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벤 애플렉, 갤 가돗, 에즈라 밀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DC의 선방
★★★
아무래도 다양한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모이니, 과거엔 거대한 스케일 중심이었다면, <저스티스 리그>의 액션은 그 디테일이 더 좋아졌다. 거대한 악의 존재에 맞서는 ‘팀’의 활약이라는 점에서 <어벤져스>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그 배경이 도시가 아니고 ‘부활’이라는 종교적 모티브를 지닌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나름 선방한 리그의 출범.
    
송경원 <씨네21> 기자
궤도에 오른 세팅. 히어로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역시 히어로.
★★★
2시간 동안 새 캐릭터 소개, 적 등장, 갈등 봉합, 마무리까지 차근차근 소화한다.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플래시, 사이보그 각자의 배경과 정체성을 족집게 핵심 정리하듯 빠르게 요약, 주입한다. 내러티브가 울퉁불퉁하지만 나름 욕심을 내려놓고 안정화된 느낌. 팀을 소개하기 위해 존재감 없는 악당부터 깊이까지 모든 걸 희생시켰지만 다른 건 제쳐두고 히어로들만큼은 확실히 보인다. 그야말로 블록버스터의 기본에 충실한 교과서적인 재미. 잭 스나이더의 색이 상당히 씻겨 내려갔다는 게(여전하긴 하지만) 누군가에는 다행스럽게, 누군가에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도.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마블도 아닌 것이, DC도 아닌 것이
★★★
이것은 마블(의 느낌)도 아닌 것이 DC(의 느낌)도 아닌 것이, 정체불명 히어로 집단 같다. 마블이 지닌 장점을 흉내내려다가, 자신들이 가진 개성마저 까먹은 느낌이랄까. 마블을 다분히 의식했을 유머는 시종일관 뻣뻣하고(배트맨마저 유머를 시도하다니), 캐릭터들의 매력은 평면적인 내러티브 안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멋들어진 액션 시퀀스들만큼이나, 많이 봐 온 듯한 액션도 넘친다. 잘 알려졌다시피 잭 스나이더가 삽을 떠서 끌고 가던 영화는, 그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인해 마블에서 건너온 조스 웨던(<어벤져스> 감독)이 마무리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고 언급한 게 아니다. 두 사람의 특징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그 반대로 착지했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DC의 히어로 오리엔테이션
★★☆
새로운 히어로들의 자기소개 시간으로 나쁘지 않다. 배트맨(벤 애플렉)과 슈퍼맨(헨리 카빌), 원더우먼(갤 가돗) 등 기존 히어로들의 고뇌가 강화되는 한편, 새로운 멤버들과의 조화도 합격점이다. 가장 뚜렷한 인상을 남긴 이는 플래시(에즈라 밀러). 마블의 막내둥이 스파이디처럼 너디한 사랑스러움이 발군이다. 그러나 캐릭터 소개에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할애하다 보니 빌런은 납작하고 사건은 엉성하다. 별다른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사이보그(레이 피셔)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저스티스 리그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벤 애플렉, 헨리 카빌, 갤 가돗, 제이슨 모모아, 에즈라 밀러, 레이 피셔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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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실
감독 이용승 출연 신하균, 도경수, 김동영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공간 활용의 좋은 예
★★★☆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설정한 게 없어 보인다. 한때는 ‘핫’플레이스였으나 이젠 쇠락의 길을 걷는 압구정이라는 상권에, 역시 이제는 한물간 DVD 방. 그곳에 돈이 없어 밀려나는 자영업자 ‘을’ 두식(신하균)과 미래가 불안한 또 다른 ‘을’인 아르바이트생 태정(도경수)이 있다. 그런 ‘을’들의 밀집지역에 떡 하니 들어선 ‘7호실’이라는 공간. 영화는 ‘7호실’을 닫아야 사는 남자 두식과 열어야 사는 알바생 태정의 고군분투를 통해 ‘불평등 코리아’의 단면을 웃프게 그려낸다. 전작 <10분>에 이어 공간 활용에 대한 이용승 감독의 연출력이 번뜩인다. 딜레마 속에서 건져 올린 위트가 재기발랄하다. 관성에 기댄 앙상한 연출의 상업영화가 범람하는 최근 극장가에서 만난 ‘영화적인 영화’. 입장을 추천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웃기고 짠한 그곳, 그 사람들 
★★★
한국 사회 계층과 불평등 문제를 기발하게 꼬집는 재주는 감독의 전작 <10분>에서부터 일관되게 빛난다. 이번엔 각각 임대료 지옥, 사회에 나오기 전부터 빚더미에 앉는 지옥을 경험 중인 이들의 눈물 나는 코미디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최소한의 동선과 명확한 캐릭터 설정, 차진 대사로 상황들을 빚어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신하균과 도경수의 찰떡 호흡도 기대 이상. 흥미로운 것은 ‘짠내 나는’ 인생들 사이에 아수라장이 벌어지는 가운데 건물주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영화 밖에서도 안에서도 건물주가 진정한 승자인 대목에서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충실한 장르적 재미
★★★☆
블랙 코미디면서도 한정된 공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액션이 있고, 스릴과 범죄가 더해진다. 올해 나온 한국영화 중 가장 장르적 요소를 다양하고 적절하게 활용한 작품일 듯. 신하균은 물 만난 고기처럼 펄떡거리는 연기를 보여준다. 후반부에 다소 힘이 빠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미스터리 요소가 결합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꽤 볼 만한 장르영화다.

7호실

감독 이용승

출연 신하균, 디오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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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세상은 이렇게 한 번씩 바뀐다
★★★☆
여권 신장에 앞장선 인물의 전기 영화로 봐도, 남녀 테니스 챔피언이 세기의 ‘성 대결’을 벌이는 스포츠 영화로 봐도 흥미진진하다. 괴짜 가족의 좌충우돌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가족 코미디 <미스 리틀 선샤인>(2006)의 조나단 테이턴과 발레리 페리스 감독은 이번에도 충돌하는 관계를 소모하지 않고 끌어안는다. 자기 자신과의 대결부터 스포츠, 성(性), 사회와 겨루는 실존 인물을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 접근한 태도가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환상의 연기 복식조 엠마 스톤과 스티브 카렐을 기용한 안목도 훌륭하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인물을 거쳐 시대를 조망하는, 현미경과 망원경
★★★☆
1973년은 변화의 분기였다. 빌리 진 킹과 바비 릭스의 남녀 테니스 대결이라는 세기의 이벤트를 메인으로 하지만 경기의 승패에 포커스를 맞추진 않는다. 핵심은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으로서의 정치적인 싸움과 성 정체성에 변화를 느끼는 개인적인 싸움을 동시에 진행해야 했던 빌리 진 킹의 입체적인 캐릭터. 인물의 심리와 갈등을 거쳐 시대를 조망하는 영리한 드라마. 정확히 같은 이유로, 시대상을 조망하느라 인물의 내면에 깊숙이 파고들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럼에도 사소한 흠결은 덮고도 남을 엠마 스톤과 스티브 카렐의 연기.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개봉 2017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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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8:37
감독 신연식 출연 이현호, 서동갑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당신의 믿음을 확신할 수 있습니까
★★★
교회의 비리를 고발하고 있지만 이는 표면적 장치다. 깊숙이 들어가 보면, 자신이 죄를 자각하는 존재 그리고 타인의 도덕을 절대적으로 심판할 수 없어 패배하는 존재임을 인지할 때 비로소 인간은 진정한 믿음에 접근할 수 있음을 말하려는 영화임을 알 수 있다. 사회 고발적 영화라고 말하긴 어려운 이유다. 성경을 치열하게 공부한 뒤 몇 가지 핵심적 구절을 골라내고 거기에 맞춰 극의 구조를 짠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씀에 깊이 접근한 흔적이 보인다. 신연식 감독이 소규모 시스템 안에서 각본을 쓰고 연출한 그간의 영화들처럼 으레 단단하다.

로마서 8:37

감독 신연식

출연 이현호, 서동갑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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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키타타니 켄타, 카키하라 린카, 이쿠타 토마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내 마음 따뜻한 스웨터처럼
★★★
얼마간 현실에서 유리되면서 위로를 꺼내놓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갈등과 편견이 빼곡한 세상으로 성큼 걸어들어왔다. 영화는 엄마의 빈자리가 큰 토모(카키하라 린카)와 트랜스젠더 린코(이쿠타 토마)가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찬찬히 따라간다. 두 사람은 토모가 왜 삼각김밥을 먹고 토하는지, 린코가 왜 뜨개질을 하는지 알아가면서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가 된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을 연다는 것은 곧 상처를 들여다본다는 것임을 알게 된다. 학교든, 가정이든 조금만 달라도 금세 공격받는 세상에서 진심을 엮어가는 토모와 린코는 서로에게 따뜻한 피난처가 된다. 일상의 고단함과 오랫동안 누적된 편견에 의한 피로를 체화한 배우 이쿠타 토마의 성장이 놀랍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진심으로 촘촘하게 뜨개질한 담요 같은 영화
★★★☆
트랜스젠더, 주변의 시선에도 그녀를 사랑하는 남성, 늘 부유하는 싱글맘, 엄마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그녀의 어린 딸. 도쿄라는 거대한 도시에서 소외된 인물들을 마치 뜨개실을 짜듯 엮어내는 영화. 오기가미 나오코는 이번엔 <아무도 모른다>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같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의 문제의식을 담아낸다. 비정한 현실 속에 <카모메 식당> <안경> 등을 통해 보여준 오기가미 나오코 특유의 세심한 관찰과 묘사가 이 영화에도 오롯이 녹아있다. 또 다른 도약이자, 그럼에도 오기가미 나오코 영화의 정갈한 특징들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 인물들의 연기가 주는 감흥이 큰데, 특히 트랜스젠더 린코를 연기한 이쿠타 토마의 따뜻한 표현력은 영화를 단단히 이끌고 나가는 힘으로 작용한다.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이쿠타 토마, 키리타니 켄타, 카키하라 린카

개봉 201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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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한 구석에
감독 카타부치 스나오 목소리 출연 노넨 레나, 호소야 요시마사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이 세상 한구석에 평범하게 살고 있던 한 인간의 깨달음
★★★☆
2차 세계대전 중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에서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비극을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필치로 표현했다. 1930~1940년대 일본 전시 상황에 대한 묘사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주인공의 상상력을 애니메이션 특유의 영상미로 구현한 점도 돋보인다. 태극기 장면과 패전 소식을 들은 주인공이 흘리는 눈물은 자신의 일상이 실상은 폭력으로 유지되고 있었음을 자각하는 계기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세상의 한구석에

감독 카타부치 스나오

출연 호소야 요시마사, 오노 다이스케, 한 메구미, 이와이 나나세, 노넨 레나

개봉 201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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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비가: 들리지 않는 노래
감독 이브게니 아피네예브스키 출연 하디 알 압둘라, 라에드 알 사례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그들을 도와야 한다
★★★★
“자료화면의 대부분은 시리아 운동가와 일반 시민이 촬영한 것이며, 일부 전쟁 영상은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다큐가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자막의 경고(?)처럼, <시리아의 비가: 들리지 않는 노래>는 시리아 내전에 대해 상세하면서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민주화 열망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독재자, 그들에 맞서는 시리아 민중, 그리고 이어지는 수많은 죽음과 참상…. 때론 대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장면들도 있지만, 감독은 그 안에서 어떻게든 희망을 보려 한다. 수익금 전액이 유니세프를 통해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을 돕는 데 사용된다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이, 그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시리아의 비가(悲歌): 들리지 않는 노래

감독 이브게니 아피네예브스키

출연 하디 알 압둘라, 라에드 알 사레, 리야드 알-아사드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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