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생일을 맞이한 배우는~!
바로 우리들의 빌보, 마틴 프리먼입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며 영국 대표 배우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마틴 프리먼, 생일맞이 축하로 그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볼까요?

- 블랙 팬서
-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채드윅 보스만
개봉 2018 미국
아서 덴트, 왓슨, 그리고 빌보
마틴 프리먼의 출세작이라면? 팬들의 절반은 <셜록>, 나머지 절반은 <호빗>을 외치실 겁니다. 하지만 영국 내에서 그는 2001년 방영된 <더 오피스>로 먼저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제목이 익숙하죠? 미국에서도 리메이크됐던 스티브 카렐 주연의 <더 오피스>의 원작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마틴 프리먼은 팀 캔터버리 역으로 출연합니다. 미국판에 비교하자면 '제임스 핼퍼트'에 해당되는 인물입니다. 1997년부터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한 결과 당시 만 30살의 나이로 비중 있는 배역을 얻게 된 것이죠.
그렇게 2003년까지 <더 오피스>로 활약한 다음, <러브 액츄얼리>에 출연합니다. 여기서 "엥? 거기에 마틴 프리먼이 나왔다고요?"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마틴 프리먼이 남자 배우로 출연한 '베드씬 대역 배우' 에피소드는 노출도 많고 노골적인 영상 탓에 2003년 한국에서 개봉될 당시 통편집을 당했거든요.

- 러브 액츄얼리
-
감독 리차드 커티스
출연 앨런 릭먼, 빌 나이, 콜린 퍼스, 엠마 톰슨, 휴 그랜트, 로라 리니, 리암 니슨, 마틴 맥커친, 키이라 나이틀리
개봉 2003 영국, 미국
이후 드라마, TV 영화 등에 출연하다가 다음 작품으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이하 히치하이커)를 선택합니다.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된 첫 작품이죠. 주인공 아서 덴트 역을 맡아 지구에서 가장 불행한 남자(...)의 빙구미를 한껏 드러내 주목받습니다. 물론 영화 자체가 국내에서 비주류인 SF 코미디라 그때까지도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였었죠.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감독 가스 제닝스
출연 샘 록웰, 모스 데프, 주이 디샤넬, 마틴 프리먼, 빌 베일리, 워윅 데이비스, 안나 챈셀러, 앨런 릭먼
개봉 2005 미국, 영국
이후 <굿 나잇>, <컨페티>, <브레이킹 앤 엔터링>, <올 투게더> 등의 영화에서 주조연으로 출연하고, BBC 제작 TV 영화 <야경>에서는 렘브란트 역으로 출연해 연기의 스펙트럼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0년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공동 출연한 <셜록> 시즌 1이 방영되면서 스타로 거듭나죠.
<셜록>은 국내에서도 영국 드라마(영드)의 입덕작으로 꼽힐 만큼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모았습니다. 스스로 '고성능 소시오패스'라 말하는, 굉장히 괴짜 같은 셜록 옆에서 마틴 프리먼의 왓슨은 그를 제어해주고 때로는 갈등도 빚으며 성장시키는 모습을 충실하게 보여줬습니다.

- 셜록 시즌4
-
연출 수 버추, 베릴 버추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틴 프리먼, 토비 존스, 우나 스텁스, 루퍼트 그레이브즈, 루 브릴리, 마크 게티스, 앤드류 스캇, 아만다 애빙턴
방송 2017, 영국 BBC one
그리고 <호빗> 삼부작의 빌보 역으로 제안을 받게 됩니다. 마틴은 처음에 빌보 역을 한 번 고사했는데요. <셜록>과 <호빗>의 촬영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얘기를 들은 피터 잭슨은 <셜록> 촬영 기간 동안 영화 촬영을 중단하겠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틴은 <호빗> 삼부작에 출연하게 됐고 "이 역을 위해 태어난 배우"라고 생각한 피터 잭슨의 믿음처럼 빌보가 돼 영화와 드라마 모두 섭렵한 '영국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합니다.

- 호빗 : 뜻밖의 여정
-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처드 아미티지
개봉 2012 미국, 뉴질랜드
마틴에 관한 소소한 사실
마틴 프리먼은 사실 썩 좋은 유년기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4남 1녀의 막내인데요, 그의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했기 때문이죠. 이후 마틴은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는데요, 10살이 됐을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의붓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는데요, 이후에도 고질적인 천식과 페르테스 병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에 고생했다네요. 치료를 위해 엉덩이 쪽에 큰 수술을 받기도 했고요. 그래서 팬들은 마틴의 작은 키나 다소 어리숙한 걸음걸이가 이런 수술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마틴의 형제 중 팀 프리먼은 1986년부터 1996년까지 활동한 '프레이저 코러스'의 리드 보컬이었습니다. 제이미 프리먼은 '더 제이미 프리먼 어그리먼트'로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구요. 마틴 역시 어릴 적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아 '모타운' 레이블의 음반을 모으고 있다네요. 실제로 모타운과 함께 컴필레이션 앨범도 제작했고요.
<셜록>에 함께 출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함께 '덕후 팬덤' 영화에 자추 출연했습니다. <호빗> 삼부작에서 마틴은 빌보를, 베니는 스마우그 역으로 출연해 톨키니스트와 셜로키언을 모두 사로잡는 영광을 얻었죠. 지금은 마블 영화에서 에버렛 K. 로스와 닥터 스트레인지로 나옵니다. 아직 영화에서 마주친 적은 없지만요. 또 마틴은 <히치하이커>로, 베니는 <스타트렉 다크니스>로 각각 SF 팬덤 사이에서도 최고의 아이콘이 된 바 있습니다. 두 배우가 <호빗>과 마블 영화로 바쁜 탓에 시즌 4가 나올 때까지 3년이나 기다려야 했지만요.
<셜록> 시청자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마틴 프리먼은 메리 모스턴 역으로 출연한 아만다 애빙턴과 십 여년 동안 사실혼 관계였었죠. 하지만 시즌 4가 방영되기 직전, 마틴 프리먼은 아만다와 헤어진 사실을 밝혔습니다. 촬영에 들어갈 때도 이미 헤어진 상태였다고 하니, 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는 묘한 것 같습니다.
사이먼 페그와 절친한 사이라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꾸준한 작품 활동 중에도 분량이 많지 않은 단역에 출연한 걸 보면 참으로 빛나는 우정이네요. 두 편에 이어 '피와 아이스크림 삼부작'의 마지막 편 <세상의 끝>에선 마침내 주연으로 출연하죠.
빌 나이와 함께 출연한 영화도 <러브 액추얼리>, <새벽의 황당한 저주>, <히치하이커>, <뜨거운 녀석들>, <와일드 타겟>, <세상의 끝> 등등 많습니다(정작 한 화면에 같이 나온 적은 드물지만요). 특히 두 사람은 톨킨의 작품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데요, 빌 나이가 BBC 라디오 <반지의 제왕>에서 샘 갬빗 역으로 이안 홀름의 프로도와 함께 호흡을 맞췄었죠. 그리고 마틴은 영화 <반지의 제왕> 삼부작에서 이안 홀름이 연기한 빌보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고요.
할리우드 왓슨과 영국 왓슨이 만난 것도 알고 계시나요? <셜록 홈즈>에서 왓슨을 연기한 주드 로와 <셜록>의 왓슨 마틴 프리먼은 <브레이킹 엔 엔터링>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히치하이커>에선 BBC 드라마의 아서 덴트 역을 맡았던 사이먼 존스가 카메오 출연해 마틴 프리먼과 만나기도 했고요.
마틴 프리먼은 '셜록 홈즈'의 왓슨이자 '반지의 제왕' 세계관에 출연한 몇 안되는 배우입니다. 딱 네 명뿐인데요, 다른 세명은 존 라이스 데이비스와 안드레 모렐 , 마이클 홀든입니다. 하지만 이 세 배우는 라디오 방송이나 애니메이션까지 포함한 것이고요, '실사'로 한정한다면 마틴 프리먼이 유일한 배우라고 하네요.
정말 사소한 몇몇 사실들을 모아볼까요? 마틴 프리먼과 모건 프리먼은 같은 성을 쓰는데다가 왼손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네요(이거야말로 알쓸신잡). 또 마틴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전을 안 배워서 <셜록>에서 셜록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합니다. 이후 <파고>의 배역을 위해 운전을 배웠다고 하네요. 그리고 채식주의자(생선은 먹는답니다)여서 <셜록>에서도 왓슨이 먹는 음식에 고기가 없었습니다. 이를 보고 왓슨이 채식주의자임을 추정한 팬들도 있었다네요.
2014년엔 BBC의 '가자 지구' 구호 영상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유대계 종사자가 많은 할리우드에선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분위기도 일었는데요, 이스라엘을 비난했던 배우나 가수들은 모두 악플이나 루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런 상황을 목격한 후에도 마틴 프리먼은 구호 모금 영상에 출연한 건데요, 실제로 그는 11살 때 조지 오웰 <동물농장>을 읽고 그의 전작을 살펴보면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네요.
순해보이는 인상이지만 거친 장난과 농담을 좋아하기로 유명합니다. <호빗> 메이킹 필름을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중지를 펴는(...) 모습을 볼 수 있죠. 때로는 공식석상에서도 거침없는 '인사'를 날려주곤 합니다.
과거 <엘레멘트리>에 조앤 왓슨으로 출연하는 루시 리우에 대해 "개성 있지만 못생겼다. 제작진이 (내 왓슨을 이길 수 없으니) 루시 리우라도 쓴 거죠"라고 비하한 발언이나 "엘프의 컵에 약을 타서 쓰러뜨리면 되지 않냐"는 데이트 약물에 대한 발언 등 '농담'의 수위도 무척 높습니다. 그래서 마틴 프리먼의 캐릭터에 입덕했다가 마틴 프리먼 때문에 탈덕했다는 팬들도 많았죠. 이제 나이도 한 살 드셨고, 본인도 그런 발언을 자제하겠다 했으니 더 이상의 논란은 없길 바랍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