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취향의 차기 제임스 본드를 찾아드립니다

지금 할리우드는 <007> 시리즈의 새 주인공, 새 제임스 본드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 모든 게 <007 스펙터>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다니엘 크레이그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여전히 섹시하기만 한 다니엘 크레이그가 몇 편 더 해도 될 것 같은데 그는 더이상 MI6에 남아 있기를 원하지 않았다. 저 아름다운 수트'빨'을 이제 더 볼 수 없다.
잠깐, 제임스 본드의 기준에 수트가 중요하지 않다고? 흐음. 그럴 수도 있겠다. 깔끔한 수트가 아니라 찢어진 셔츠 사이로 드러난 근육을 더 좋아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준비해봤다. 제임스 본드 개취(개인 취향) 테스트다. 지금까지 후보로 거론된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 배우들 가운데 당신의 취향에 맞는 나만의 제임스 본드를 찾아보시길.

나만의 제임스 본드를 찾기 위해서는 다음 10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이 테스트는 '씨네플레이'가 단독으로 개발한 취향 분석 시스템에 의해서는 만들어졌음을 밝힌다. 이 시스템의 신뢰도는 매우 낮으므로 재미로 읽어주길.)

제임스 본드는 영국 외무부 소속의 비밀정보국인 MI6 소속이다. 시리즈에서는 당연히 영국 국적의 소유자이다. 영국 해군 출신으로 군을 제대한 것은 아니어서 대령의 직급을 유지하고 있다. 새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는 배우가 만약 미국 국적의 배우라면 영국 악센트를 연습해야 할 것이다.

스파이 영화인 <007> 시리즈에서 여성은 늘 제임스 본드의 주변에 맴돌았다. 그들을 부르는 이름도 있다. 본드걸. 초창기 시리즈에서본드걸은 그야말로 눈요기 거리정도로 다뤄졌다. 최근에는 본드걸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더 이상 <007> 시리즈가 고리타분한 꼰대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제는 제임스 본드를 여성이 연기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할리우드는 늘 인종차별에 민감한 곳이다. 지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논란이 됐던 "#OscarSoWhite"라는 해시태그를 기억하는가. 이처럼 "제임스 본드는 늘 하얗다"라는 해시태그도 가능할 법하다. 흑인이라고 영국 비밀 첩보원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몸으로 싸우나요? 맞는 말이다. 스파이라고 다 근육질일 필요가 있을까. 진짜 스파이라면 우선 들키지 않고 싸울 일이 없을 만큼 쥐도 새도 모르게 일을 처리하게 기본이다.

"보드카 마티니. 섞지 말고 흔들어서."(Vodka martini, shaken, not stirred.) 이 유명한 제임스 본드의 대사를 좋아한다면 마티니를 마시지 않는 제임스 본드를 상상하기 싫을 것이다.

제임스 본드의 기준이라기보다는 후보군의 조건을 맞춰보기 위한 질문이다. 제임스 본드의 후보군에 있는 배우들 중에 키가 작은 배우도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의 기본 덕문 가운데 외국어도 분명 포함되어 있다. 이안 플레밍의 원작 소설의 설정에 따르면 제임스 본드는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에 능통하다. 

제임스 본드는 포켓 사이즈의 발터 PPK라는 자동권총을 사용한다. 작은 크기 때문에 명중률이 떨어질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왜냐면 우리가 보는 제임스 본드는 영화 속 캐릭터니까. <007 스펙터>에서 그 작은 권총으로 헬기를 쏘아 떨어트리기도 한다. 또 제임스 본드에게는 온갖 신무기를 만들어주는 Q가 있지 않나.

스파이는 상대방의 수를 읽어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눈치도 빨라야 한다. 독심술을 부릴 수 있다면 마약한 스파이에 가깝다.

<007> 시리즈의 시그니처 대사를 다시 떠올려 보자. "그런데 당신, 이름이 뭐예요?" "본드, 제임스 본드." 이 대사를 생각한다면 차기 제임스 본드의 목소리가 섹시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톰 히들스턴이 당신의 제임스 본드인 이유. 그는 영국 출신입니다. 이튼스쿨, 캠브리지 대학 고전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영국 왕립연극아카데미에서 연기를 공부했습니다. 그는 목소리가 섹시합니다. 유튜브에서 그의 오디오북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해당 영상 댓글도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유력한 제임스 본드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근 캐스팅 불발 소식이 전해졌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당신의 제임스 본드인 이유. 독일에서 태어난 아일랜드인인 그는 외국어에 능통합니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영화평론가이기도 한 영국 장교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는 독일 장교로 위장해서 작전에 투입됩니다. 손가락을 잘못 써서 들통이 나지만 그의 독일어는 완벽했습니다.

이드리스 엘바가 당신의 제임스 본드인 이유. 그는 흑인입니다.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 가운데 흑인은 그가 유일합니다.

에밀리아 클라크가 당신의 제임스 본드 아니 '제인 본드'인 이유. 그는 제임스 본드 아니 제인 본드를 연기하고 싶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자신의 상대역(본드 보이?)으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여성 본드, 제인 본드의 시작은 프리앙카 초프라(2000년 미스 월드 출신의 인도 배우)의 인터뷰였습니다. 그녀는 본드걸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본드걸보다는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고 싶다”고 답하며 팬들의 성원을 얻었습니다. 그밖에 제인 본드 후보로 <엑스파일> 시리즈의 스컬리로 유명한 질리언 앤더슨도 있습니다. 할리우드에서의 여성 인권 등 여성주의와 관련된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여성 본드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톰 하디가 당신의 제임스 본드인 이유. 톰 하디는 영국 출신입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합니다. 또한 그는 정통 영국 스파이 영화라고 할 수 있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출연했습니다. 자국인 영국를 배신한 이중스파이의 이야기를 다룬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판타지적 요소가 다분한 <007>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어둡고 무거운 스파이 영화입니다. 극중에서 톰 하디가 맡은 말단 요원이 그나마 제임스 본드와 유사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임스 맥어보이가 당신의 제임스 본드인 이유. 이 섹시한 배우는 키가 작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170cm라고 합니다. 키가 작다고 제임스 본드 역할을 못 할 이유는 없죠. 게다가 그는 <엑스맨> 리부트 시리즈에서 찰스 자비에 역할을 맡았습니다. 자비에 교수는 누군가의 마음을 조종하는 능력자입니다. 또 있습니다. 그는 <원티드>에서 킬러가 되는 특수 훈련을 받습니다. 그 결과, 권총의 총알이 휘어지는 능력도 갖게 되죠. 제임스 맥어보이는 충분히 제임스 본드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데미안 루이스가 당신의 제임스 본드인 이유. 그는 영국 출신입니다. 미드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윈터스 소령과 미드 <홈랜드>의 브로디 하사 역할로 유명한 데미안 루이스는 군인 역할 은퇴하고 정보국으로 옮길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홈랜드>에서 그는 이슬람 세력에 포섭된 이중 스파이 연기를 한 바 있습니다. 군인 역할로 유명한 만큼 권총도 잘 다루겠죠? 제임스 맥어보이의 권총 실력이 영화 속 설정에 그친다면 어쩌면 데미안 루이스는 진짜로 권총을 잘 다룰지도 모릅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