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해 동안 180여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했다. 그 가운데 극장 관객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영화는 고작 15편이 전부다. 10분의 1도 채 안되는 셈인데, 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검사외전>
2월 3일 개봉
손익분기점 270만 / 관객수 971만

<동주>
2월 17일
27만 / 117만
 
<귀향>
2월 24일
60만 / 359만
 
<글로리데이>
3월 24일
19만 / 19만
 
<날, 보러와요>
4월 7일
60만 / 106만
 
<곡성>
5월 12일
300만 (비공식) / 688만
 
<아가씨>
6월 1일
400만 / 430만
 
<굿바이 싱글>
6월 29일
150만 / 211만
 
<인천상륙작전>
7월 27일
470만 / 707만
 
<부산행>
7월 20일
330만 / 1156만
 
<덕혜옹주>
8월 3일
350만 / 560만
 
<터널>
8월 10일
320만 / 712만
 
<밀정>
9월 7일
500만 / 750만
 
<럭키>
10월 13일
180만 / 697만
 
<형>
11월 23일
150만 / 293만 (12월 19일 기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설날과 여름휴가 시즌에 개봉한 영화들이 두텁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거의 매달 1편씩 순익분기점을 돌파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가성비'가 가장 좋았던 영화는 무엇일까? 손익분기점 대비 극장 관객수를 따져 상위 5편을 정리해봤다.

(이건 어디까지나 극장 관객 기준 수익만 따진 거라, 위 15편에 포함되지 못한 영화라 해서 상업적으로 실패했다고 판단하긴 어려울 것이다.)


 5. 
 부산행 

감독 연상호
출연 공유, 마동석, 정유미, 김수안
개봉 7월 20일

손익분기점 330만 명
관객수 1156만 명
3.5

<부산행>은 여름영화 대전의 승자일 뿐만 아니라 2016년 최고 흥행을 기록한 영화로 남게 됐다. 한국영화로선 낯선 장르인 좀비물을 표방해 성공을 쉽게 보장하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서사를 '가족 이야기'로 풀어내 다양한 관객층의 사랑을 받았다. 좀비/재난물인 만큼 제작비가 워낙 높아(마케팅 비용 포함 115억 원) 가성비로는 5위에 그쳤지만, 수익 자체만 따진다면 어마어마한 액수다. 개봉 전부터 해외 판매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국내 관객 200만 명만으로도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었다고 한다.



  4. 
 검사외전 


감독 이일형
출연 황정민, 강동원, 이성민
개봉 2월 3일

손익분기점 270만 명
관객수 971만 명
3.6

<검사외전>은 흥행에 '대진운'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보여준 사례로 손꼽힌다. 황정민과 강동원 투톱이라는 점에서 이미 잘될 거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극장가의 대표적인 대목인 설날 시즌에 <검사외전> 독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화가 전무했다. 개봉 첫 주 18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차지한 영화는, 2월 9일 하루에만 118만 관객을 기록하고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선두를 지키면서 무서운 흥행세를 보여줬다. 허술한 전개와 다소 불편한 설정을 두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차트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3. 
 럭키 

감독 이계벽
출연
유해진, 이준, 조윤희, 임지연
개봉
10월 13일

손익분기점 180만 명
관객수 697만 명
3.9

이것이 바로 참바다의 힘!? 유해진의 배우 인생 첫 단독 주연작 <럭키>는 여름방학 시즌 이후 잠잠하던 극장가를 다시금 떠들썩하게 달궜다. 한국영화계 평균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돼 180만이 손익분기점이었는데, 이의 4배에 달하는 697만 관객을 기록한 것이다. 그 즈음 흥행작들이 일제시대(<밀정>과 <덕혜옹주>), 한국전쟁(<인천상륙작전>), 좀비(<부산행>), 재난(<터널>) 등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룬 반면, <럭키>는 가볍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였다는 게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2. 
 동주 


감독 이준익
출연 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개봉 2월 17일

손익분기점 27만 명
관객수 117만 명
4.3

“제작비 5억원짜리 영화지만, 열정은 50억원도 넘었습니다.” <동주>를 제작한 신연식 감독의 말이다. <러시안 소설>(2013), <배우는 배우다>(2013), <조류인간>(2015) 등 자신의 연출작을 직접 제작하며 저예산 영화의 노하우를 체득한 그는, <사도>(2015)의 이준익 감독의 연출로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동주>를 제작했다. 개봉 당시 <데드풀>, <주토피아>, <검사외전>, <대니쉬 걸> 등에 밀렸지만 근 3주간 박스오피스 4~5위를 오가며 117만 명이라는 유의미한 성적을 기록했다. 


  1. 
 귀향 


감독 조정래
출연
강하나, 최리, 서미지
개봉
2월 24일

손익분기점 60만 명
관객수
359만 명
6

지명도 약한 출연진, 저예산, 중소배급사 등 와이드릴리즈에 악조건을 모두 갖췄던 <귀향>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7만5270명이 모금한 12억원을 보태 가까스로 개봉에 성공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주 전에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 <데드풀>과 <주토피아>보다 적은 스크린에서 개봉했지만, 좌석점유율 42.5%를 기록하며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이후 이렇다 할 대작이 없었던 근 3주 동안 상위권을 지키면서 359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완성도 면에선 다소 아쉬웠지만, 많은 관객들은 역사의 상처를 조명하는 영화의 가치에 더 깊게 공감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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