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생들은 잘 모를 수도 있다. 아래 언급할 배우들이 원래는 잘 나가는 그룹의 멤버였다는 것을. 많은 이들의 편견을 깨고 연기자로 성공적인 안착을 해, 지금은 가수보다 배우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리는 여배우들을 모았다. 기회가 된다면 남자 배우들도 다뤄보기로. 단, 현재 가수와 배우 활동을 겸하고 있는 스타들은 제외했다.


윤은혜 / 前 베이비복스

1997년 가요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여전사(!)돌 베이비복스. 윤은혜는 1999년 3집 앨범부터 합류하게 된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의 어린 나이에 막내로 들어가며 센 언니들 사이에서 그룹 내 귀여움을 담당한다. 공식적인 해체 선언을 한건 아니지만, 여러 구설수로 팀 활동이 중단되었고 2006년부터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각자의 길'이라고 했지만 사실 베이비복스의 멤버 전원이 배우로 전향했다.

언니들을 제치고 배우로서 가장 성공한 멤버는 윤은혜가 유일하다. 베이비복스 시절 (2000년대 활동하던 아이돌 가수들은 전부 출연했다고 봐도 무방한..) 영화 <긴급조치 19호>에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2006년 드라마 <궁>에 캐스팅되며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미스 캐스팅 논란이 있었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시청률 또한 높게 나왔다. 이후 영화 <카리스마 탈출기>,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에 연달아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커리어를 쌓아갔고,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다. 이 작품을 통해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TV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이후로도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드라마퀸의 자리를 지켰지만, 2011년 드라마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이후 영화 출연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박시후와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사랑후애>가 올해 개봉 예정이다.

사랑후애

감독 어일선

출연 박시후, 윤은혜

개봉 2015 대한민국,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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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원 / 前 샤크라

2000년 룰라의 이상민이 프로듀싱한 걸그룹 샤크라로 데뷔했다. 타 아이돌들과 확연하게 다른 특이한(!) 컨셉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려원은 멤버들 중 귀엽고 앳된 얼굴로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에 당연히 영화 <긴급조치 19호>에 출연했고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가수 활동 중 2003년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에 출연했지만, 2004년 샤크라 탈퇴 후 연기자로 전향하며 본명인 정려원으로 활동한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영화 <B형 남자친구>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가기 시작했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스타 배우로 발돋움하게 된다. 극중 그녀가 연기한 유희진은 서브 주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의 인기를 얻었고, '려원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이후 드라마(<가을 소나기>,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자명고> 등)와 영화(<두 얼굴의 여친>, <김씨 표류기>, <적과의 동침>)를 오가며 쉼 없이 필모그래피를 채워갔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기름진 멜로>에 출연하고 있다.

김씨 표류기

감독 이해준

출연 정재영, 정려원

개봉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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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음前 슈가

2001년 슈가의 리더로 가수 데뷔를 했다. 당시 독보적인 아유미의 인기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고, 2004년 그룹에서 탈퇴하게 된다. 이후 드라마 <루루 공주>, <사랑하는 사람아>, <겨울새>, <에덴의 동쪽>, 영화 <바람>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준 건 9할이 <우리 결혼했어요>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를 통해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하게 됐고, 웃기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후 드라마 <자이언트>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이를 시작으로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비밀>,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운빨로맨스>까지 성공시키며 로코퀸으로 우뚝 솟게 된다. 2016년 결혼 후 2년간 활동이 없었는데, 얼마 전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훈남정음>을 통해 안방에 복귀했다.

바람

감독 이성한

출연 정우

개봉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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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前 밀크

2001년 제2의 S.E.S로 불렸던 걸그룹 밀크로 데뷔했으나, 1집 활동을 끝낸 후 2집을 준비하던 중 멤버 한 명의 무단 탈퇴로 인해 2003년 팀이 공중분해된다. 서현진은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소녀시대의 멤버로 다시 데뷔하기 위해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2005년 배우로 전향하며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영화 <베케이션>, 드라마 <황진이>,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요술>, <창피해> 등 2010년까지 다수의 작품들에 출연해왔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던 2012년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다음 해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에서 여자 우수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젊은 층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건 조금 더 이후다.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푼수(!) 작가 백수지 역할을 맡으며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전성기는 이듬해 드라마 <또 오해영>을 통해 시작된다. 백상예술대상 TV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고, 이후 영화 <굿바이 싱글>,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드라마 <사랑의 온도>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감독 주지홍

출연 차태현, 김유정, 서현진, 임주환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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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서前 LUV

2002년 데뷔한 LUV의 원래 멤버는 은별, 빈, 황보라였다. 앨범 발매 직전 황보라가 탈퇴하며 오연서가 합류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본명인 오햇님으로 활동했으며, 중학교 3학년의 어린 나이였다. 하필 2002년 한·일 월드컵 시즌에 데뷔하게 되며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1집 활동 후 해체하게 된다.

오연서는 그룹이 해체된 후 2003년부터 연기자로 전향했다. 데뷔작은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옥림(고아라)의 똑똑하고 예쁜 언니 예림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이후 예명인 오연서로 활동하며,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 조·단역으로 출연하며 탄탄하게 커리어를 쌓아올린다. 2009년 영화 <여고괴담5>에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고, 2011년 이후에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한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오자룡이 간다>, <왔다!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까지 출연하는 드라마가 연이어 히트 치며 배우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한다. 최근 출연한 영화는 <국가대표2>와 <치즈 인 더 트랩>이 있으며, 특히 <치즈 인 더 트랩>에서는 원작과의 100% 싱크로율을 보여준 홍설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화유기>에 출연했고, 아직 차기작 소식은 없다.

치즈인더트랩

감독 김제영

출연 박해진, 오연서, 박기웅, 유인영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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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리 / 前 씨야

2006년 보컬 그룹 씨야의 리더로 데뷔해 활발하게 활동했다. 씨야는 당시 당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여자 SG워너비'라고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남규리는 그룹 내 비주얼과 센터를 담당하며 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2008년부터는 가수 활동과 연기자 활동을 병행했고, <고사: 피의 중간고사>에 출연하며 스크린 데뷔를 하게 된다. 이후 소속사 이전 문제로 씨야에서 탈퇴하며 2010년부터는 배우로 전향한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49일>, <무정도시>까지 주로 브라운관을 통해 활동해왔으며, 2014년 옴니버스 영화 <신촌좀비만화> 중 <너를 봤어>에서 좀비를 연기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데자뷰>에서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환각을 겪는 지민 역할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데자뷰

감독 고경민

출연 이천희, 남규리, 이규한

개봉 201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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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박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