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말이 있다. 왓챠에 입성한 유튜버야말로 진()으로 성공한 유튜버다. 최근 왓챠는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 이외에도 숏 폼(Short-form)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유튜브 플랫폼에서 가장 핫한 유튜버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 '확장판' 콘텐츠를 공개하는데, 그 인기가 꽤 좋다. 왓챠가 힘을 써 데려온 유튜브 콘텐츠들은 이미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영상이기에 콘텐츠의 완성도나 재미가 보장됐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모두가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지금 왓챠에서 가장 핫한 숏폼 콘텐츠들을 소개한다.


유튜브 '이과장' 채널

<이과장의 좋좋소> '확장판'

젊은이들이 <좋좋소> 업로드를 기다리는 이유

당신은 지금 어떤 회사에 다니고 있는가. 대기업? 스타트업? 중견기업? 혹시... '좋소'...? '어서 와요, 웰컴 투 좋소 월드!' 최근 왓챠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이과장의 좋좋소>(이하, <좋좋소>)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담은 블랙코미디 웹드라마다. 올 초부터 유튜브 '이과장' 채널에 업로드를 시작한 <좋좋소>는 벌써 2021년 유튜브 최고의 화제작으로 불리며, 젊은 직장인들 사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미 왓챠에서도 '최근 한 달간 시청률 상위 5% 작품'에도 포함된 <좋좋소>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숏 폼(Short-form)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좋소>는 중소기업 특유의 황당하고 후진적인, 하지만 현실 내 존재하는 중소기업의 기업 문화(라고 쓰고 '꼰대 문화'라고 읽는 행태)를 ‘웃프게’ 그린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구직자에게 당일 면접 통보는 기본이요, 면접 합격 후 다음 날 출근 '통보'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 물론,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좋좋소>는 이름마저 '좋소스럽다'는 '정승 네트워크'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그려내며 중소기업의 민낯을 유쾌하게 까발린다. 계약서는 언제 쓰냐는 신입사원 충범(남현우)에게 "아이 뭐 그런 거는 믿음으로 가는 거지"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남겼고, 설 명절 선물이 부족해 사다리 타기로 선물 세트를 나눠 갖는 명장면에선 많은 이들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느꼈다.

<좋좋소> 명대사

설 선물을 사다리 타기로 나눠 갖는 <좋좋소> 명장면

첫 화부터 댓글 창은 난리가 났다. 너나 할 것 없이 ‘좋소 기업 특(징)’과 ‘좋소 기업에서 당했던 수모’를 나열하고, 회식은 'N빵', 컵라면과 전자레인지가 사내 복지라 말하는 ‘정승 네트워크’처럼 자신들이 들었던 황당한 발언들을 속풀이 하듯 적어 내려갔다. 이렇듯 중소기업의 진짜 현실 그리고 그 안에서 결국은 나태해져 갈 수밖에 없는 직원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보다 더 완벽한 고증으로 담아낸 <좋좋소>는 공감으로 똘똘 뭉친 젊은 세대의 놀이터이자, 연대 그리고 위안의 공간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좋좋소> 인기 댓글 중

(왼쪽부터) 배우 남현우(조충범 주임), 배우 김태영(이미나 대리)

이 정도면 청룡영화상 주연상 받아도 되겠어...

<미생>을 기대하는 학생들에게 고개를 들어 <좋좋소>를 보게 하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진() 일상 세계를 그려낸 <좋좋소>는 배우들의 연기에 큰 빚을 진 작품이기도 하다. '정승 네트워크' 유니버스가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었던 건 현실 속에 꼭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심어놨기 때문인데, 각각의 캐릭터들을 구현해낸 배우들의 연기력이 놀랍다. 얼마 전 새롭게 입사한 브이로거 신입 '예영 씨'부터 '정승 네트워크' 빌런(!) '정 사장'까지. 하나같이 "연기자들이 연기를 하는 건지, 그것을 생활하는 건지 알 수 없다", "영혼 메소드가 궁금하다면 이들의 연기를 보자"는 반응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강성훈(정필돈 사장), 이과장(이길 과장)

특히나 충범과 이미나 대리를 연기한 두 배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어딘지 모르게 어눌하고, 찌질한 조충범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남현우다. <좋좋소> 성공의 중심에는 남현우가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첫 화부터 모든 구독자들의 시선을 앗아간 장본인. 남현우가 아닌 조충범은 상상이 어려울 만큼 '충범씨' 특유의 억울한 말투와 인상을 완벽하게 구축했다. 이미나 대리 역시 충범과 함께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캐릭터인데, 직장패치가 제대로 된 심드렁한 표정과 상대방을 흘겨보는 눈빛이 시그니처다. 아무 감정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미나 대리를 보면 이게 연기인지, 직장인 브이로그 인지 헷갈릴 정도. <좋좋소>에 출연하는 배우들 모두 이름은 낯설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현실 연기는 유명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유명하기만 한' 배우들을 부끄럽게 만들 뿐이다. <좋좋소> '확장판' 오직 왓챠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왼쪽부터) 배우 김경민(백진상 차장), 배우 진아진(이예영 사원), 배우 조정우(정정우 이사)


유튜브 '하하하(haha ha)' 채널

<하하하 냥이네>

<하하하 멍멍이네>

<리틀 포레스트> 댕냥 버전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는 <좋좋소> 외에도 다양하다. 왓챠는 샌드박스와 제휴를 맺고, 샌드박스 소속 유튜버들의 콘텐츠들을 적극적으로 가져왔는데, 가장 인기 있는 영상 중 하나가 바로 <하하하 냥이네>와 <하하하 멍멍이네>다. 원래 유튜브 '하하하(haha ha)' 채널에 올라오던 영상들을 왓챠에선, 고양이는 <하하하 냥이네>로 강아지는 <하하하 멍이네>로 나누어 제공하고 있다. 106만 명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하하하' 채널의 가장 큰 매력은 반려동물이 예쁘거나 귀엽게 보이는 것에 치중하지 않는다는 거다. 양어장을 운영하는 주인이 물고기 사료를 뜯어 먹는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며 인연이 시작된 것처럼, 주인과 고양이, 강아지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자연스럽다. 과도한 조명이나 보정 없이 오로지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을 자연스럽고 심플하게 담아낸다. '현생'에 지친 이들에게 인간보다 더 묵직한 위로를 전해주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을 보고 있으면 하루의 피로가 자연스레 녹게 될 것. 왓챠에서 제공하는 '하하하' 영상들은 확장판은 아니지만,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이 되어있지 않은 이들에겐 광고 없이 네 발 친구들의 영상을 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하하하 냥이네>

<하하하 멍멍이네>


유튜브 'M드로메다 스튜디오' 채널

<말년을 행복하게> '확장판'

우리들의 모습...? 침착맨의 노후대비 주식 입문기

<좋좋소> 외에도 왓챠에서 만나볼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 '확장판'은 꽤 많다. 그중 이말년표 예능 <말년을 행복하게>는 '주린이'들 사이 꽤 쏠쏠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웹툰 작가이자 유튜버로 활동 중인 이말년의 주식 도전기를 그린 <말년을 행복하게>는 다양한 분야에 뻗어있는 주식 고수들과의 만남을 통해 '주린이'에서 '주청년'으로 변화해가는 이말년의 성장기를 그린다. 제대로 된 주식 투자방법을 모르는 이말년이 특유의 과감함과 패기로 주식을 운용하는 모습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 특히 주식 종목을 선정하는 이말년만의 독특한 계산법(!)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설득이 돼 동일한 종목을 저질렀다(!)는 시청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재밌는 포인트는 주식 예능이라는 이름 아래 주식 관련 관상을 본다거나, 식품주를 사기 위해 모든 음식을 먹어보는 등 쓸데없지만, 쓸데없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전개가 매회 진행된다. 이말년 본인의 사비로 직접 주식에 투자한다는 점에선 리얼함과 쫄깃한 긴장감(!)이 있기도 하다. <말년을 행복하게> '확장판'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왓챠를 통해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