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뭐 하냐, 너 지금 뭐 하는 거냐고.
- 나 갈게. 나 도저히 너랑 여기 못 있겠어.

- 너 도대체 애가 왜 그래. 왜 그렇게 다 네 맘대로야.

- 내가? 내가 내 맘대로라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춰주고 있는데 뭐가 내 맘대로라고?
말 한 마디라도 실수할까 봐, 내가 또 뭐 잘못이라도 해서 옛날처럼 될까 봐,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 뭐가 내 맘대로란 얘기야.
너야말로 솔직해져봐. 억지로 나와서 억지로 즐거운 척하면서 사람 피 말리지 말고. 처음부터 나오기 싫었다고,
나랑 있는 거 좋지도 않다고 솔직하게 말이라도 하라고.

- 너 맨날 이러는 거 알아? 옛날부터 지금까지 툭하면 사람 눈치 보게 만들어서 힘들게 하더니, 결국엔 너 변한 거 하나도 없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야. 나 혼자서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것도 지쳤고, 진짜 지긋지긋해. 헤어지고 싶으면 그냥 말해.
내가 다 받아들이고 네 탓하지도 않을 테니까 그냥 지금 여기서 말해.

- 네가 말해.

- 뭐?

- 헤어지자고 네가 하면 되지, 왜 나한테 시키는데. 야, 넌 뭐 변한 줄 알아? 너야말로 그대로야.
나 만나서 힘들고 지친다, 너 혼자 애쓴다, 너 지금 옛날에 하던 그 짓 똑같이 하고 있잖아. 너만 숨 막히고 피 말라?
나야말로 너랑 있으면 뭘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 나 다시 만난 거 네가 후회하고 있을까 봐,
나 너랑 있으면 숨도 제대로 못 쉬어.

- 그런데도 결국 이렇게 넌 네 생각밖에 안 하잖아. 너 서운한 거, 너 힘든 거, 너 혼자 노력하고 발버둥 치고 있는 거.
네 눈엔 너밖에 안 보여? 너만 힘들어? 네 그 생각 때문에 나야말로 미칠 것 같은 거, 그거 네 눈에 보이기나 하냐고.
그니까 네가 얘기해. 헤어지고 싶으면 이제 네가 말해. 나야말로 지긋지긋하니까.

- 너 나 사랑하기는 해?
지금 이거 우리 사귀기는 하는 거니?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 <연애의 온도>
“연애가 원래 이런 건가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