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는 핑계고, 사실 당신을 좋아해요!" 무더위에 지친 당신에게 권하는 OTT 신작

누군가 나에게 종교를 묻는다면 ‘여름의 신 캐리어를 믿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지금 같은 찜통더위는 에어컨의 창시자 윌리엄 캐리어를 향해 없던 신앙심도 생겨나게 한다. 만약 더위 때문에 밖에 나가기를 주저하고 있다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쬐며 OTT를 보는 건 어떨까. 더위도 잊게 만들 OTT 신작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스크롤을 내려 확인해 보라.

동명 만화가 원작인 BL 드라마 <올드 패션 컵케이크>가 왓챠에서 단독 공개된다. <올드 패션 컵케이크>는 상사 노즈에와 부하직원 토가와의 설레는 오피스 로맨스를 그린다. 노즈에는 모두에게 상냥하지만 사실 승진에도, 연애에도 관심이 없다. 그런 노즈에를 짝사랑하는 토가와는 ‘안티에이징’을 구실로 디저트 카페 투어를 제안한다. 달콤한 디저트를 한 입씩 떠먹을 때마다 둘 사이에 간질간질한 감정이 피어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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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즈에와 토가와는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다가가면서 차곡차곡 감정을 쌓아간다. 그러나 전개가 느릴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들의 진솔하고 성숙한 러브 스토리는 5화로 매듭을 짓기 때문이다. 몽글몽글하면서 질질 끌지 않는 로맨스를 찾고 있다면 <올드 패션 컵케이크>로 눈을 돌려 보자.

<사진 속의 소녀>는 범죄 실화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다. 어느 날 한 여성이 도로변에서 죽어가는 채 발견된다. 남편이라 주장하는 남성이 아들과 함께 나타나지만 어딘가 수상하다. 여성의 이름은 ‘샤론 마셜.’ 장학금을 받고 조지아 공대에 입학할 정도의 수재였던 그는 폭력적인 남편의 강요하에 스트리퍼로 일하게 된다. 그런데 아무도 샤론 마셜이 어디서 왔는지, 실제 이름이 맞는지 모른다. 심지어 스스로 조차도. 샤론 마셜의 안타까운 죽음은 탐사보도 기자의 눈에 띄어 파헤쳐지기 시작한다. 기자의 끈질긴 취재 덕분에 꼬여 있던 수수께끼의 실타래가 풀리면서 끔찍한 사실이 드러난다.

<빅뱅 이론>은 시즌 12까지 제작된 전설적인 미국 시트콤이다. ‘텔레비전의 오스카’라는 에미상에 46번이나 후보로 올랐으며 그중 7번 상을 거머쥐었다. 주연 배우 짐 파슨스에게 코미디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빅뱅 이론>은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근무하는 네 명의 괴짜 과학도의 코믹한 일상을 그린다. 석·박사라는 캐릭터 설정에 걸맞게 고학력 개그가 난무한다. 주인공들이 서브컬처 덕후라는 설정 때문에 미국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초반에는 사회성이 부족해 필터링 없이 발언을 내뱉던 주인공 무리가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레이 리오타의 TV 유작이 된 <블랙 버드>는 회고록에 기반한 범죄 드라마다. 지미 킨은 마약 밀매로 가석방 없는 10년 형을 선고받는다. 형기를 시작한 그에게 놀라운 제안이 들어온다. 연쇄 살인마 래리 홀에게서 시체를 유기한 장소를 알아낸다면 자유를 주겠다는 것! 결국 지미 킨은 무기수가 모인 중구금교도소로 옮겨 래리 홀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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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버드>는 범죄 행각보다는 두 재소자의 기이한 관계와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잔혹함과 폭력성이 여타 범죄 시리즈보다 옅다. 단 한 구의 시체만 발견됐지만 FBI는 래리 홀이 훨씬 더 많은 사람을 죽였을 것이라 단정한다. FBI가 추측하는 피해자의 숫자도 14명에서 40명까지 늘어난다. 그러나 래리 홀은 “꿈속에서 여성을 죽인다”라며 혐의를 부인한다. 하이톤의 목소리와 덥수룩한 수염, 그리고 아이 같은 웃음은 통상적인 연쇄살인마의 이미지와 달라 정말 그가 수십 명의 여성을 죽였는지 긴가민가하게 만든다. 그에게서 자백을 이끌어내야만 하는 지미 킨 역시 혼란을 느끼면서 예측불가한 스토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유령인데 어쩌라고>는 초자연적 설정이 가미된 하이틴 코미디다. 그동안 눈에 띄지 않게 학교생활을 하던 고등학교 졸업반 소녀 ‘에리카 부’. 과거의 모습은 벗어던지고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화려한 밤을 보낸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일까. 다음 날 아침, 유령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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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 콘도어가 <내가 사랑한 모든 남자들에게>의 라라 진을 이어 다시 한번 고등학생 역할을 맡았다. 얼핏 비슷한 캐릭터 같지만, 라나 콘도어는 “못되고 형편없는 최악의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제목의 ‘어쩌라고’가 이런 성격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려울 것 없어 보이는 성격의 소유자가 왜 학교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했는지, 그리고 고삐 풀린 그가 보여줄 거침없는 행보가 기대된다.

치명적인 저주로부터 자식을 구하려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대만 공포 영화다. 금기와 비밀은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다. 사이비 종교 추종자 가족과 관련된 대만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은 <주> 역시 죽음과 미지의 힘에 대한 두려움을 담았다. <주>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어머니와 자식 간의 유대를 넣었다. 아시아 호러 영화는 그저 공포심을 자극하는데 그치지 않고 감동과 힐링을 선사한다는 커멍룽 감독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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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57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2022년 대만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 속편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지구상의 모든 호러 팬이 밤잠을 설치게 되는 영화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 당신이 공포 영화 팬이라면 커멍룽 감독의 도전장을 받아들여 오늘 밤 <주>를 시청해 보기를 바란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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