리자베스 모스 – 니나 로저슨 (319 My Favorite Mistake)
엘리자베스 모스는 2007년 방영된 시즌 3에 환자의 딸 니나로 출연했다. 니나의 어머니 캐시는 작은 충격에도 뼈가 자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고, 니나는 어머니가 살기 위해서 위험한 수술을 받길 바랐다. 하지만 캐시는 수술 중 사망하고, 니나는 큰 슬픔에 빠진다. 1990년 아역 배우로 데뷔해 <웨스트윙>에 출연하며 주목받았던 모스는 2007부터 8년간 <매드맨>에 출연하며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탑 오브 더 레이크>로 골든글로브상, <핸드메이즈 테일>로 에미상을 받았으며, 얼마 전 개봉한 <인비저블 맨>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극장 관객이 크게 줄었음에도 순제작비를 훌쩍 뛰어넘은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했다.
딜런 미네트 – 라이언 (405 Haunt You Every Day)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로 주목받은 성장한 딜런 미네트가 2007년 11살에 <그레이 아나토미>에 환자로 출연했다. 태어날 때부터 귀가 없이 태어난 라이언은 메러디스 그레이와 친해지며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다. 1996년생인 미네트는 2005년 데뷔해 <그레이 아나토미> 외에 <세이빙 그레이스>, <스캔들> 등 다양한 TV 시리즈에 출연했다. 2017년작 <루머의 루머의 루머>가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차세대 스타 반열에 올랐다.
사라 폴슨 – 닥터 엘리스 그레이 (615 The Time Warp)
사라 폴슨은 <그레이 아나토미>의 주인공 메러디스의 어머니이자 유명 외과의 엘리스 그레이를 연기했다. 2010년 방영한 시즌 6 15편에서 닥터 웨버가 1980년대 엘리스와 함께 맡았던 환자를 회상하는 장면에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94년 데뷔해 작은 역할에서도 빛났던 폴슨은 2011년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에 합류했고, 시리즈가 점점 인기를 얻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로 에미상을 수상하며 ‘라이언 머피 사단’의 대표 배우가 된 폴슨은 곧 넷플릭스 드라마 <렛체드>의 주연으로 나선다.
밀리 바비 브라운 – 레이첼 (1115 I Feel the Earth Move)
밀리 바비 브라운은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로 전 세계 팬들에게 사랑받기 전인 2015년 시즌 11에 출연했다. 11살 소녀 레이첼은 지진으로 어머니와 함께 갇혔고, 닥터 헌트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의 생명을 구한다. 배우 데뷔 후 2년간 <그레이 아나토미>뿐 아니라 <모던 패밀리>, <NCIS> 등 유명 드라마에 특별출연한 브라운은 2016년부터 <기묘한 이야기>의 일레븐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테사 톰슨 – 카밀 트레이스 (226~227)
테사 톰슨도 <그레이 아나토미>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2006년 방영된 시즌 2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톰슨은 닥터 웨버의 조카이자 난소암을 앓았던 고등학생 카밀로 등장했다. 졸업 파티에 가려고 통증을 숨기다 쓰러진 카밀은 병원에 실려와서야 암이 온몸에 퍼진 것을 알게 된다. 카밀은 외과 과장인 삼촌 덕분에 병원에서 친구들, 병원 사람들과 졸업 파티를 즐기고, 더 이상 암 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2002년 데뷔한 톰슨은 2009년 <미시시피 댐드>로 주목받고 <셀마>, <크리드>로 이름을 알린 후 2017년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에 발키리로 등장해 전 세계 팬들에게 사랑받은 배우가 됐다.
에그테일 에디터 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