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다른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아! 아... 다른 사람일 거예요... (웃음)
속된 말로 '싸가지 없는' 고등학생 연기를 정말 잘하던데요.
특별출연으로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도전이었어요.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과정은 꼭 필요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죠. 그래도 현장에서 많이 부끄럽긴 했습니다. (웃음)
인터뷰를 준비하는 내내 남다름이란 이름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이름이 너무 예쁘기도 하지만, 이름처럼 살아야 할 것 같은 강박? 책임감이 느껴질 때도 많을 것 같은데요.
저희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다 예술을 하셨어요. 아버지는 화가시고요. 그래서 제 이름을 짓기 전에 생각하셨대요. 만약에 제가 부모님의 피를 이어받았으면 예술가 쪽으로 갈 수도 있겠다고요. 예술가는 이왕이면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이름이 좋으니까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셨어요. (옆에 앉은 어머니에게) 맞지?(웃음) 촬영 현장에서도 이름을 여쭤보셔서 남다름이라고 답을 하면 "본명이야?", "이름 되게 신기하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쉽게 잊히지 않고, 딱 들어도 뭔가…
남다르니까요?
하하하. 사실 어렸을 때는 제 이름이 뭔가 너무 눈에 띄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정말 마음에 들고 좋아요.
감독들이 기억하기엔 정말 좋은 이름인 것 같습니다.
아, 꼭 한 번씩 감독님들이 남'같은'이라며 장난을 치세요. (일동 웃음)
작년까지만 해도 누군가의 아역이었지만, 올해부터는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캐릭터들로 대중 앞에 서고 있습니다. 김지훈 감독의 <싱크홀>도 개봉을 앞두고 있고요. 성인이 된 올해, 본인 스스로도 '남다른' 의지를 다졌을 것 같습니다.
사실 누군가의 아역이라고 해서, 아역이 아니라고 해서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지진 않는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제가 연기하는 인물과 그 인물이 하는 대사, 그 인물이 처한 상황에 순간적으로 몰입해서 그 모습이 카메라에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 편인데. 이런 연기적인 측면에서의 부담감과 책임감은 아무래도 아역 때보다는 더 커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