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있기 이전, 김민희를 연기파 배우로 발돋움하게 한 작품입니다. 사라진 약혼녀 선영(김민희)을 찾아 헤매는 문호(이선균)의 여정을 그립니다. 다만 문호는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원작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오리지널 캐릭터입니다. 원작의 주인공 혼마 형사 대신 약혼자 문호가 배치되고, 원작에서 사람들의 입을 통해 그 존재를 알 수 있었던 쇼코 대신 실물 선영이 등장하면서 영화 속 인물들의 정서적 당혹감이 마치 ‘나’의 생생한 감정인 듯 느껴졌습니다. 정서가 플롯을 압도한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미스터리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 최근 사례들 중에서도 선방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