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바다입니다. 우리는 따가운 태양도 두렵지 않습니다. 시원한 바닷물에 풍덩 몸을 담그면 그만이니까요.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바다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그러나 바닷가 한번 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차는 막히고 불쾌지수는 자꾸 올라갑니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있는 해외로 가기엔 지갑 사정이 녹록치 않고 제주엔 왜 이렇게 중국인 관광객이 많나요? 차라리 집에서 영화나 보는 게 낫겠습니다. "휴가는 무조건 바다다"라는 사람들을 위한 VOD 5편입니다.

<그랑블루>

그랑블루
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 쟝 마르 바, 로잔나 아퀘트 상영시간 168분 개봉 1993년 
<그랑블루>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리스트에서 결코 빠지는 일이 없을 겁니다. 1990년대 카페에 이 영화의 포스터가 늘 걸려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랑블루>는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에 보면 가슴속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 들 영화입니다. 깊이 더 깊이 잠수하는 주인공 자크(장-마크 바)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오랜만에 다시 한번 그 심연의 바다에 빠져보는 건 결코 후회 없는 선택입니다. ▶<그랑블루> 바로 보기

그랑블루 리마스터링 감독판 '30초 예고편'

<비치>

비치
감독 대니 보일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다니엘 요크 상영시간 118분 개봉 2000년
<비치> 역시 바다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빠지면 섭섭한 영화입니다. 유토피아를 찾아 태국의 한 해변에 도착한 리차드(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곳이 결코 낙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나름 심오한 성찰이 담긴 영화입니다만 우리의 시선을 사라잡는 건 바다 그 자체입니다. 해변의 아름다움에는 못 미치지만 젊고 날씬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태국의 피피섬에서 <비치>를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피섬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습니다. 디카프리오는 영화 촬영으로 섬이 훼손됐다는 비판을 들은 이후 환경주의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비치>가 개봉 전에 피피섬에 가보기를 추천합니다. ▶<비치> 바로 보기

The Beach (2000) - Official Trailer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감독 이석훈 출연 김남길, 손예진 상영시간 130분 개봉 2014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잭 스패로우(조니 뎁)가 있다면 국내에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의 장사정(김남길)이 있습니다. <해적>은 의외로(?) 재밌습니다. 2014년 여름 극장가를 떠올려 봅시다. 당시 <군도: 민란의 시대>, <명량>, <해무> 그리고 <해적>이 맞붙었습니다. 승자는 <명량>이었지만 <해적>은 패자가 아니었습니다. 무려 860만명이 관람했으니까요. 아직도 못 보셨다면 한번쯤 보셔도 후회는 없을 겁니다. 깨알 같은 유해진의 연기도 놓치지 마세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바로 보기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오프닝 시퀀스 영상

라이프 오브 파이
감독 이안 출연 수라즈 샤르마, 이르판 칸, 라프 스팰 상영시간 127분 개봉 2013년
<라이프 오브 파이>를 추천 리스트에 넣을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왜냐면 이 영화는 3D로 봐야 진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이맥스로 보면 더 좋겠죠. 어쨌거나 리스트에 넣은 이유는 이 영화가 해상에서 (호랑이와 함께) 조난 당한 이야기이고 영화 내내 바다가 배경이며 영화 자체가 엄청 재밌어서 입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언제 봐도 지루하지 않을 영화입니다. 아니 언제 봐도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아, 3D 아이맥스로 다시 볼 날이 올까요? ▶<라이프 오브 파이> 바로보기

라이프오브파이 Life of Pi '판타스틱 플라잉 피쉬 영상'

<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닷마을 다이어리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상영시간 128분 개봉 2015년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바다는 조연입니다. 네 자매가 사는 마을은 제목처럼 일본의 작은 바닷가 마을입니다. 마을의 언덕을 올라가면 저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자매의 큰 언니(아야세 하루카)는 바닷가에서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합니다. 막내(히로세 스즈)는 바다 옆 도로에서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애틋한 감정을 느낍니다. 만약 이 영화에서 바다가 조연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전혀 다른 색깔의 영화가 됐을 겁니다. 잔잔한 바다에는 어쩐지 쓸쓸한 느낌이 베어 있습니다. 휴가를 떠나지 못한 쓸쓸함과는 다르지만요. 어쨌든 추천!(원작 만화도 추천)▶<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로보기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