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오랜만에 국산 오리지널 장편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 1월 16일 개봉한 <언더독>은 유기견 패거리가 자유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 이춘백 감독과 함께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등 여러 배우들이 빼어난 목소리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애니메이션에서 훌륭한 목소리를 들려준 배우는 누가 있을까? 지난번 ‘디즈니가 인정한 한국어 더빙판의 주인공들은?’(링크)에 이어 애니메이션으로 색다른 연기를 펼친 배우들을 소개한다.

언더독

감독 오성윤, 이춘백

출연 디오,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개봉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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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마인드
메가마인드 역 = 김수로

<메가마인드>
<메가마인드> 홍보 영상 속 김수로

애니메이션 팬, 심지어 성우 팬들도 인정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수로. <메가마인드> 한국어 더빙에서 주인공이자 악당인 메가마인드의 목소리를 맡았다. 배우들이 주조연급 캐릭터를 연기한 원본과 달리, 한국어 더빙은 김수로를 제외하면 서윤선, 김현심, 하성용, 안용욱 등 베테랑 전문 성우들이 대신했다. 김수로는 비전문 성우임에도 메가마인드의 능글맞은 성격과 다양한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하여 ‘초월 더빙’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메가마인드

감독 톰 맥그라스

출연 윌 페렐, 티나 페이, 조나 힐, 브래드 피트, 김수로

개봉 201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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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피치 역 = 이종혁

<가디언즈> 녹음 현장의 이종혁

<가디언즈> 한국어 더빙은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이제훈, 류승룡, 한혜진, 유해진이 각각 잭 프로스트, 산타클로스, 투스 페어리, 버니를 맡아 나름대로 호평을 들려줬다. 크리스 파인, 휴 잭맨, 알렉 볼드윈, 아일라 피셔 등 배우들이 주역을 맡은 <가디언즈>에 딱 맞는 현지화인 셈. 하지만 이 현지화의 정점은 피치 역을 맡은 이종혁이었다. 이종혁은 ‘악몽’이란 캐릭터 능력을 고려해 다소 느긋할 정도로 대사의 템포를 늦추고 명확한 발성과 발음으로 캐릭터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과연 홍보 영상에서 “의외로 제 목소리가 되게 섹시해요”라고 자신감을 내비칠 만하다.

가디언즈

감독 피터 램지

출연 크리스 파인, 알렉 볼드윈, 주드 로, 아일라 피셔, 휴 잭맨, 다코타 고요, 양세나

개봉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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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
알렉스 역 = 송강호

<마다가스카>
알렉스 목소리를 연기 중인 송강호

송강호는 <마다카스카>의 사자 알렉스를 연기했다. 모르고 들으면 딴 사람 같은데, 알고 들으면 어째 연기하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느낌이다. 송강호 특유의 사투리 톤을 지우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빠른 전개에 맞춰 변화무쌍한 목소리 연기를 선사한다. 특히 연기 내공이 만만치 않은 배우답게 애니메이션만의 간결하면서 극대화된 감정 연기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마다가스카>는 3편까지 나왔는데, 송강호의 알렉스는 1편에서만 만날 수 있다. 인터뷰에서 밝힌대로 더빙이 힘들어서였는지, 아니면 본업에 충실하겠단 다짐이었는지 1편만 참여했고, 2편부터는 성완경 성우가 대신했다.

마다가스카

감독 에릭 다넬, 톰 맥그라스

출연 벤 스틸러, 크리스 록, 데이빗 쉼머, 제이다 핀켓 스미스

개봉 200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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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와 씨팍
아치 역 = 류승범
씨팍 역 = 임창정

<아치와 씨팍> / 씨팍 역의 임창정(왼쪽), 아치 역의 류승범
<아치와 씨팍> 이쁜이 역의 현영(왼쪽 사진) / 보자기 킹을 연기한 신해철

2000년대 초, 척박한 한국 성인 애니메이션계에 출사표를 낸 작품 <아치와 씨팍>. 시작은 패기로웠으나 제작이 지지부진해지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으며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호쾌한 성인 애니메이션이라 종종 언급되는 작품이다. 특히 이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재밌는 건 배우들의 연기. 류승범, 임창정이 주인공 콤비를 맡고 현영이 이쁜이를, 신해철이 악당 보자기 킹을 맡았다. 막무가내로 거친 이 영화의 ‘말맛’을 제대로 살려 ‘액션’과 함께 이 영화 최고의 장점으로 뽑힌다. 극장판 이전에 공개된 단편에선 임원희가 씨팍 역을 맡았었다. 

아치와 씨팍

감독 조범진

출연 류승범, 임창정

개봉 200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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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김민철 역 = 양익준
최경석 역 = 권해효
성철우 역 = 오정세

<돼지의 왕> 정종석(양익준), 황경민(오정세)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배우 더빙이 아예 하나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연상호 감독은 배우들을 데리고 선녹음한 후 작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의 대표작 <돼지의 왕>과 <사이비>는 양익준, 오정세의 목소리 연기를 입증하는 기회였다. <돼지의 왕>에서 양익준은 정종석을, 오정세는 황경민 역을 맡았다.

<사이비> (왼쪽부터) 성철우, 최경석, 김민철
(왼쪽부터) 연상호 감독, 권해효, 오정세, 박희본(김영선 역), 양익준

이후 <사이비>에선 권해효가 합류해 선과 악, 그 경계가 희미한 스릴러 애니메이션의 품격을 드높였다. 오직 술과 도박밖에 모르는 인간쓰레기 김민철을 맡은 양익준은 목소리를 더 걸걸하게 내며 툭툭 내뱉는 욕설로 인물상을 조각해나갔다. 성철우 역의 오정세는 신실한 목사에서 자신의 과거와 모종의 사건에 얽매여 인성을 밑바닥을 드러낸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다. 최경석 목사는 권해효가 연기했는데, 신사다우면서도 동시에 구밀복검한 사기꾼의 면모를 넘나들며 캐릭터의 성격은 물론이고 작품 전체의 긴장감을 쥐락펴락해 호평을 받았다. 양익준, 권해효와 오정세의 대사 장면을 들어보자.

사이비

감독 연상호

출연 양익준, 오정세, 권해효, 박희본

개봉 201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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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나그네 역 = 최민식
달수 역 = 박철민

<마당을 나온 암탉> 나그네 / 달수
나그네 역의 최민식(왼쪽 사진) / 달수 역의 박철민

<언더독> 오성윤 감독의 전작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다. 흥행에도 불구. 출연 배우들의 더빙 실력에선 혹평을 받았으나 극중 청둥오리 나그네 역을 맡은 최민식, 그리고 달수 역의 박철민은 역으로 굉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품에서 ‘멋짐’을 담당하는 나그네에 맞춰 목소리를 굵게 내며 터프한 성격을 드러냈다. 박철민은 속사포 같은 사투리 연기로 극의 감초를 톡톡히 해냈고, 이번 신작<언더독>에서도 짱아 역으로 캐스팅됐다. 

마당을 나온 암탉

감독 오성윤

출연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김상현

개봉 201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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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