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에서 26부작 웹드라마로 선보인 <좋좋소>는 사회초년생 조충범(남현우)의 중소기업 적응기를 그린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태의 웹드라마다. MZ세대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탄탄한 팬층을 구축한 <좋좋소> 제작진의 차기작은 <강계장>이다. 28세 늦깎이 사회복무요원 기주(김기주)가 상수도 정수사업소에 발령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공무원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리얼 풍자극 <강계장>은 지난 10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와 일요일 오전 10시 seezn(시즌)을 통해 공개 중이다.
현실 고증 전문 <좋좋소> 제작진, 이번엔 K-공무원이다
<좋좋소>는 중소기업의 현실적인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내며 웹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쓴 작품이다.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각본과 감독을 맡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29세 사회초년생 조충범의 이야기를 날 것으로 그려내 많은 팬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실제로 여행 유튜버 곽튜브의 과거 중소기업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각색되었다. 회사의 복지는 컵라면으로 소개되고, 월급은 최저임금에 맞춰서 지급된다. 사장 기분에 따라 직급이 한순간에 바뀌고, 근로계약서는 유야무야 넘어간다. 극 사실주의로 묘사되는 장면들을 보고 있자면 중소기업 경험자들은 PTSD가 올 정도. <강계장>은 다시 모인 <좋좋소> 제작진의 차기작이다. 214만 구독자를 보유한 영화 전문 유튜버 지무비(G Movie)도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좋좋소> 제작진은 중소기업에 이어 <강계장>을 통해 K-공무원의 현실을100% 고증으로 담아내며 새로운 재미를 선보인다. 특히 <좋좋소> 제작진만의 위트와 디테일은 이번 <강계장>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주위에 120% 있다! ‘떠넘기는 사람, 떠맡는 사람’
25년 차 공무원의 끝판왕 강계장(박진수)부터 친절하지만 영혼 없는 정주사(하정민)까지 <강계장>에는 다채로운 공무원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사회복무요원 기주는 상수도 정수사업소 관리팀에 발령 받아 하루아침에 시랑 정수사업소의 모든 업무를 맡게 된다. 기주의 옆자리인 정주사는 전형적인 소울리스 캐릭터다. 친절한 말투 속 영혼 없는 9급 공무원 정주사와 공무원을 욕하면서도 공무원 시험을 권하는 7급 김주사(주민찬). 그리고 정시 퇴근 후 초과근무 찍는 것이 특기인 6급 한주무(김금순)와 일 떠맡기는 것이 특기인K-공무원 끝판왕 강계장까지 시랑 정수사업소의 ‘가-족 같은 분위기’를 완성해낸다.
강계장과 한주무가 각자 탁구채와 찻잔을 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는 김주사와 정주사, 그리고 어쩌다 ‘공익 대표’가 된 김기주 요원 등 각양각색의 공무원들이 등장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웹드라마 <슬기로운 폐급생활>, <7수생 시리즈> 등 현실 반영 콘텐츠로 18만 명의 구독자를 모은 2인조 개그 유튜버 뷰티풀너드도 출연한다. 이들은 고군분투하는 기주와 다르게 솔선수범은 절대 하지 않는 사회복무요원 전경민(전경민)과 최제우(최제우)를 연기한다.
신의 아들? 실제로는 해병! 극단 소년의 배우 김기주
남들은 ‘신의 아들’이라며 부러워하는 28세 늦깎이 사회복무요원 기주 역은 배우 김기주가 캐스팅됐다. 김기주는 극단 소년 출신 배우다. 극단 소년은 한림예고 1기 졸업생인 피오(표지훈)를 비롯 총 다섯 명으로 창립된 극단이다. 2017년 영화 <눈발>로 데뷔한 김기주는 이후 극단 소년의 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2019), <올모스트메인>(2020)(2021), <플레이백>(2022)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아왔다. <플레이백>은 자신의 기억을 지우고, 다른 사람의 기억을 주입할 수 있는 기억 상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이야기다. 김기주는 기억 상점을 운영하는 미스터리한 상점 주인 플레이백 역을 맡아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강계장>은 김기주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다. <강계장>에서는 공익 캐릭터를 연기한 것과 달리 실제로 김기주는 피오와 해병대에 동반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이어가고 있다.
공무원 아니어도 공감되는 에피소드들
<강계장>은 공무원과 사회복무요원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풀어내며 어딘가에 있을 법한 직장인의 회사 생활을 그려낸다. 시랑 정수사업소에서 사회복무를 시작한 기주는 강계장의 가정용 쓰레기 버리기를 시작으로 담배 심부름은 물론 커피 심부름, 공익 근태 관리, 공익 월급 주기, 훈련 시범 보이기, 파견 근무, 그 외 모든 일을 자연스럽게(?) 떠맡는다. 이외에도 정시 퇴근했지만 초과근무 찍어서 수당은 꼬박꼬박 받아내는 이가 있고, 허례허식 보고용 사진 찍기에 여념 없는 직장인의 현실을 담아내며 공감을 더한다. 특히 공무원의 장점이자 단점인 “나도 안 잘리지만, 저 놈도 안 잘린다”가 드러나며 웃음을 자아낸다. <강계장>은 어쩐지 익숙한 사회의 실상을 리얼하게 그려내며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직장 내 에피소드까지 포함되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토종 OTT 서비스, seezn(시즌)에서 공개되는 웹드라마
공무원의 현실을 그린 리얼 풍자극 <강계장>의 확장판은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에 seezn(시즌)을 통해 공개된다. 일반판은 유튜브 채널 지무비에서 공개 중이다. 시즌은 2019년 KT가 출시한 OTT 서비스다. 지난달에는 토종 OTT 서비스인 티빙과 시즌이 통합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지난 16일, 티빙 양지을 대표는 '티빙 X 파라마운트+ 미디어데이'에서 티빙과 시즌의 통합설에 대해 "현재로썬 정해진 게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은 2022년 4월 기준, 넷플릭스(1,055만 명), 티빙(324만 명), 쿠팡플레이(321만 명), 웨이브(307만 명), 디즈니플러스(146만 명), 왓챠(123만 명), 시즌(116만 명) 순이다. 티빙과 시즌이 통합하게 될 경우, 중복 사용자를 감안하더라도 웨이브와 쿠팡플레이 등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 시즌은 지난 5월, 오리지널 콘텐츠 <소년비행> 시리즈와 6월, 웹드라마 <강계장> 등을 연달아 공개하며 가입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씨네플레이 봉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