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민
감독 박인제 출연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이화정 <씨네21> 기자
나쁜 놈, 덜 나쁜 놈, 더 나쁜 놈
★★★☆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정치판의 생리를, 긴박한 선거전에 압축한다. 변종구의 일그러진 야망과, 그에 상응하는 군상들의 각축전이 코믹함과 씁쓸함을 동시에 안겨준다. 난장의 상황 속, 과장하지 않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의 앙상블이 주는 집중도가 크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정치인이라는 이상하고 흥미로운 생물
★★★
대선을 앞둔 타이밍, 정치와 권력이라는 소재,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섞으면 예상 가능한 그림이 있다. 대체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특별시민>의 성취이자 한계다. 캐릭터 드라마로 보면 말이 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끌리고, 정치-선거의 장르영화로 보면 지나치게 도식적이고 안전한 길을 답습한다. 권력을 향한 캐릭터들의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게 강점인 반면 전체적인 톤이 불균질 하다는 게 어정쩡하다. 아쉽다. 아쉽다는 건 좋았던 부분도 확실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기획영화의 한계와 감독의 고집, 그 중간 어딘가를 떠도는 영화.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정치의 민낯
★★★
전혀 예상치 못했겠지만, 현재 갑작스레 찾아온 대선 정국에 안성맞춤이 되어버렸다. 처음엔 리얼리즘에 입각한 드라마처럼 시작하지만 중반 이후 범죄 스릴러 장르로 접어든다. 그 과정에 다소 갑작스럽긴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그 틈새를 봉합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조금은 아쉬운 정치인 욕망 탐구 보고서
★★★
권력을 향한 열망을 먹고 자란 괴물들이 사는 정치라는 정글. 그중에서도 “똥물에서 진주 꺼내는” 선거판을 무대로 고른 전략을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현실 정치를 향한 고발과 각성이 최우선의 목적인 영화는 아니다. 적나라한 현실 반영의 결과물이라기보다 영화 스스로 창조해낸 정치인 캐릭터의 면면을 관찰하는 세밀한 인물탐구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변종구의 약점이 그의 발목을 잡는 후반으로 갈수록 각 캐릭터의 개성이 함몰되고, 예상 가능한 전개로 흐른다는 점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충분히 더 좋은 정치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감독 문현성 출연 이선균, 안재홍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하이브리드 케미 사극
★★★
‘왕’ 이선균과 ‘신하’ 안재홍의 케미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만큼 잔재미가 있지만, 그렇게 빵빵 터지지는 않는다. 대신 의외로 스펙터클과 스케일이 좋다. 어드벤처, 코미디, 액션, 추리극 등 다양한 장르 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사극. 조금 덜컹거릴 때도 있지만, 그런대로 아귀는 맞는다.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기자
펀치보다는 잽
★★★
추리물 특유의 긴장감과 쾌감은 2% 부족하다. 그러나 이선균-안재홍 콤비의 호흡이 빚어내는 유머가 극의 활력을 지탱한다. 강력한 한방의 펀치보다는 잽 위주의 웃음 연타가 두드러진다. 웃음 타율이 아주 높다고 할 수는 없으나, 지루하지 않은 오락영화로서 부담 없이 즐길만하다.


나는 부정한다
감독 믹 잭슨 출연 레이첼 와이즈, 티모시 스폴, 톰 윌킨슨

송경원 <씨네21> 기자
남의 일이 아니다
★★★
홀로코스트를 덮고 왜곡하려는 자와 진실을 증명하려는 역사학자의 법정 다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데이비드 어빙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영국법정의 룰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피해를 당한 사실을 증명하라고 강요한다. 이런 프레임이 설정되는 순간부터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이 이기고 지는 게임으로 변모한다. 응당 추모와 애도를 받아야 할 이들이 증명의 대상이 되는 일 자체가 고통이지만 그래도 고갤 돌려선 안 된다. 영화가 진정 부정하고자 하고자 하는 건 대중의 피로감과 무관심이다. “거짓을 말하고도 책임을 피할 순 없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진실은 이긴다
★★★
역사에 법리적 판결을 내려야 했던 실제 재판을 극으로 옮긴 만큼 감상적 접근을 배제해고 철저하게 이성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그러면서 결국 이 영화가 말하는 건, 지난한 과정과 더딘 시간을 거쳐야 할지라도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명제다. 바꿔 말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에 지지 않도록 지켜야 하는 게 진실이기도 하다. 중간중간 재판 내용이 법정 기록과 언론인의 수첩 등에 기록되는 모습을 비추는 카메라는 ‘역사는 어떻게 기록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을 차분히 환기시킨다.


런던 프라이드
감독 매튜 워처스 출연 빌 나이, 이멜다 스턴톤, 벤 슈네처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이것이 진짜 연대다
★★★☆
“게이와 레즈비언은 광부를 지지합니다.” 1984년 영국 마거릿 대처 집권 당시, 런던의 성 소수자 활동가들은 광산 노동자 파업을 지지했다. 처음에는 도움을 거부하던 파업 광부들이 점차 이들과 연대하는 과정을 개성 뚜렷한 캐릭터와 유쾌한 연출로 풀어나간다. 주목할 만한 것은 파업 광부와 성 소수자들의 연대에 핵심 역할을 하는 인물이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30년 전 빵(생존)과 장미(존엄)를 외친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차별의 시대를 겪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4년 6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퀴어 종려상을 수상했다.


스머프: 비밀의 숲
감독 켈리 애스버리 출연 맨디 파틴킨, 데미 로바토, 레인 윌슨

송경원 <씨네21> 기자
실사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
스머프 마을엔 차별이 없고 여성도 없다. 스머프에게 이름이란 공동체에서의 역할이다. 그림을 그리면 화가 스머프, 빵을 만들면 제빵사 스머프가 된다. 그럼 스머패티는 무슨 뜻일까. 스머프의 본래 설정에서 출발한 질문은 숨겨진 비밀을 밝히는 과정을 거쳐 희생, 사랑, 자아찾기 등 보편타당한 메시지로 나아가는 이야기. 신나는 모험 끝에 울컥한다. 스머패티가 감동적인 이야기의 중심이라면 비밀의 숲의 존재들은 눈이 즐거운 모험의 핵심이다. 동화적인 상상력과 애니메이션의 표현력의 절묘한 결합. 감동과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
감독 홍주연, 홍현정 출연 하정우(내레이션), 윤안나, 안은새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서서평,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기억해야 할 이름
★★★
100여 년 전, 일제 강점기 조선에서 활동한 미국 선교사 서서평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기록과 자료, 재연과 인터뷰를 촘촘히 엮어 오랫동안 잊힌 인물을 조명한다. 나환자, 버려진 아이들, 멸시와 천대받는 조선 여성들의 어머니였던 한 외국인의 삶이 ‘섬김’ 그 자체였다는 사실 앞에 숙연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기독교 영화이면서 소외와 차별을 이겨낸 한 인간의 드라마, 뿌리 깊은 한국 여성 문제까지 폭넓게 접근할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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