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혁은 <안시성>을 통해 스크린 데뷔식을 치렀다. <안시성>은 남주혁의 목소리로 문을 열고 닫는다. 남주혁이 연기하는 사물은 “관객이 이 영화 속에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 관찰자”로서 영화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인물을 한 발치 뒤에서 바라본다. 양만춘(조인성)에 견줄 만큼 영화 속에서 사물이 해내야 하는 역할이 크다. 양만춘의 옆에서 고뇌와 갈등을 거치며 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연기한 남주혁은 <안시성>에서도 성장이란 키워드를 잃지 않는다. 몇 번의 전투를 거치며 순수했던 눈빛이 별안간 혼돈과 독기로 가득 찬 순간. 관객들은 사물이란 캐릭터의, 그리고 배우 남주혁의 성장을 목격한다. 사실 <안시성>이 공개되기 전, 남주혁은 드라마 <하백의 신부>를 통해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어색한 대사 소화력이 도마 위에 오르며 배우 인생 처음으로 혹독한 비판과 비난을 마주 해야 했다. 뒤이어 선보인 작품이 <안시성>이었던 만큼, 남주혁에게도 <안시성>은 부담과 우려가 뒤섞인 작품이었을 터. 첫 주연 영화이자, 첫 액션 영화이자, 첫 사극 영화인 <안시성>은 배우 남주혁에게 온통 처음인 것뿐이었지만, 남주혁은 “민폐 끼치지 말고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 하나로 사물을 연기했다. 남주혁의 간절함이 녹아있는 덕분이었을까. 남주혁은 사물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와 함께 제39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