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무슨 냄새 안 나요?” 한국 사람들이라면 ‘타는 냄새’가 자동 연상되겠지만, 이들이 말하는 건 ‘돈 냄새’다. 2008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다. <빅쇼트>는 2005년부터 이를 미리 알아채고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해 거액을 챙긴 네 명의 금융인을 조명한다. 제목 ‘빅쇼트’의 의미처럼, 가치가 하락하는 쪽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밀어붙인 괴짜 천재들의 성공담을 담은 영화. 서브프라임 모기지, CDO, 공매도… 낯선 경제 용어가 나열된다고 주눅 들지 말자. 10초 뒤로 가기를 눌러 내용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VOD 관람의 장점이니까. 사실 이런 거추장스러운 방법도 필요 없는 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아담 맥케이가 특급 카메오들을 초청해 요리, 카지노 게임 등에 비유해 쉬운 방법으로 경제 현상을 설명한다. 카메오로 출연한 마고 로비, 셀레나 고메즈 등은 물론, 빠른 템포로 편집된 장면들과 제4의 벽을 뚫고 관객에게 말을 거는 화자 자레드 베넷(라이언 고슬링)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까지 특급 출연진의 이름은 믿음을 더한다. 세상에 환멸을 느끼는 전직 트레이더 벤 리커트를 연기한 브래드 피트의 변신은 허를 찌르는 웃음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