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분위기의 범죄 스릴러 누아르 영화. 액션신이 많아서일까요? 남자 배우 위주로 이루어진 작품들이 많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여성 누아르는 희귀한 소재인데요. 이 희귀한 영화, 여성 누아르 영화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국내/해외 어떤 작품이 있는지 지금 확인해보시죠.


국내

차이나타운 (2014)
감독 한준희 ∥ 출연 김혜수, 김고은
전통적인 누아르 서사에 여성 배우가 등장합니다. 김혜수와 김고은의 멋짐이 돋보이는 <차이나타운>입니다. 어릴 적 지하철 사물함 10번에 버려져 있던 일영(김고은)은 사채업자 조직의 보스인 엄마(김혜수) 손에 자란 인물입니다. 사채를 돌려받는 일을 하는 일영이 석현(박보검)을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김혜수는 영화에 대해 “여성이 주체가 되고 여성의 캐릭터를 색다르게 표현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었죠. 물론 생각보다 적은 액션신과 의미없는 로맨스 서사가 아쉬웠지만 바늘구멍 찾기보다 더 어려운 여성 누아르 영화라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이 (2002)
감독 류승완 출연 전도연 이혜영 정재영
류승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 <피도 눈물도 없이>는 범죄 영화입니다. 독불(정재영)이 중심이 되는 영화지만, 전도연과 이혜영 두 명의 주연배우가 나왔다는 점에서 꼽아봤습니다. 보기 드문 여성 범죄영화인 만큼 전도연과 이혜영에 구타당하는(?) 정재영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스틸컷만 봐도 두 배우의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옵니다. 특히 숨만 쉬어도 멋있는 이혜영의 아우라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수진(전도연), 경선(이혜영) 두 여자의 머리채 잡는 맨몸 액션과 더불어 강렬한 신들이 나오는데요. 전도연에 의해 머리채가 잡힌 정재영이 “나도 머리 잡혔을 때 악 하는 게 연기가 아니었다. 진짜 아팠다”고 웃픈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악녀 (2017)
감독 정병길 ∥ 출연 김옥빈 김서형
6월 8일 개봉예정인 <악녀>입니다. 지난달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을 정도로 모두의 관심사를 모으고 있는 화제작입니다. 특히 오프닝의 김옥빈 액션신은 굉장합니다. 극 중 90% 정도는 실제로 김옥빈이 연기한 것이라고 하니 직접 극장에서 확인해보시길 (강력)추천합니다.

국가 비밀조직 간부 권숙 역 김서형의 눈빛은 영화의 무게감을 실어줄 정도로 완벽합니다. 물론 액션인지 로맨스인지 코믹인지 갈피를 못잡는 서사가 아쉽긴 한데요.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김옥빈이 액션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그 외에도 장현상 감독의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이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연으로 캐스팅된 조수향 배우의 액션 연기 기대됩니다.


해외

보디 히트 (1981)
감독 로렌스 캐스단  출연 캐서린 터너, 윌리엄 허트
영화 속 매티(캐서린 터너)는 라신(윌리엄 허트)을 유혹해 남편을 죽입니다. 남편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서인데요. 폭탄 전문가에게 의뢰하고 시체를 폭파시키는 등 파격적인 신도 등장합니다. 수동적인 팜므파탈의 모습은 사라지고 여성 스스로 범죄를 기획하고 저지르고 말하는 존재로 보이는 게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킬 빌 (1부-2003, 2부-2004)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 출연 우마 서먼, 루시 리우
<킬빌> 하면 노란 트레이닝복을 입은 우마 서먼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그녀의 칼 휘두름 하나면 무채 썰듯이 쓰러지는 액션신이 에디터는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영화 제목처럼 브라이드(우마 서먼)가 암살단의 보스 빌을 죽이려는 과정을 따라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영화에서 액션신을 이끌어가는 건 브라이드, 오렌, 버니타, 고고 등 모두 여성입니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는 “여자에게 힘을 부여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고 하네요. 또 <킬 빌>은 CG를 최소화한 생생한 액션을 선보인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브라이드가 오렌 이시이(루시 리우)의 아지트에 있을 때의 결투 장면은 무려 8주 동안 촬영했다고 합니다.


누아르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

번외로 준비했습니다. 기존 남성 중심적인 누아르 영화 속에서도 매력을 뽐내던 그녀들! 누가 있을까요?

암살 (2015) ∥ 안옥윤(전지현)
일본 육군 소장 카와구치 장군을 암살하려는 독립군 안옥윤 역 전지현입니다. 실존하는 남자현 지사를 모델로 둔 캐릭터인데요. 극 중 옥윤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총격전을 벌이는 신은 <암살> 최고의 명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전지현도 이 장면을 가장 좋아했다고 하네요.


타짜 (2006) ∥ 정 마담(김혜수)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 <타짜>의 정 마담은 도도하면서도 알 수 없는 매력을 풍겼는데요.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비롯한 여러 명대사를 남긴 김혜수는 정 마담 그 자체였습니다. 정 마담이 담배를 피울 때마다 에디터는 무릎이라도 꿇고 싶어졌습니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1981) ∥ 제시카 랭
1981년에 제작된 영화인데요, 스토리가 무시무시합니다. 서로 사랑에 빠진 코라(제시카 랭)와 프랭크(잭 니콜슨)는 코라의 남편을 살해합니다. 영화 속 제시카 랭은 잭 니콜슨과 완벽한 연기 호흡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팜므파탈적인 연기의 매력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국내에서도 개봉 당시 흥행 1위를 기록했을 만큼 인기가 많았던 작품입니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감독님들, 빨리 여성 누아르 찍어주세요.

지금까지 여성 누아르 영화 및 매력적인 누아르 캐릭터들을 살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영화에서 로맨스와 모성애 코드가 그만 등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작품 수가 적어서 부족함만 보이는 것이겠지요. 이런저런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여성이 주도적인 누아르 영화 비중이 적기에 이러한 소수 작품들마저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에디터 개인적으로는 윤여정 김서형 전지현 김혜수 캐스팅으로 꽉찬 누아르 꼭 한 번 보고 싶네요.) 이 외에도 여성 누아르 영화를 알고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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