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오브 리벤지>는 4월 30일(목) 올레 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 극장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리듬 오브 리벤지>

킬러가 된 옥스퍼드 우등생의 사연

평범한 가정의 딸이자 옥스퍼드 우등생이었던 스테파니(블레이크 라이블리). 그녀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가족을 잃은 후 매분 매초 죄책감에 허덕이는 나날을 보낸다. 바닥으로 추락한 그녀의 삶에 새로운 목적이 생긴 건 자신을 찾아온 한 기자를 만나고서부터. 그는 스테파니 가족의 사망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테러였다고 주장한다. 숨겨진 진실에 분노한 스테파니는 테러 조직을 향한 복수를 계획하지만, 이성보단 감정이 앞선 탓에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만다. 모든 것이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 더는 잃을 것이 없는 스테파니는 완벽한 복수를 위해 사건의 유일한 정보원 B(주드 로)를 찾아 스코틀랜드로 떠난다.


<리듬 오브 리벤지>, (가운데 사진 출처 / 블레이크 라이블리 인스타그램)

안젤리나 졸리, 샤를리즈 테론 이을 할리우드 여성 액션 스타,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파격 변신

아직도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대표작을 <가십걸>로 기억하고 있다면 주목하시길.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 <언더 워터> <부탁 하나만 들어줘>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던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액션으로 돌아왔다. 스테파니는 가족을 앗아간 이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혹독한 훈련을 견디고 단단한 킬러로 성장하는 캐릭터다. 전직 스파이 요원이었다든가, 처음부터 타고난 무술 실력을 지닌 보통의 액션 영화 속 캐릭터와 차별화된 지점. 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몸부림치는 스테파니의 실생활용 액션은 극에 색다른 긴박함을 더한다. 정체를 숨겨야 하는 킬러답게 여러 변장을 시도하는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관전 포인트. 비주얼적인 변신뿐만 아니라, 평범한 가정 속 행복한 딸의 모습에서부터 마약 중독자, 냉철한 킬러가 되기까지 시간에 따른 캐릭터의 변화도 설득력 있게 구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사 없이 눈빛만으로 모든 감정을 생생하게 전하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심도 있는 연기는 극에 몰입감을 더한다.


<리듬 오브 리벤지>

<리듬 오브 리벤지>가 ‘여성 버전 007’인 이유

<리듬 오브 리벤지>는 <007> 시리즈와 동급에 놓일 대형 블록버스터다. 이만한 고퀄리티를 자랑하는 덴 다 이유가 있으니, 제작진의 ‘짬바’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 <007 문레이커>(1979)부터 <007> 시리즈 15편의 제작을 맡아온 마이클 G. 윌슨, <007 리빙 데이라이트>(1987)부터 <007> 시리즈 11편의 제작을 맡아온 바바라 브로콜리가 <리듬 오브 리벤지>의 제작을 맡았다. 제작 발표 당시부터 <리듬 오브 리벤지>가 ‘여성 버전 007’이라고 소문이 났던 데엔 다 이유가 있었던 것. 마이클 G. 윌슨과 바바라 브로콜리는 그간 <007> 시리즈를 제작하며 습득한 노하우를 <리듬 오브 리벤지> 곳곳에 녹여냈다.


<리듬 오브 리벤지>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힌 복수의 노선도, 믿고 보는 원작

복수를 위해 킬러로 거듭난 스테파니, 그녀가 가족을 앗아간 테러범을 추적해가는 과정 역시 남다르다. <리듬 오브 리벤지>는 그녀가 마주할 최종 보스의 존재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스테파니와 그녀의 조력자 B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해나가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 이 촘촘한 구성은 소설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리듬 오브 리벤지>는 마크 버넬 작가의 스파이 소설 <스테파니 패트릭>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리듬 섹션>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마크 버넬은 영화의 각본가로도 활약했다.


<리듬 오브 리벤지>

이 세상 스릴 맞나요? 혼을 갈아 넣은 롱테이크 액션 신

‘<리듬 오브 리벤지>를 놓치면 후회할 이유’라고 적어도 좋겠다. <리듬 오브 리벤지>엔 역대급 롱테이크 액션 신이 등장한다. 첫 번째 명장면은 스테파니와 B의 격투 신.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주드 로의 생생한 맨몸 액션을 롱테이크로 감상할 수 있다. 수도 없이 합을 맞췄을 두 배우의 절절 끓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데, 예상대로 몇 주간의 철저한 준비 끝에 촬영된 장면이었다고. 촬영 중 주드 로에게 펀치를 날린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손을 다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면 원작 소설 속 스테파니 역시 이 장면에서 손가락이 부러진다는 것.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넘어 그의 운명까지 닮아간(!) 흥미로운 비하인드다.

두 번째 명장면은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차량 액션 신이다. 스테파니의 시야와 스테파니의 옆모습, 그리고 스테파니의 뒤를 쫓는 차량을 한 컷에 담아낸 촬영팀이 열일한 장면. 긴박한 카메라 워킹이 쫀득한 긴장을 더한다. 특히 스테파니의 시점에서 촬영된 장면이 압권. 일인칭 시점의 게임을 하는 듯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리듬 오브 리벤지>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든든한 조력자들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이끌어가는 여성 원톱 영화 <리듬 오브 리벤지>. 그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는 배우들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주드 로는 스테파니를 킬러로 만드는 정체불명의 정보원 B를 연기했다. CIA 최고 요원을 연기했던 <스파이>, 캡틴 마블(브리 라슨)의 스승 욘-로그로 변신했던 <캡틴 마블> 속 주드 로의 매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캐릭터다. <블랙 팬서> <더 프레데터>, 최근엔 <겨울왕국 2>에서의 목소리 연기로 존재감을 알렸던 스털링 K. 브라운은 주요한 정보를 쥐고 있는 전직 요원 마크 세라 역으로 출연했다. 속을 짐작할 수 없는 얼굴로 극에 미스터리함을 불어넣는 그의 색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