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지난해 대한민국 반도 전체를 춤바람으로 뒤덮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Mnet에서 방영된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이하 스우파) 다. <스우파>는 무대의 조연으로만 등장하던 댄서들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댄스의 전문성을 재조명하였다. 또, 허니제이, 노제, 모니카, 아이키, 가비 등의 스타를 새로 양성하기도 했다. 인기에 힘입어 JTBC의 <쇼다운>, Mnet의 <뚝딱이의 역습>, <비 엠비셔스> 등의 댄스 프로그램도 파생되어 나왔다.

이제 곧 <스우파>의 남자 버전인 <스트리트 맨 파이터>가 Mnet에서 방영을 앞두고 있다. 방영 전부터 네티즌 사이에서 큰 반응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양상을 보아하니, <스맨파>의 파급력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에 불어닥칠 댄스 열풍을 대비하여, 흐르는 비트에 리듬 타고 싶을 때, 몸치인 나도 대리만족할 수 있을 만한 영화 두 편 <비트를 느껴 봐>와 <워크 잇>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비트를 느껴 봐>

넷플릭스

야망은 넘치지만 인성은 없는 매력적인 (?) 주인공

영화 <리듬을 느껴 봐> 속 주인공 에이프릴은 넘치는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엄청난 야망가 댄서다. 일생일대의 중요한 오디션 날, 그런 그에게 닥친 위기.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뉴욕에서 한 할머니와 택시를 두고 대치를 하게 된 것. 할머니라고 봐줄 쏘냐. 에이프릴은 아무런 죄책감 따위 없이 할머니를 빗속에 남겨둔 채 택시를 타고 공연장으로 떠나 버린다. 오디션장에 도착하여 공연도 잘 마무리했지만, 그에게 찾아온 두 번째 위기 상황! 바로 아까 한 택시를 두고 대치 상황을 펼치던 할머니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브로드웨이의 유명 제작자 ‘짐머’라는 이름으로.

슬픈 예감은 늘 틀리지 않고, 불행은 항상 겹쳐서 찾아온다는 것을 에이프릴은 알았을까? ‘짐머’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빌고 빌던 와중에 그만 실수로 무대에서 ‘짐머’ 씨를 떨어뜨리고 만다. ‘짐머’ 씨를 밀어버린 (?) 영상은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게 되고, 그렇게 브로드웨이의 스타로 발돋움하려던 에이프릴은 화려한 뉴욕에서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시골로 급속도로 쫓겨나게 된다. 쫓겨난 그곳에서 우연히 어릴 적 자신을 가르쳐주던 스승님을 만나게 되면서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성이 약간 모자란 주인공 답게 옛 스승님의 댄스 학원에 놀러 오라는 말에도 거짓말로 둘러대더니 실패.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방문해 꼬마 아이들의 질문 세례에 답하며, 세상의 쓴맛을 한껏 보여준다. 하지만 이게 웬걸? 스승님이 건네 준 키즈 댄스 아카데미 전국 대회 전단지를 보니, 최종 심사 위원이 브로드웨이의 아이콘 웰리 윙! 에이프릴이 뉴욕에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줄 엄청난 제작자인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그는 오합지졸 키즈 댄스 팀을 데리고 어마무시한 특훈에 돌입한다.

아이와 어른의 교감

여타 다른 댄스 영화들과는 달리 <비트를 느껴 봐>는 키즈 댄스 스쿨의 아이들과 주인공 에이프릴, 또 에이프릴의 스승님의 모습을 통해 아이와 어른들의 교감을 보여준다. 주인공 에이프릴 또한 대회 준비를 통해 성장하지만,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 장애가 있는 아이,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 등 각각의 사정을 가진 그들이 춤으로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개개인의 사정에 초점을 너무 가까이 맞추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시킨 방식도 마음에 든다. 아이들의 자라나는 마음만큼이나 늘어나는 춤 실력이 킬링 포인트다. 장르를 굳이 꼽자면 댄스보다는 성장 영화에 조금 더 가까운 이 영화는 많은 분들의 마음 속에 따뜻한 울림의 춤으로 다가갈 것이다.


<워크 잇>

넷플릭스

언더독의 반란

<워크잇>의 주인공 ‘퀸 애커먼’은 <리듬을 느껴 봐>의 주인공과는 다르게 춤에는 딱히 관심도 열정도 없다. 그의 목적은 오로지 단 하나. 듀크대 입학이다. 하지만 듀크대 입시 면접을 보던 중, 면접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본인이 고등학교 댄스 동아리의 댄서라고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면접관은 퀸에게 속은 건지, 아니면 거짓말을 확인하고 싶은 건지 합격자 발표 전에 열리는 ‘워크 잇’ 댄스 대회에서 당신의 무대를 보고 싶다고 말하고, 그렇게 ‘퀸’의 목표는 엉뚱하게 ‘워크 잇’ 댄스 대회 출전이 되어버린다.

춤의 ‘ㅊ’자도 모르는 ‘퀸’은 자신의 친구인 재스민을 필두로 자신과 함께 팀을 꾸릴 멤버들을 찾아 나선다. 보통 다른 영화 속에선 무림고수가 자신과 함께 할 멤버를 찾는 반면, 이 영화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주인공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이 장면이 참 재미있다. 특이한 동작으로 개인방송을 하는 친구, 거리에서 불법 테이프를 파는 DJ 등 어찌어찌 조합해낸 ‘퀸’의 댄스팀은 댄스대회에서 무려 3년 연속 우승했지만, 현재 부상으로 춤을 추지 못하고 있는 ‘제이크 테일러’를 찾아간다.

음악 장인과 로맨스 코미디 제작진들의 만들어낸 가슴 설레는 댄스 무비

이 작품의 프로듀서는 인기 가수 알리샤 키스가 맡아 제작 전부터 화제를 이끈 작품이다. 사브리나 카펜터, 키넌 론즈데일, 조던 피셔 등은 가수로도 활동하는 배우이기에 무리없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 넷플릭스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대표 주자인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와 <키싱부스> 제작진이 참여해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화려한 댄스만큼이나 스토리 또한 귀엽고 탄탄하다. 특히 주인공 ‘퀸’과 ‘제이크’가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면서 거리에서 추는 댄스와 입맞춤 장면은 정말이지 딱! 하이틴스럽고 로맨틱하다. 로맨틱한 장면은 아니지만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제작진이 연출했다는 게 티나는 점. 바로 영화 후반부 댄스 대회 장면에 태권도 장면과 K-POP인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가 흘러나온다는 점이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주인공이 한국계라 K-POP과 같은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다.

오늘은 ‘춤’이라는 참으로 매력적인 장르가 녹아 있는 영화 두 편에 대해 소개해 보았다. 두 영화 모두 화려한 퍼포먼스와 매력적인 예술 장르인 ‘춤’의 멋을 한껏 담아냈기에 춤추고 싶은 사람에게, 또 몸치인 나 대신 춤춰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개연성 있는 따뜻한 서사까지 담겨있는 작품이기에 굳이 ‘댄스’ 영화를 찾지 않는 사람에게도 좋은 영화로 기억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