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극장을 나서면 먼저 하는 일 중 하나, 유튜브에서 영화 리뷰 혹은 해설 영상을 찾아보는 것이다. 잘 정리된 글도 유익하지만, 영상 매체만큼 영상 매체를 직관적으로 설명할 창구는 또 없을 것. 영화를 좋아한다면 재밌게 볼만한 유튜브 채널을 모았다. 스토리 요약, 리뷰는 영화 제목을 키워드로 검색해 상위 랭크되는 영상을 골라 봐도 좋을 테니. 오늘은 제각각의 테마를 반영한 콘텐츠로 가득한 채널로 모았다. 강조하여 추천하고 싶은 채널의 이름 앞에는 별표(*)를 더해보았다.


팬더

Fandor

SFX Secrets: Film Gauges

구독자19.5만명

조회수21,901,931회

최다 조회수 영상 186만회Joaquin Phoenix Keeps Rising

테마연출, 편집, 감독, 배우, 영화감상

독립영화, 고전 영화, 무성영화, 외국어 영화,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성 영화를 주로 서비스하는 영화 구독 플랫폼, ‘팬더’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다. 배우의 베스트 퍼포먼스를 모아둔 ‘더 거시’(The Gush),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짧은 영상으로 정리한 ‘디렉토리얼 트레이드마크’(Directorial Trademarks)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지만. 대표 콘텐츠는 ‘SFX 시크릿’(SFX Secrets) 시리즈. 와이드 숏, 로우 앵글, 틸트/팬과 같은 크기・앵글・모션에 따른 숏의 종류부터, 피사계 심도, 필름 게이지, 화면비, 180도 법칙 등 영화 연출과 관련한 기본 개념을 영화 속 장면들과 엮어 설명하는 영상이다. 연출을 꿈꾸는 이는 물론, 영화를 보다 깊게 이해하고 싶은 일반 구독자도 흥미롭게 볼 채널이다. 단, 한글 자막이 없다.


스튜디오바인더

StudioBinder

How To Create a Shot List Like Paul Thomas Anderson

구독자 87.6만명

조회수40,116,043회

최다 조회수 영상 161만회 Quentin Tarantino Explains How to Write & Direct Movies

테마연출, 편집, 감독, 배우, 사운드트랙

팬더의 ‘SFX 시크릿’ 영상을 보고 알게 된 개념들을 확장 학습하고 싶다면. 영화 제작을 돕는 웹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스튜디오바인더’에서 운영하는 이 채널을 주목하자. 대체로 팬더와 콘텐츠 테마가 비슷한데. ‘마스터 숏 리스트’(Master Shot Lists) 시리즈를 통해 거장들이 이 기초 테크닉들을 신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스킴 온 웨스트

Skim On West

픽사 신작 '루카' 트레일러 꼼꼼히 둘러보기 with 픽사 아티스트

구독자 3.92만명

조회수 1,545,379회

최다 조회수 영상 8만회자연스러운 컷 편집을 위한 3가지 필수 팁

테마연출, 편집, 픽사, 애니메이션, 브이로그

영상 연출을 다루는 위의 두 채널이 영어 채널이라고 아쉬워할 필요 없다. 다행히도, 보배 같은 한국 유튜버, 무려 실무자 유튜버 채널이 하나 있다. 픽사의 션 킴, 김성영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스킴 온 웨스트’다. 스킴 온 웨스트는 연출, 편집, 제작과정, 업계 동향을 포괄한다. 특히 그가 직접 촬영에 참여한 <코코>(2017), <소울>(2020), <루카>(2021)와 같은 영화를 다룰 때는, 일반 관객이라면 놓쳤을 만한 디테일과 비하인드를 짚어주어 더 재밌다. 이외에도 픽사 입사기, 픽사 아티스트의 작업 공간, 픽사 크레딧에 아이 이름이 있는 이유 등 픽사 스튜디오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 채널의 댓글은 대체로 “공짜로 영상 봐서 죄송합니다”의 식. 동의한다.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Criterion Collection

Paul Dano's Closet Picks

구독자 32만명

조회수 80,291,743회

최다 조회수 영상 561만회 Janis Joplin - Ball & Chain - Monterey Pop

테마인터뷰, 영화 추천, 예고편, 공연 영상

DVD・블루레이 브랜드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크라이테리언 블루레이가 있는 영화들의 트레일러부터, 감독들이 직접 나서서 본인이 어떤 작품으로부터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설명하는 ‘언더 더 인플루언스’(Under the Influence), 그 영화가 왜 명작인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짧은 영상으로 함축한 ‘쓰리 리즌’(Three Reasons) 등 역시 흥미로운 시리즈가 많지만. 이 채널의 대표 콘텐츠는 ‘클로젯 픽스’(Closet Picks). 감독 알폰소 쿠아론, 기예르모 델 토로, 에드가 라이트, 가스파 노에, 요르고스 란티모스, 아녜스 바르다… 배우 안나 카리나, 에단 호크, 루이 가렐, 폴 다노… 시대를 대표하는 영화인들을 크라이테리언 DVD로 벽을 메운 방으로 초대했다. 이들은 방을 둘러보며 추억이 깃든 영화 혹은 소위 인생작을 구독자에게 소개한다. 지난 2014년 봉준호 감독도 이 방을 방문해 그가 사랑하는 영화들을 소개했다. 아래 영상에서 그는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1953), 구로사와 아키라의 <거미의 성>(1957), 앙리 조르주 클루조의 <공포의 보수>(1953) 등을 골라 집으며 영화학도 시절을 회상하는가 하면, <미디엄 쿨>(1969) 블루레이를 발견하고는 옛날에 이 영화의 DVD를 박찬욱 감독이 빌려 가서는 돌려주지 않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시네마 신

Cinema Sins

Everything Wrong With Inception In 4 Minutes Or Less

구독자 913만명

조회수 3,438,986,061회

최다 조회수 영상 3023만회 Everything Wrong with Cinema Sins In 3 Minutes Or Less

테마잘못된 점

히어로물의 카체이싱 장면을 보면서, ‘영웅 노릇 하다가 길가에 있는 사람들 더 죽이겠네!’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공감 백번 해줄 유튜버가 여기 있다. 일단 구독자가 무려 913만 명이다. 재밌단 뜻이겠다. ‘시네마 신’은 영화 속 잘못된 점을 모아 정리한다. 단, 논리적 반박, 트집 잡기라기보다는 코미디에 가깝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친구들과 수다 떨며 제기하는 아주 사소한 의문 같은 것들을 다룬다. 실제였다면 납득이 안 됐을 수 있을 만한 상황, 지나친 우연, 팩트 에러, 옥에 티, 클리셰… 이들은 이것을 영화 범죄(Cinema sins)라고 부른다. 화면에 1초도 안 잡히고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들도 놓치지 않고 신랄하고 유머러스하게 까(?)준다. 가령, <라푼젤>(2010)에서 ‘라푼젤과 마녀 엄마가 사는 성을 18년 동안 왕국의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가, 폴린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았다고?’라며 의문을 제기하는 식이다. 영상 왼쪽 위에는 범죄 수가, 오른쪽 위에는 범죄 시간이 카운트된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장면 단위로 영화를 분석하고 긴 대본을 짜는 데 이들이 들였을 시간과 노력이 쉽게 상상된다. 영어인 데다가 말까지 빨라서 언어의 장벽이 특히 높긴 하지만, 애정 고농축 영상으로 가득하기에 이 글에 함께 소개하며 자막이 달리길 바랄 뿐이다. 자매 채널 ‘TV 신’(TV Sins), ‘커머셜 신’(Commercial Sins), ‘뮤직비디오 신’(Music Video Sins)도 방문해보자.


페임 포커스

Fame Focus

Amazing Before & After Breakdown: The Day After Tommorrow

구독자 86.6만명

조회수 123,190,984회

최다 조회수 영상 2428만회 All Hollywood VFX Removed! What Movies Really Look Like

테마VFX, CG, 비하인드 신

‘이 장면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증을 해결해주면서, ‘이 장면도 CG였어?’ 충격을 주는 채널. 영화에 시각 효과가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보여주는 ‘페임 포커스’다. 그린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스튜디오에서 명연기를 보여준 배우들과, VFX 장인이 만나 탄생한 장면들을 만나보자. 디지털 도메인, 씨네사이트, 메소드 스튜디오, 라이즈 스튜디오, 덱스터 등 VFX 회사의 작업을 모아둔 ‘무비 VFX’(Movie VFX) 계정도 방문해보자. VFX 전후 비교를 한눈에 할 수 있게 장면 장면 뜯어 놓았다.


*무비타이틀

MovieTitles

Se7en (1995) title sequence

구독자 1.66만명

조회수 7,676,308회

최다 조회수 영상 75만회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 title sequence

테마타이틀, 예고편

영화 속 작은 영화, 타이틀 시퀀스를 모아둔 채널이다. 그동안 어떤 불가피한 이유로 영화 상영 시간에 늦어 오프닝을 놓쳤을 수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를 볼 때 ‘오프닝 건너뛰기’를 눌러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로 시작 부분에 등장해 영화의 첫인상을 심어주는 타이틀 시퀀스를 감독이 그냥 만들었을 리 없다. (타이틀은 중간 혹은 끝에 등장하기도 한다.) 무비 타이틀은 그런 그냥 놓치기에는 너무나 값진 타이틀 시퀀스를 모아둔 계정이다.


버라이어티

Variety

Adam Driver & Charlize Theron - Actors on Actors - Full Conversation

구독자 85.4만명

조회수 408,787,478회

최다 조회수 영상 1794만회 Ariana Grande Performs 'Somewhere Over the Rainbow' - One Love Manchester

테마인터뷰, 뉴스, 영화, TV 시리즈, 팝컬쳐, 공연 영상

많은 해외 영화 매체의 채널 중 버라이어티를 꼽아 소개하는 이유는 ‘액터스 온 액터스’(Actors on Actors) 시리즈 때문이다. 배우가 배우를 인터뷰하는 코너다. 주로 신작에 출연한 두 배우가 서로의 작품과 관련한 질문을 하는데. 질문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인터뷰어 배우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모두 배우이기에 관객으로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질문을 통해 짚어주기도, 이에 따라 답변이 더 섬세하기도 하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동안 진행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인터뷰다. 할리우드 리포터에도 비슷한 형식의 인터뷰가 있으니 같이 봐도 좋겠다. ‘라운드테이블’(Roundtable)이라는 코너다. 영화인들이 큰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서 대담하는 형식이다. 역시 너무 아쉽게도 한글 자막이 없지만, 샤론 최도 최고의 언어 공부법은 덕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누군가 자막을 달아주길 바라며, 좋아하는 배우를 길게 만나보자.


버즈피드 셀럽

BuzzFeed Celeb

Jake Gyllenhaal Plays With Puppies While Answering Fan Questions

구독자 300만명

조회수 1,057,126,767회

최다 조회수 영상 3655만회 BTS Plays With Pullies While Answering Fan Questions

테마인터뷰, 퀴즈

미국 매체 버즈피드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다. 배우를 포함한 셀러브리티의 인터뷰가 업로드되는데, 그 형식이 독특하다. 일반적인 인터뷰부터, 퀴즈 인터뷰, 이상한 트윗 리액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질문 답하기 등이 있다. 가장 신박한 건 아기 강아지, 아기 고양이와 함께하는 인터뷰다. 작고 소중한 동물들 덕에 답변이 산으로 갈지는 몰라도, 보는 사람을 괜히 웃음 짓게 한다. 또 다른 재밌는 형식의 인터뷰를 제공하는 800만 유튜브 채널도 더불어 추천한다. 미국 매체 와이어드에서 운영하는 이 채널에서는, ‘와이어드 자동완성 인터뷰’(WIRED’s Autocomplete Interviews) 영상이 가장 인기다. 스타의 이름을 구글링하면 자동완성으로 따라붙는 키워드, 즉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키워드에 관해 묻고 답하는 인터뷰다.


오믈레토

Omeleto

A homeless 7-year-old who lives on the beach makes and sells 'stick people' to get by. Jada

구독자 322만명

조회수 407,981,324회

최다 조회수 영상 2422만회 A homeless 7-year-old who lives on the beach makes and sells 'stick people' to get by. Jada

테마단편영화, 영화감상

아카데미, 선댄스, 칸 등 각종 영화제에 출품되고 상을 받은 단편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채널이다. 일종의 단편영화 배급 채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장르별, 영화제별로 영화를 나눠두고, 영상 타이틀에 로그라인을 써둬,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더라도 취향에 따라 영화를 골라볼 수 있다. 단편영화 중에서도 공포물을 모아둔 채널, ‘스크림 페스트’(ScreamFest)도 방문해보자.


한국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

춘향뎐(2000) / Chunhyang

구독자 65.8만명

조회수 232,204,094회

최다 조회수 영상 561만회 뽕(1985) / Mulberry (Ppong)

테마고전 영화, 영화감상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다. <마부>(1962), <충녀>(1972), <짝코>(1980) 등 한국영화사에 크게 영향을 미친 190여 편의 한국 고전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혹시 고전 영화 문외한이라 뭐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봉준호 감독, 달시 파켓 평론가 등 영화인의 추천작을 모아둔 탭이 있으니, 여기 있는 영화부터 도전해봐도 좋겠다.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