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2011) 신세경, <별에서 온 그대>(2013) 전지현,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 손예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우 김현수의 이름 앞엔 소위 '톱스타'들의 전담 아역이라는 말이 따랐다. 타인의 이름으로 수식된다는 것이 어쩌면 아역 배우에게 있어서 당연한 수순일지 몰라도, 그 시간을 뛰어넘어 제 이름 석 자를 오롯이 세우는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다. 김현수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1년의 휴식기도 없이 제 10대 시절을 몽땅 연기에 받쳤다. 누구보다 묵묵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자신 앞으로 걸어올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배우 김현수'로 살아간 지 10년이 됐을 때쯤, <펜트하우스> 배로나라는 행운이 찾아왔다. 사실 우린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다. <도가니>(2011)라는 쉽지 않은 작품을 통해 데뷔한 그녀의 재능을, <굿바이 싱글>(2016) 속 김혜수의 옆에서 또렷하게 균형을 맞추던 그녀의 담대함을 말이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배로나를 통해 모두에게 제 잠재력을 선명하게 각인시킨 김현수. 그녀가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이하, <여고괴담 6>)로 스크린을 찾았다. 그렁그렁 눈물을 많이도 담아내는 그녀의 큰 눈이 유난히도 기억에 남을 만큼, 김현수는 모든 장면마다 눈망울로 말을 건넨다. 인터뷰 동안에도 김현수는 시종일관 눈을 맞추며 대화를 이어갔다. 꾸밈없이 차분한, 그럼에도 솔직하게 제 이야기를 전하던 김현수와의 대화를 전한다.


<여고괴담 6>가 드디어 개봉을 하게 됐습니다. 촬영을 끝낸 지는 좀 됐잖아요.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벌써 촬영을 끝낸 지 2년이 됐더라고요. 지금 제 모습을 보니까 '아, 내가 2년 전에는 저렇게 했었구나…'(웃음) 그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아요. 지금 <펜트하우스 3>가 함께 방영 중인데,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방금 보니까 처음 하영이가 창고에 들어가서 여기가 어떤 공간인지 둘러보는 장면이 있는데. 아, 내가 저때 호흡을 저렇게 했었구나, 저때 했던 호흡이 화면에선 이렇게 보이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롭더라고요. 좀 더 소리를 많이 냈어야 했나? 그런 생각도 하고요.

국내 영화계에서 <여고괴담> 시리즈가 가지는 의미가 큽니다. 신인 배우 등용문이라고 불리기도 하고요.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여고괴담> 시리즈는 이번이 6번째 작품인 만큼 역사가 굉장히 깊잖아요. 팬도 많고, 마니아층도 깊고 해서 혹시나 제가 누를 끼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역할을 처음이고, 저에게 또 좋은 기회라는 걸 알기 때문에 굉장히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현수 씨가 태어나기도 전에 시작됐습니다. 현수 씨가 2000년생이고, <여고괴담 1>이 1998년에 개봉을 했으니까요. 캐스팅되기 전부터 혹시 <여고괴담>을 알고 있었나요?

바로 이전 시리즈인 <여고괴담 5>(2009)가 제가 10살 때 나온 거더라고요. 워낙 어렸을 때라 영화를 관람하지는 못했었는데, <여고괴담>의 시그니처 장면인 복도에서 귀신이 '탕탕탕' 걸어오는 장면은 워낙 많이 봐서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참고한 공포 영화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이전 시리즈들을 정주행했다거나.

제가 사실 공포 영화를 잘 못 봐서…. (웃음) 다른 공포 영화를 특별히 참고한 건 없지만, 하영이가 어떤 아이인지에 대해서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감독님께 의지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갔습니다.

사실 공포 영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무서운 이야기 - 해와 달>(2012)에 출연한 적이 있죠. 여전히 호평받는 국내 공포 영화 중 한 편이고요. 공포 영화 현장을 한 번 경험했으니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도움이 된 부분이 있었나요?

사실 근데 <해와 달>는 옴니버스 영화라서 굉장히 짧게 촬영을 했었어요. 또 '선이'라는 캐릭터는 동생이랑 귀신을 보면서 겁에 질려 하는 캐릭터인데 하영은 누구보다 귀신을 보고 싶어 하는 캐릭터니까 다른 지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공포영화는 표정이나 호흡으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영이란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연기적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궁금합니다.

제가 연기한 하영이란 캐릭터가 외적으로 봤을 땐 어른에게 굉장히 거칠고 험한 단어도 많이 쓰는, 반항적인 아이잖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반항적인 역할을 처음 해봤는데. 감독님이 촬영하는 동안 '더 거칠게' 해달라고 요구하셔서 그런 점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선생님(김서형) 집을 찾아가서 문손잡이를 던지면서 "다 똑같아 필요 없어!"라고 하는 신에서도 감독님이 더 불량한 학생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저에게 껌을 주시더라고요. (웃음) 그 뒤에 선생님한테 멱살 잡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속으로는, 껌을 씹으면서 강하게 보이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멱살 잡히는 장면이 나와서 말인데. 요즘 촬영하는 작품마다 육체적인 고생이 뒤따르는 것 같아요. <펜트하우스>에서도 그렇고, <솔로몬의 위증>에서도 뺨 맞는 장면이 있었잖아요. 몸도 마음도 힘들 것 같은데, 괜찮나요?

음. 네! (웃음) 제가 맡은 역할들이 고생스러운 캐릭터들이지만 <여고괴담 6> 현장에서도 그렇고, <펜트하우스> 촬영장에서도 그렇고. 다들 너무 즐겁게 촬영을 해서 감정적으로 마음이 상하거나,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액션신이 있어도 다 합을 맞춰 주시기 때문에 크게 다친 적도 없고요.(웃음) 그러다 보니 크게 지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원래 눈이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을 해왔지만, 오늘 영화를 보니까 정말 현수 씨의 눈밖에 보이질 않더라고요. 공포 영화와 잘 맞는 마스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요. 외형적으로 봤을 때, 배우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면?

저의 얼굴이요? 화면으로 제 얼굴을 볼 땐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더 많아요. 사실 전 어떠셨는지 기자님께 여쭤보고 싶은데…. (웃음) 저도 꼽자면 제 얼굴에서 눈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종종 눈이 무섭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요.

김서형 배우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붙는 장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상대 배우가 김서형이란 이야기를 듣고 어땠나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제가 이번 작품을 들어가기 전에 <스카이캐슬>(2018)을 보면서 너무 팬이 됐어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실 수가 있지? 크게 대사를 치지 않아도 카리스마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게 있더라고요. 같이 촬영을 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한 작품에 캐스팅이 돼서 너무 좋았어요. 같이 촬영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죠. 현장에서 하나라도 배우고 싶어서 선배님이 어떻게 하시는지 대본도 훔쳐보고. (웃음)

김서형 배우의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에 액션신이 있잖아요. 그 장면에서 상대 배우의 머리를 찧는 모습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나네요. 표현하기 힘든 장면이셨을 텐데, 그걸 해내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공포영화 현장에는 늘 소름 끼치는 에피소드가 하나씩 있던데요. 혹시 촬영하면서 섬뜩했던 순간이 있나요?

맞아요, 다들 있으시더라고요. 저도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없었어요. 저희가 실제 폐교에서 촬영했거든요. 늘 밤에 촬영을 하다 보니까 그냥 폐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음산하고 겁이 났습니다. (웃음) 아, 딱히 무서운 에피소드는 없는데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다면. 저희가 폐교 그리고 다른 고등학교를 옮겨 다니면서 촬영을 했는데, 그 고등학교가 남자 고등학교였어요. <여고괴담>을 남자 고등학교에서 찍었다는 이야기가 댓글에 있더라. (웃음)

실제 폐교에서 촬영하면 겁에 질리는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을 것 같은데요. (웃음)

맞아요, 사실 그냥 학교도 밤에 가면 무섭잖아요? 폐교는 그 단어만으로도 굉장히 공포스러웠어요. 그래서 그 공포감, 음산한 분위기가 연기할 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정체성 자체가 학교라는 공간에 있습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배우 생활을 병행했기 때문에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기억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현수 씨의 학교 생활은 어땠나요?

네, 초등학교 때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해서 종종 학교를 빠지곤 했는데. 저희 부모님이 학교에 충실해야 한다고 하셔서 항상 수학여행, 체험학습에 빠짐없이 참여해서 사실 큰 아쉬움은 없습니다. (웃음) 학교생활도 사실 그냥 정말 화장도 안 하고 생얼로 다녔거든요. 친구들도 처음에는 "쟤 연예인이래" 이러다가 나중에는 복도를 지나가도 그냥, "음~" 이러더라고요. 원낙에 후줄근하게 다녀가지고 편하게 다녔어요.

아역 '배우'라는 선입견 때문에, 좀 까칠할 것 같다는 눈초리를 받은 적도 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처음에는 친구들이 그 얘기를 저한테 안 하다가, 친해지니까 얘기해주더라고요. "야, 너 처음엔 진짜 깍쟁이처럼 보였어"라고. (웃음) 말도 못 걸 것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친해지고 나니까 완전 다르다는 식으로 다들 얘기해줬어요.

단 하루만 학창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해보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꼭 해보고 싶은 건, 일탈이요. 그냥 정말 일탈. 수업 시간에 도망가기, 간식 사 먹기 이런? 친구들은 막 월담해서 먹을 거 사 오고 그랬다는데, 그런 걸 못해봐서 좀 아쉬워요. 그렇다 보니까 딱 떠오르는 추억이 좀 없는 것 같아요.

남들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거나 다름없으니. 또래 친구들보다 먼저 알게 된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음, 사실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하긴 했지만, 제가 학교에 다니면서 그 나이대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다 보니까 사회생활 부분에서도 제가 더 많이 배웠다는 생각은 안 드는 것 같아요.

그래도 또래들보다 철은 빨리 들었을 것 같다.

아, 저 아직도 철 안 들었어요. (일동 웃음)

아 그런가요? (웃음) 인터뷰/예능 영상들을 보면 굉장히 차분한 느낌이더라고요.

맞아요. 그런 말은 좀 듣는 것 같아요. (웃음) 원래 성향이 그렇습니다.

<솔로몬의 위증>(2016)을 촬영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작품에서 대선배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했어요. 이번에 <여고괴담 6> 그리고 <펜트하우스> 역시 또래들이 많은 작품인데요. 또래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떤가요.

제가 <펜트하우스> 안에서도 막내고, <여고괴담>에서도 막내인데요. 언니, 오빠들이 현장에서 정말 잘 챙겨주셔서 재미있게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선배님들이랑 있을 때는 선배님들한테 배우는 부분이 있고, 또래들과는 있을 때도 또 배우는 게 있고 그런 것 같아요. <펜트하우스>는 지금 굉장히 오랜 기간 촬영을 하다 보니까 서로 엄청 정이 들었어요. (웃음)

사춘기의 시기는 없었나요? 필모그래피를 보니까 1년의 공백기도 없더라고요. 사춘기가 왔으면 일을 좀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을 것 같은데.

사춘기가 오기는 왔는데, 조용히 와서. (웃음) 집에서 소소하게 반항했던 것 같아요, 그냥 엄마한테 소소하게. 사실 꾸준히 일이 있다는 건 저한테 너무 감사한 일이었고, 오히려 일이 없으면 빨리하고 싶고.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쉬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은 그저 좋은 추억을 쌓고 싶어서 배우가 됐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본인을 채찍질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평소에 워낙 영화 보는 걸 좋아해서, 좋은 작품들으 보면 '와 나도 저런 작품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더욱이 이번에 <펜트하우스>하면서 느낀 게 있는데, 워낙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시다 보니까 제게 주어진 몫을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요.

<솔로몬의 위증>

필모그래피 속 작품들을 찬찬히 보면 배우 김현수는 꾸준히 성장 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큰 성장을 안겨준 작품은 무엇인가요?

실력이 늘었다고 느낀 건 아니지만, 제가 처음으로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솔로몬의 위증>이라는 작품이 떠올라요. 첫 주연 작품이라 너무너무 몸도 힘들고 그랬지만, 확실히 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또 캐릭터에 깊은 공감을 했었어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에요.

그러고 보면 <솔로몬의 위증>도 그렇고 <굿바이 싱글>도 그렇고. <여고괴담 6>에서 연기한 하영 역시 삶의 장애물 앞에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캐릭터입니다. '본캐' 김현수는 어떤 편인가요?

본래 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원래 앞장서는 스타일도 아니고, 집순이에다가, MBTI는 ISFP(호기심 많은 예술가 - 편집자)입니다. (일동웃음) 최근에 연기했던 캐릭터들과는 좀 다른 면이 많아요.

집에서 뭘 하면서 노는 걸 좋아하나요.

원래 영화보는 걸 좋아해서 영화를 종종 봅니다. 그저께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봤어요. 이걸 이제서야 봤어요! 되게 좋더라고요. (웃음)

티모시 샬라메에 빠졌나요?

왜 티모시 티모시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일동 웃음)

<도가니>

아역 배우는 모든 대중들이 자신의 성장기를 지켜본다는 숙명 아닌 숙명을 가지고 있잖아요. 일반인들은 졸업 사진 꺼내 보는 것도 싫은데, 배우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 박제되어 있습니다. 혹시 본인의 과거 작품들을 잘 꺼내 보는 편인가요?

제가 어렸을 땐 여러 작품들에 정말 잠깐 잠깐씩 많이 나왔어요. <뿌리 깊은 나무>도 그렇고 <별에서 온 그대>, <각시탈>도 그렇고. 가끔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보면 제가 나온 작품들이 나오는데 황급히 채널을 돌립니다. (웃음) 어릴 때 모습 보기가 힘들어요. 그때는 사실 어리다 보니까 크게 생각 없이 연기를 했던 거라서. 아, 방금 어머니가 카톡을 보내셨는데. SBS 유튜브에서 제 영상을 올렸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역들의 어린 시절 모음집에 <뿌리 깊은 나무> 당시 제 모습이 있는데…너무 충격적이에요. (일동 웃음)

그래도 과거 작품들과 비교 하면 확실히 나아진 부분이 많잖아요.

예전보다 발음 부분은 확실히 더 신경을 쓰고 있어서, 어렸을 때보다는 많이 나아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옛날 제 모습을 보면 또 그때 모습이 더 좋았던 것도 있더라고요. 제가 <도가니>(2011)를 가끔 보는데, 그때의 저는 뭘 하려고 하질 않았거든요. 슬프게 보여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그 감정 그대로 보여졌죠. 꾸밈이 없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펜트하우스>

작년과 올해는 배우로서 남다른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펜트하우스> 배로나를 만났잖아요. 배우가 캐릭터 이름으로 기억된다는 건 행운과도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에게 배로나는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요?

오랜 시간 함께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워낙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기분 좋고요. 처음엔 1년 동안 촬영을 한다고 해서, 이게 대체 언제 끝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시간이 갔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슬슬 아쉬워요. 그래서 지금 후회 없이 연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정말 기분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배로나의 엄청난 인기를 언제 가장 실감하나요?

댓글로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세요. 특히 SNS 계정으로 댓글을 많이 달아주실 때.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엄청 늘었더라고요.

맞아요, 그럴 때 배로나의 인기를 실감해요. 정말 큰 힘을 받고 있습니다. (웃음)

아직 누군가의 아역이나 학생 역할을 맡거나 사극에 출연하거나. 나이가 나이인지라 장르적으로, 외적으로 변화의 폭이 크지는 않았어요. 한복 아니면 교복이었으니까.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요?

작품을 볼 때마다 탐나는 역할이 계속 늘어나요. 제가 <비밀의 숲>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봐서 언제 한 번 검사복을 입어 보고 싶어요. 경찰도 하고 싶고요.

벌써 성인이 된 지도 2년이 흘렀습니다. 성인이 되면 하고 싶었던 것 중 이룬 것이 있나요?

일단, 성인이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게 있다. 제가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

오!

아..아니 따..따고 싶었어요. (일동 웃음) <펜트하우스> 시작했을 때가 21살이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펜트하우스> 끝나고 면허를 따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성인이 돼서 좋은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펜트하우스>를 딱 만나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22살의 나이에 10년이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말만 10년이지 사실 제가 10년만큼의 성장을 했나? 라는 생각에 반성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저는 10년이라는 시간에 매여있지 않고 현장에서 계속해서 배우면서 성장하고 싶어요.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