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하이틴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10대 주인공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괜히 설레고,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하이틴 로맨스의 백미는 누가 누구와 이어질지 열띤 응원과 논쟁을 부르는 삼각관계가 아닐까. 몸은 다 컸을지 몰라도, 감정적으로는 혼란스러운 시기인 10대들의 사랑 쟁탈전만큼 재미있는 게 또 있을까? 갈팡질팡하기에 더욱 흥미롭고 공감되는 하이틴 드라마의 삼각관계들을 소개한다.
가십걸: 척 ↔ 블레어 ↔ 네이트
“세 글자, 여덟 단어, 말해. 그럼 난 네 거야”라는 명대사를 남긴 ‘척블’ 커플은 <가십걸>을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커플이다. 그러나 이 커플이 이어지기까지 혁혁한 공(?)을 세운 ‘구 남친’ 네이트를 잊어선 안된다. 네이트와 블레어는 시리즈 초반까진 연인 사이였다. 네이트가 블레어의 절친 세레나와 하룻밤을 보냈을 뿐 아니라 예전부터 좋아했다는 사실을 블레어가 알게 되기 전까진 말이다. 이별을 통보한 블레어는 술김에 네이트의 절친 척과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사랑 따윈 몰랐던 척은 그대로 블레어에게 푹 빠진다. 블레어도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하지만, 그놈의 정이 뭔지 네이트를 잊지 못한다. 물론 네이트도 마찬가지. 갈팡질팡하는 여자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구 남친’과 ‘현 남친’의 사랑싸움이라. 직접 겪으면 골치 아플지 몰라도 드라마로는 이만한 ‘꿀잼’도 없다.
네버 해브 아이 에버: 펙스턴 ↔ 데비 ↔ 벤
새학기를 맞은 고등학생 데비의 목표는 잘생긴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아니, 밤을 불태우는 것이다. 그의 앞엔 두 개의 선택지가 나타난다. 하나는 수영 선수이자 학교 최고의 인기남 팩스턴 홀-요시다. 데비는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그와 같은 수업을 듣게 되면서 마음을 고백할 기회가 생긴다. 또 다른 후보는 데비의 라이벌이자 숙적인 벤 그로스. 대회에 나갈 때마다 매번 데비와 1등을 놓고 경쟁하면서, 그는 의도치 않게 데비를 오랫동안 관찰하고 알아왔다. 다정하지만 마음을 모르는 남자와 친구가 아닌 것 같지만 내 모든 걸 아는 남자. 둘 사이에서 데비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 SNS에서 데비-팩스턴, 데비-벤 커플 추종자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지만, 답은 제작자 민디 케일링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은 팀 팩스턴인가요, 팀 벤인가요?
뱀파이어 다이어리: 데이먼 ↔ 엘레나 ↔ 스테판
잘생긴 뱀파이어가, 그것도 형제가 평범한 인간인 내게 관심을 가진다면? <뱀파이어 다이어리>의 삼각관계는 ‘핫하다’라는 표현마저 모자랄 만큼 매 시즌 이슈를 만들었다. 작은 마을 미스틱 폴스의 소녀 엘레나는 뱀파이어인 살바토레 형제와 삼각관계에 휘말리며 뱀파이어, 마녀, 늑대인간, 저주와 주술로 가득한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 가운데 엘레나의 사랑 또한 움직였다. 처음에는 친절하고 다정한 스테판에게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동생과 완전히 다른 매력을 지닌 형 데이먼이 등장하고 엘레나와 짜릿한 ‘케미’를 선보이자 많은 사람이 둘의 만남을 응원했다. 엘레나와 데이먼을 연기한 니나 도브레브와 이안 소머홀더의 현실 연애도 뜨거운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엘레나과 데이먼은 연인이 되고, 스테판은 그들의 좋은 가족이자 친구로 남았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메이브 ↔ 오티스 ↔ 올라
‘사랑은 타이밍’만큼 오티스와 메이브, 올라에게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미묘하게 어긋나는 세 사람의 관계는 안 그래도 재미있는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다. 오티스는 함께 성 상담소를 운영하는 메이브에게 관심이 생긴다. 그러나 메이브가 잭슨과 사귀자 마음을 접고 올라와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반면 메이브는 오티스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용기를 내보지만, 오티스와 올라가 키스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돌아선다. 오빠 때문에 퇴학을 당했다가 학교로 돌아온 메이브는 올라와 사귀는 오티스에게 고백하고, 올라는 갈피를 못 잡는 그에게 메이브와의 관계를 끊지 않으면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런데 정작 올라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깨우치고 혼란스러워한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람. 파티에서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메이브와 올라 모두를 잃고 만 오티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오티스가 두 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새로운 숙적이 등장한 것. 과연 시즌 3에선 무슨 일이 펼쳐질까?
더 폴리티션: 페이튼 ↔ 리버 ↔아스트리드
미국 대통령을 꿈꾸는 야망 가득한 고등학생, 페이튼의 학생회장 도전기에 막장 느낌 한 스푼을 얹은 <더 폴리티션>은 고등학교 학생회장 선거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음모와 계략이 판친다. 하지만 성공과 권력에 눈이 먼 듯한 페이튼에게도 사랑이 다가왔던 적이 있었다. 페이튼은 학교 라크로스 팀 공동 주장인 리버와 몰래 사랑을 키워갔다. 하지만 둘은 각자 여자친구가 있는 데다 명문대 입학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 결국 리버는 여자친구 아스트리드를 택해 페이튼의 라이벌이 되고, 페이튼은 리버에게 사랑, 질투, 미움 등 수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 ‘전 남친’이 되어 버린다. 페이튼-리버-아스트리드의 삼각관계는 양으로 따지면 분량이 많지 않지만, 페이튼이 왜 아스트리드와 숙적이 되고, 힘겹게 학생회장 선거를 치러야 했는지를 설명한다.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닉 ↔ 사브리나 ↔ 하비
10대 마녀 사브리나의 매력은 지상과 지옥 가리지 않고 통하는 모양이다. 두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두 남학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하비는 사브리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착한 남자’의 모범답안 같은 인물이라 팬들이 둘의 사랑을 응원했다. 그러나 사브리나는 몇몇 큰 사건을 겪으면서 하비의 안전을 위해 이별을 택하게 되는데(정말 사랑해서 헤어지는 느낌이랄까), 이후 하비가 사브리나의 절친인 로즈와 사귀면서 수많은 ‘하브리나’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반면 ‘나쁜 남자’ 이미지였던 닉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사브리나와 진심으로 사랑에 빠지면서 ‘스닉(사브리나+닉)’ 파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시즌 3 중후반부터 온갖 밉상짓을 다 하면서 사브리나와 결별한다. ‘전 남친 1’과 ‘전 남친 2’에게 큰 상처를 받았음에도 친구로 지내자며 먼저 손을 내미는 사브리나는 마녀가 아니라 천사가 아닐까?
에그테일 에디터 혜란, 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