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방법: 재차의>의 연상호 작가, 김용완 감독

좀비 같지만 좀비는 아니다. <방법: 재차의>(이하 <재차의>)는 재차의(在此矣)라는 좀비에서 파생된 듯한 미스터리한 존재를 소재로 만든 영화다. 재차의와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재차의>의 주요 캐릭터는 2020년 2월부터 3월까지 tvN에서 방영한 <방법>과 이어진다. 한마디로 <재차의>는 드라마 <방법>의 극장판이다. <방법>에서부터 <재차의>까지 연출한 김용완 감독과 각본을 쓴 연상호 작가를 줌(Zoom)을 통해 만났다. 인터뷰 내용 가운데 김용완 감독이 담담하게 말한 한마디가 인상적이라 먼저 소개한다. “이거(<방법> 시리즈) 재밌고 좋아서 하는 거예요.” 그렇다. 50여 분의 인터뷰를 마친 후 든 생각은 ‘두 아저씨들이 <방법> 드라마와 영화를 만드는 걸 즐기고 있다’는 거다. 부디 그들의 즐거운 진심이 전달되길 바란다.


드라마를 보고 <재차의>를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연상호 <재차의>만 본다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전반적으로 큰 무리가 없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드라마를 보는 게 좋다. 반대로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찾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트랜스미디어(Transmedia)라고 얘기하는 것들을 요즘에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드라마나 영화가 하나의 시작과 완전한 완결로 이뤄졌다. 요즘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세계관 자체를 즐기는 관람 형태로 변하고 있다.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혹시라도 ‘연상호 유니버스’와 ‘<방법> 유니버스’가 크로스 될 가능성도 있을까.

연상호 그럴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할 것 같다. (웃음) 기본적으로 (두 세계관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끼리의 협의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게 굉장히 깊은 얘기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작업하는 회사의 성향도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넷플릭스 같은 경우, 어떤 오리지널 세계관을 만들면 그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그들의 플랫폼에서만 가지고 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방법>의 경우, 영화가 나올 수 있었던 계기는 tvN에서 드라마를 방영했고 (CJ ENM 그룹 안에 있는) tvN의 관련 조직이 영화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방법>은 장르적으로 오컬트나 호러에 가까운데 <재차의>는 액션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연상호 드라마는 다음 회에 연결이 되는 미스터리한 서사를 통해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드는 포인트를 생각했는데 영화는 극장에 들어가서 한번에 2시간 정도 되는 시간을 즐기는 거다 보니까 서사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단순히 매체만 달라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으려면 작품의 록(look)이나 이런 것들도 달라져야 된다라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재차의라고 존재에 역동적인 액션이 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이때 제일 도움을 많이 줬던 작품이 <강시선생>(1985)이라는 영화였다.

강시? 1980년대 유행했던 그 강시 말인가.

연상호 그렇다. 첫 번째 시리즈인 <강시선생>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재차의라고 하는 걸 조사하는 과정에서 어렸을 때 봤던 강시와 굉장히 유사하다고 봤다. 주술사에게 조종되는 측면도 그렇고. 또 <강시선생>에 지금 생각하면 파격적인 것들이 존재했다. 당시 유행한 홍콩 액션과 오컬트가 융합이 되어 있는 영화였다. 그렇게 <재차의>도 오컬트적인 부분을 표방하면서 새로운 액션을 결합해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100명의 재차의 군단에 등장하는 액션 시퀀스와 이어지는 카체이싱 액션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김용완 재차의는 기존 좀비영화와 달라야 된다는 고민이 있었다. (재차의에 관한) 고증된 문서에 기반하면서 어떤 움직임을 만들지 어떤 능력치를 추가할지 논의했다. 재차의는 말을 할 수 있고, 운전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인 척 연기도 할 수 있다. 연출자로서 2시간(실제 러닝타임은 109분) 안에 선명하게 남는 이미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재차의가 운전하는 택시 카체이싱 액션 등 선명한 이미지 몇 가지만 건져도 성공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연상호 재차의 움직임 관련해서 약간 걱정도 있었다. <부산행>의 좀비를 처음 만들 때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다. 기존 서양 좀비 영화의 분장이라든가 움직임을 그대로 가져왔을 때 느껴지는 이질감이 있다. 찾고, 찾고, 찾고, 해서 가장 좋은 것이라고 선택한 게 <부산행>의 좀비 움직임이었다. <재차의>에서 김용완 감독은 <부산행>의 좀비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생각하고 있었다. 보통 좀비는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고 개별적으로 다르게 행동한다. 반면 재차의는 갑자기 칼군무를 하고 그러니까. 그 부분이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최종 결과물로 봤을 때 신선하고 재밌다고 생각했다.

주술사에 의해 움직이는 재차의는 대량생산된 클론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연상호 아까도 얘기했지만 강시를 보면 되살아난 시체인데 멀어죽은 시체라 관절을 못 움직인다. (팔을 앞으로 쭉 뻗은 강시 특유의 동작을 보이면서)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하고 뛰어다닌다. 강시의 이 움직임을 만들어낸 사람이 있었을 텐데 ‘아, 이거다’라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웃음) 우습게 보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을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오랜 시간이 흘렀을 때 우리가 강시를 생각했을 때 생각나는 이미지가 됐다. 그래서 생각했던 게 과감해야 된다는 거였다. 유니크한 것과 유치한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야 (이 판단의 결과를) 알 수 있는데 안정성 중심으로 갔을 때는 비슷한 결과밖에 못 낸다. 강시가 나올 당시 디자인만큼 과감하진 못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과감성이 재차의의 움직임에 존재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재차의가 좀비에서 파생된 형태라고 봤을 때 운전을 한다는 것은 혁신처럼 느껴졌다. 억지스럽다는 평가도 있다.

김용완 연상호 작가가 처음 쓴 각본에는 택시는 한 대만 나왔다. 배달 오토바이를 탄 친구도 있었다. 운전을 한다는 능력치를 가지고 다양한 교통수단을 등장시키려는 거였는데 내가 수정을 했다. 관객이 극장을 나와서 주황색 택시를 보면 재차의가 생각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선택과 집중을 했다.

연상호 배우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해주셨는데, 주술사에게 조정 당하는 시체가 어느 정도까지 정교한 행동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정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말을 하는 재차의의 말투가 어때야 하는가, 어눌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다른 재차의 캐릭터에는 사람이면 쉽게 할 수 있는 특정 행동을 잘 하지 못하는 장면을 일부러 넣었다. 주술사가 여러 재차의에 접속을 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설정이다. 반면에 100명의 재차의가 동시에 나오는 액션 시퀀스의 경우에는 좀 더 좀비에 가깝다고 봤다. 한 두 명 조종할 때의 정교함은 없어진 거다.

김용완 택시 장면에서 자세히 보면 운전하는 재차의 이외에 뒷좌석에 있는 재차의는 자고 있다. 조종을 할 필요가 없는 거다. 이런 나름의 로직이 있다. (웃음)

K좀비의 새로운 진화를 <재차의>에서 본 게 아닌가 생각해봤다. 연출자로서 만족했는지 궁금하다.

김용완 편집을 하면서 거의 수백 번을 보게 되는데 CG가 조금씩 조금씩 겹쳐지고, 사운드가 들어가고 하면서 풍성해지는 걸 보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나왔다고 생각했다. 정말 스태프들이 한 땀 한 땀 공들여서 만든 만큼 효과적인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연상호 사운드 없는 편집본만 보다가 완성된 작품을 보게 됐을 때 마지막 대규모 신 같은 경우에 사운드가 확실히 위압감이 있더라. 재차의들이 달릴 때 들리는 발소리 같은 것들이 들어가니까 영상으로만 보는 것과 많이 달랐다.

김용완 믹싱하면서 돌비 애트모스로 작업했다. 극장에 가는 이유가 큰 화면도 있지만 사운드도 중요하다. <재차의>에는 이런 재미도 있다.

<재차의>의 캐릭터에 대해 얘기해보자. 드라마에 이어 등장한 백소진(정지소)의 변화가 눈에 띈다. 일본에서 굿을 하는 장면에서 <모노노케 히메>의 캐릭터가 떠오르기도 했다.

연상호 일본의 굿은 매우 정적이다. 앉아서 염불을 외우는 형식이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온다>에도 비슷하게 염불을 외는 식으로 보여줬다. 반면 한국의 굿은 음악이나 퍼포먼스가 화려하고 세다. 아주 액티비티한 느낌이다. 소진이 일본에서 굿을 한다라고 했을 때 한국식이냐 일본식이냐 선택 지점이 있었다. 그때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 굿의 모습이되 의상이나 이런 거것들은 원시적인 느낌으로 만들었던 게 그 결과물인 것 같다.

김용완 굿 장면에서 소진이 들고 있는 방울이 있다. 드라마에서 소진의 엄마(김신록)가 쓰던 것이다. 이런 소품을 통해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했고 털이 많은 의상을 통해 움직임을 더 활동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연상호 작가

<재차의>는 드라마에서 행방을 감췄던 소진의 귀환에 의미가 있다. 액션 여전사가 돼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연상호 드라마 <방법>에서 백소진 캐릭터는 재능이 뛰어난 아이라는 느낌이 있다. 잠재력이 많은. 그러나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반면 진경(조민수)은 부적을 쓰는 것부터 무속신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관록 있는 무당이다. <재차의>에서 소진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공부를 하면서 무속에 대한 것들을 배웠다. 부적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이제는 이론까지 알고 있는 캐릭터라고 설정했다.

김용완 드라마에서 소진이 악귀를 활용해서 ‘방법’을 하는 장면이 정적이었다면 영화에서는 동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또 실제로 소진의 수련 과정이 예전 홍콩 무협영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진 캐릭터의 아이템 같은 것도 생겼다. 이런 변화가 소진이 사라졌던 3년이라는 시간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고, 궁금증을 더 줄 수도 있고, 소진의 또 다른 얘기가 파생될 수도 있다.

연상호 드라마에서 김용완 감독이 소진의 손목에 있는 스티그마타라는 흉터가 움직이게 연출했는데 그게 아주 주요했던 것 같다. <재차의>에서 소진이 힘을 쓰니까 스티그마타가 팔 전체에 퍼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온몸으로 퍼지면 초샤이어인이 되는 건가. (웃음)

슈퍼히어로 캐릭터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연상호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 서브컬처에 심취했던 터라 오컬트나 이런 것들이 슈퍼히어로 형식으로 가는 게 낯설지는 않다. 예를 들면 <나루토>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또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주술회전>도 있다. 사실 드라마 <방법>의 일본 후지TV에서 방영했을 때 일본 반응을 보면 <주술회전> 실사판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재차의>에 새롭게 등장한 인물 가운데 이상인(권해효) 전무가 색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의 진영에 있던 사람인데 스스로 자신의 죄를 뉘우친다.

연상호 일본에 ‘도장절’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결제 서류에 도장을 찍을 때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인사, 절을 하는 형태로 기울여 찍는다는 거다. 굉장히 재밌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위계 사회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이런 것들을 소재로 영화를 할 수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제일 위에 있는 사람, 회장이 사과를 하지 않으면 서류에 도장을 찍은 순서대로 아랫사람부터 재차의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는 서사 구조의) <재차의>가 나오게 됐다. 이상인 전무는 자기가 믿고 있었던 조직의 위계가 허망하다라는 것을 느끼는 보여주는 캐릭터다.

반면에 좀 전형적이라고 생각했던 캐릭터가 있다. 재벌 2세인 변미영(오윤아)이라는 인물이다.

연상호 결과물을 봤을 때 김용완 감독이 톤을 잘 잡아줬다 생각한다. <재차의>는 주인공인 정의의 사도가 나쁜 놈을 때려 잡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감독이 그렇게 보이게끔 만든 거다. 이 이야기 안으로 깊이 들어가 보면 선과 악이 불분명하다. 왜냐하면 임진희(엄지원)와 백소진의 목적은 악인을 주술사가 조종하는 재차의로부터 구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꾼이라고 하는 주술사도 악인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본을 쓴 사람 입장으로 제일 걱정했던 거는 그런 거였다. 보통 ‘사이다’라고 표현하는 것. 김용완 감독이 변미영이라는 캐릭터를 평면적이긴 하지만 분명한 포인트로 잡아줘서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흘러갈 수 있었다.

김용완 연상호 작가가 말한 위계 사회의 구성원들, 연쇄 살인의 대상자들도 사실은 시스템 안의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상인의 경우에는 도덕적인 성찰도 보여준다. 그러니까 이들이 악인 같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가 응징해야 할 대상은 누군인가 했을 때 클리셰처럼 보이더라도 변미영 같은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쿠키영상에 <방법>의 새 시즌을 예고하는 것 같은데, 두 사람이 계속 작업을 할 계획인가.

연상호 <방법> 시리즈는 그전에 했던 영화 작업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있다. <부산행>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부산행>은 워낙에 크게 성공을 한 작품이라 오히려 세계관을 펼치기에 힘든 지점들이 분명히 있다. <방법>은 다르다. 매출이나 흥행 성공하고는 별개로 드라마, 영화가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게 매체를 오가는 작품의 가장 좋은 점이다. 매체 사이의 벽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리는 웹툰이나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많다. 매체 간의 벽을 허문다는 측면에서 <방법>과 <재차의>를 만들었고 이후 시리즈도 이런 측면에서 개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제는 연상호가 계속 할 것인가다. 김용완 감독도 그렇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굳이 우리가 하지 않아도 이 세계관이 생물처럼 살아 움직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게 우선이다.

김용완 감독

두 사람이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호흡을 맞췄다. 서로에게 칭찬 한 마디씩 부탁한다.

연상호 김용완 감독은 엄청나게 성실하다. 대본에 푹 빠져서 꼼꼼하게 따져보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씩 대본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놀랄 때가 있었다. 편집본을 봤을 때도 성실하게 고민해서 뭔가를 잡아놓았다라는 것들을 느낄 때가 많다.

김용완 나도 연상호 작가처럼 글을 쓰고 연출을 하는 사람인데, 내가 쓴 각본을 다른 사람한테 만들게 한다는 게 진짜 어렵다. 그런 부분에서 나를 감독으로서 신뢰를 해주고 각자의 경계도 잘 지켜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공동 작업에서 파트너십이 중요한데 합이 잘 맞았고 공부가 많이 됐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이런 장르를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웃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줘서 고맙고 많이 배워서 재밌기도 하다. <방법>을 연출하는 건, 재밌고 좋아서 하는 거다.

연상호 <방법>도 그렇지만 만화 <지옥>을 할 때 그림을 최규석 작가가 맡았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연출을 하는 거다. 그렇게 완성된 드라마, 만화를 보면 ‘내가 생각했던 거랑 다른데’라는 느낌을 받는 때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그게 되게 재밌다. 그래서 요즘에는 내가 연출을 할 때도 다른 사람이 연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두 사람 얘기를 들어보니 역할 분담은 확실한 건가 보다. 연상호 작가는 촬영 현장에도 안 나갔나.

김용완 현장에 ‘놀러’ 온 적 있는데 (웃음) 내가 워낙 바쁘니까 잠깐 왔다가 조용히 가고 그랬다.

연상호 너무 궁금해서 몇 번 현장에 갔다. <재차의> 촬영이랑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지옥> 촬영이 겹쳐서 자주는 못 갔다.

<지옥>은 언제쯤 볼 수 있나.

연상호 곧 나올 것 같다. 하반기? 후반 작업 마무리 단계다.

김용완 감독의 다음 작품도 궁금하다.

김용완 가을부터 드라마 작업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연상호 감회가 새롭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여름에 <반도>를 코로나 상황에서 개봉을 할 때 남모르는 속앓이 같은 것들이 있었다. 사람들이 극장에 오지도 않고 개봉작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개봉은 해야 되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한 달 뒤로 미루냐 1년 뒤로 미루냐 이런 얘기도 많이 하다가 정말 우여곡절 끝에 개봉을 하게 됐다. 1년이 지난 지금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또 <재차의>가 개봉을 하게 됐다.

최근까지 코로나 상황이 나쁘지 않았는데 갑자기 상황이 악화됐다.

연상호 <반도> 팀을 만나면 그때 개봉을 1년 연기했으면 큰일날 뻔했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웃음) 지금 영화를 이미 다 만들어 놓고도 개봉을 못하고 있는 영화들가 너무 많다. 어떻게 보면 영화를 내놓고 이렇게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귀한 것 같다. 창작하는 사람 입장에서 복 받은 거다.

김용완 심난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많은 감정이 드는 것 같다. 어쨌든 <재차의>는 드라마를 안 본 사람도 편하게 와서 볼 수 있을 만한 이야기다. 또 재밌고 신나게 극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연출 목표는 충분히 달성된 것 같다. 관객들이 많이 와서 보고 또 얘기도 나누고 그랬으면 좋겠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사진제공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