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를 해보자. 배우 겸 감독 케네스 브래너가 연출한 이 영화에는 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 오리엔트 특급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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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케네스 브래너, 조니 뎁, 데이지 리들리, 미셸 파이퍼, 페넬로페 크루즈, 주디 덴치, 윌렘 대포, 조시 게드, 데릭 제이코비, 레슬리 오덤 주니어
개봉 2017 미국
1. 오리엔트 특급이 뭘까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원작 소설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제목의 ‘오리엔트 특급’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할 것이다. 오리엔트 특급은 실제로 존재했던 호화 장거리 기차의 이름이다. 영어로는 ‘Orient Express’다. ‘오리엔트’라는 단어에서 이 기차의 성격을 좀더 알 수 있다. 오리엔트는 해가 뜨는 동쪽이라는 뜻이다. 기준은 유럽이다. 그런 까닭에 프랑스 파리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 운행하던 열차의 이름이 오리엔트 특급이 됐다. 특히 1930년대 오리엔트 특급은 왕족, 귀족, 외교관, 사업가, 부르주아들이 주로 이용하면서 유명해졌다.
2. 영화 속 오리엔트 특급 열차의 노선은?
오리엔트 특급은 여러 루트가 있었다. 이른바 ‘클래식’ 오리엔트 특급은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스트라스부르(프랑스), 뮌헨(독일), 빈(오스트리아), 부다페스트(헝가리), 부쿠레슈티(루마니아)를 거쳐 이스탄불로 가는 노선이다. 영화에서는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의 심플론 터널을 통과하는 ‘심플론 오리엔트 특급’이 배경이다. 밀라노(이탈리아), 베니스(이탈리아), 베오그라드(세르비아), 소피아(불가리아)를 경우한다. 모두 8개국을 지나며 총 길이는 3218km다.
3. 원작 소설 <오리엔트 특급>에 관한 뒷이야기
애거서 크리스티의 원작 소설은 호화로운 오리엔트 특급 열차의 명성이 자자했던 시기인 1934년 발표됐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이스탄불의 페라 팰리스 호텔에서 집필하기도 했다. 실제로 오리엔트 특급을 탔을 것이다. 실제로 오리엔트 특급 열차에서 살인 사건이 한번 일어난 적이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 출간한 이듬해였다. 소설 속의 살인 사건은 지금의 크로아티아 부근에서 일어났다.
4. 에르큘 포와로는 누구인가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조한 유명한 캐릭터로는 에르큘 포와로와 제인 마플이 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는 탐정 포와로가 등장한다. 셜록과 더불어 가장 유명한 탐정 가운데 한 명인 포와로는 영국에 정착한 벨기에인으로 고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통통하고 키가 작은 신사다. 열렬한 페미니스트인 그는 호박 재배와 탄 성냥을 모으는 이상한 취미가 있고 뱃멀미가 심해 멀리 이동하는 걸 싫어한다. 또 옷에 묻은 먼지를 총알보다 큰 고통으로 여기는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 왁스를 바른 카이젤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14번째 장편이자 포와로가 등장하는 8번째 작품이다.
5. 포와로를 연기한 배우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영화, 드라마 등으로 각색된 바 있다. 케네스 브래너 이전에 포와로를 연기한 배우는 모두 14명이 있다. 이 가운데 피터 유스티노프, 데이비드 서쳇, 앨버트 피니 등이 유명하다.
피터 유스티노프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영화나 드라마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1978년작 <나일강의 죽음>을 시작으로 <백주의 악마> <죽음과의 약속> 등 5편의 영화에서 포와로를 연기했다. 연기력은 좋으나 원작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이비드 서쳇은 역대 가장 많은 포와로를 연기한 배우다. 1989년부터 2013년까지 TV시리즈 <애거사 크리스티의 포와로>에서 포와로를 연기했다. 원작과 가장 가까운 외형의 배우라고 알려져 있다.
앨버트 피니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74년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에서 포와로를 연기했다. 포와로 특유의 벨기에식 억양이 일품이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원작자인 애거서 크리스티는 영화 속 포와로의 외모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2017년 케네스 브래너가 포와로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영화의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케네스 브래너의 콧수염에 대해 팬들은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6. 과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의 출연 배우들은?
1974년작 영화는 제목이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이다. 위에서 살펴본 앨버트 피니가 포와로를 연기했다. 사실 포와로보다 조연들이 더 화려하다. 로렌 바콜, 잉그리드 버그만, 숀 코네리, 안소니 퍼킨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존 길구드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모두 모였다. 잉그리드 버그만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2017년 버전에서는 페넬로페 크루즈가 이름은 다르지만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다.

-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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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시드니 루멧
출연 알버트 피니, 로렌 바콜
개봉 1974 영국
7.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일본 버전?
일본 후지TV가 개국 55주년을 기념해 2부작 스페셜 드라마로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제작해 방영했다. 시대는 비슷하지만 배경은 일본으로 옮겨졌다. 시모노세키발 도쿄행 열차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포와로와 닮은 형사 스구로 다케루가 수사한다. 일본이 열차 강국인 만큼 드라마 속 열차가 매우 아름답다.

-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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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출연 노무라 만사이, 마츠시마 나나코, 니노미야 카즈나리, 안, 타마키 히로시
개봉 2015 일본
8. 65mm 카메라로 촬영했다
케네스 브래너 감독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65mm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카메라는 전 세계에 4대밖에 없다. 카메라가 몇 대 없으니 필름 현상소도 거의 없다. LA에 있는 현상소에 필름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브래너 감독은 완성도를 위해 문을 닫았던 런던의 필름 현상소를 다시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30년 만에 런던의 현상소에서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필름이 현상됐다. 65mm 카메라는 크리스트퍼 놀란 감독이 <덩케르크> 촬영 당시 사용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케네스 브래너는 <덩케르크>에서 볼튼 사령관으로 출연했다.
9. 애거서 크리스티 원작의 또 다른 영화
이십세기폭스는 애거서 크리스티 원작의 영화 두 편의 계획을 갖고 있다. 케네스 브래너가 다시 한번 감독과 주연을 맡을 <나일 강의 죽음>과 벤 애플렉 연출 및 주연의 <검찰측 증인>이다.
10. 1만 3000여명의 스태프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사실감 넘치는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엄청난 스태프들이 동원됐다. 특히 열차 실내 세트, 10미터 높이의 산 모형, 200~300미터의 고가교 세트, 대규모 기차역 세트와 실제로 움직이는 열차와 실물 크기의 철로 세트까지 모두 제작했다. 이 세트 제작에 투입된 인력이 모두 1만 3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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