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리안 무어의 필모그래피는 할리우드에서 최고로 넓은 폭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디 영화와 상업 영화가 뒤섞여있고 장르마저 다양하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작품을 선택하는지 궁금하다.
= 정말 고맙다. 대본을 읽을 때까진 어떤 역할을 맡을지, 아무것도 모른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는 건 흔한 일이다. 자가 복제 식의 연기를 하고 싶지 않고, 재능 있는 영화 제작자들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 <디 아워스>부터 최근작 <스틸 앨리스> <로렐> <글로리아 벨> <더 글로리아스>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품 속에서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 흥미로운 여성들의 이야기가 참 많다.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그 캐릭터가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냐는 거다. 영화 속에서 남성 캐릭터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여성 캐릭터는 실망스럽다.
- 추상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궁금하다. 줄리안 무어에게 있어 연기란 무엇일까.
= 내 일을 너무 사랑한다. 인간으로 사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고, 단지 생각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하면서 작품 속에서 이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나누고 있는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연기는 내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난 연기에 끝없이 마음을 빼앗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