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은 <맥스무비> 기자
썩은 권력의 심장부를 둘러보는 관광 영화
평점 ★★★☆
조인성의 친절한 내레이션을 가이드 삼아, 정우성의 ‘음주가무’를 볼거리 삼아 썩은 권력의 심장부를 둘러보는 관광 영화. 돌아온 조인성은 영화 장악력을 확실히 깨쳤고, 정우성은 한발 물러나서도 빛난다. 주조연 막론하고 모든 배우들이 판을 촘촘히 채웠다. 다만, 조롱과 풍자의 경계가 모호하고, 쓰레기 더미를 파헤칠 땐 신나하던 영화가 진짜 할 말을 해야 할 땐 맥이 풀린다.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기자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평점 ★★★★
풍자를 등에 업은 지능적인 권력 저격 영화. ‘해학’을 바탕에 깔고 ‘냉소’를 손에 쥔 후, 재치 있게 사회악을 조롱한다. 가벼움에 대한 의구심은 현실 정치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로 방어해낸다. 시간을 재배치하고, 실제 뉴스 영상을 서사의 하나로 포개내는 연출 역시 능수능란. 감독이 깔아준 멍석 위에 올라 탄 조인성-정우성의 호흡을 지켜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더 울프 오브 검찰청
평점 ★★★☆
현재 시국과 지나칠 정도로 맞아 떨어지는, 음모론적 권력의 시선으로 재편된 한국 현대사. 결코 우화가 아니며, 역사적 현실에 대해 언급한다. 다소 무리 아닌가 싶지만, 2010년대까지 밀고 들어오는 건 이 영화의 과감한 측면. 음모와 배신과 폭력이 난무하는 이야기지만, 그 톤은 경쾌하고 스타일은 화려하다. 한재림 감독의 연출은 때론 아슬아슬할 때가 있지만, 김우형 촬영감독의 카메라가 채워준다. 마지막에 던지는 질문은, 의외로 심각하고 묵직하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한국 현대사의 악의 발생과 전개
평점 ★★★★
부패한 검사를 통해 돌아보는 한국 현대사의 해부도. 욕망에 따른 출세와 파국에 이르는 메커니즘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악의 발생과 전개의 과정을 따져본다. 내레이션 전개, 역대 정권의 뉴스화면, 빠른 호흡으로 영화의 모든 장면이 하이라이트가 되는 구성. 판을 뒤집는 쾌감이 줄어든 대신, 지금의 탄핵 정국과 꼭 닮은 영화가 주는 씁쓸함이 입안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