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 <우상>

미스터리 스릴러 <우상>으로 오랜만에 관객들을 찾아온 설경구. 그런데 약 2주 뒤인 43,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만든 영화 <생일>로 단기간만에 관객들을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일컫는 말로 겹치기 출연이 있다. 주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들에게서 볼 수 있으며, 두 편 모두 흥행할 경우 쌍끌이 흥행의 주역이 되곤 한다.
물론 겹치기 출연(혹은 개봉)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 평론가는 이에 대해 겹치기 개봉은 배우의 기근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배우가 정말 없다기보다는 투자를 받거나 관객을 모으는데 용이하고 안정적인 배우들만 찾으려고 하는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최근 겹치기 출연한 국내 배우들의 영화 성적에 대해 조사해보았다. 예상대로 안정적인 성적을 받았을지, 흥행에 실패했을지 함께 알아보자.
 
본문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하 KOBIS)의 통계를 기반으로 한다.
※ 2017.12~ 2019.3 개봉작을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내안의 그놈> / <그대 이름은 장미>

박성웅 
<내안 그놈> 1,905,212 명
<그대 이름은 장미> 85,543 명

박성웅은 올 초 두 편의 영화에서 카리스마 대신 유머로 무장해 관객들을 만났다.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한 <내안의 그놈><그대 이름은 장미>가 그것이다. 아재와 고딩의 몸이 바뀐다는 설정으로 웃음을 이끌어낸 <내안의 그놈>은 개봉 이후 10일간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했으며, 첫날 관객 수는 8만 명이었다. 개봉 5일차에는 20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개봉 초 좌석 판매율은 20~40%를 기록하였다. 결국 총 190만 관객을 기록하며 소소한 흥행을 이끌었다.
 
반면 <그대 이름은 장미>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박스오피스 6위로 시작했으나 개봉 10일차에는 아예 순위 밖 23위로 밀려났다. 첫날 관객 수는 만 사천 명을 기록했으나 최종적으로는 8만 관객에 그쳤다. 두 작품은 스크린 수에서도 차이가 났다. <내 안의 그놈>은 최대 1,041개의 스크린을 보유했지만, <그대 이름은 장미>는 최대 540개로 약 2배 차이가 났다.

내안의 그놈

감독 강효진

출연 진영, 박성웅, 라미란

개봉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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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은 장미

감독 조석현

출연 유호정, 박성웅, 오정세,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 채수빈

개봉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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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 <창궐>

현빈
<협상> 1,967,721 
<창궐> 1,599,290 

작년 추석 극장가는 BIG3 영화 <안시성>, <명당>, <협상>의 삼파전으로 박빙이었으나, 세 작품 모두 아쉬움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현빈은 그중에서도 영화 <협상>에서 악역 민태구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추석 특수를 겨냥한 <협상>은 박스오피스 4위로 시작했으나 개봉 10일에는 2위로 올라서는 뒷심을 보여주었다. 좌석 판매율은 개봉 초반 10%대에서 추석 연휴 50%로 상승, 하루 최대 22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200만을 코앞에 둔 196만 명에서 멈추며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협상의 손익분기점은 300만이었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현빈은 조선 좀비물 <창궐>로 다시 관객을 찾아왔다. 조선과 좀비라는 꽤 신선한 조합과 장동건과의 만남으로 기대가 컸으나, 영화는 159만 명을 불러 모으는데 그쳤다. 개봉 후 6일간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3위로 급락하였고, 좌석 판매율은 10~20% 사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에게 2018년은 아쉬움이 가득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협상

감독 이종석

출연 손예진, 현빈

개봉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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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궐

감독 김성훈

출연 현빈, 장동건

개봉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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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 <목격자>

이성민
<공작> 4,974,512 명 
<목격자> 2,524,333 명

2018<바람, 바람, 바람>부터 <뺑반>까지 이성민이 출연한 영화만 무려 5편에 달한다. 그중 여름 극장 성수기를 노리고 개봉한 두 편의 영화 <공작><목격자>는 일주일 간격을 두고 관객들을 찾아왔다.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의 신작이자 실존 인물 흑금성을 다룬 <공작>은 탄탄한 각본과 연출로 497만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하였다.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2, 좌석 판매율은 최대 65.5%를 기록하였다. 첫날 30만이 관람하였으며, 주말엔 최대 50만 명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이성민은 <공작>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반면 이성민이 원톱으로 주연을 맡은 스릴러 <목격자><공작> 관객 수의 절반인 250만 명을 동원했다. 첫날 박스오피스 3위로 시작했지만 이후 6일간 1위를 하는 작은 반란(?)을 일으켰다. 첫날 좌석 판매율은 무려 69%로 최다 일일 관객인 36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작품의 최대 스크린 수는 약 300개 차이로 <공작>1317, <목격자>1021개를 가져갔다.

공작

감독 윤종빈

출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개봉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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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감독 조규장

출연 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

개봉 2018.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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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 <신과함께 - 인과 연>

주지훈
<공작> 4,974,512 명
<신과함께 - 인과 연> 12,274,996 명

2018년은 그야말로 주지훈의 전성시대였다. 두 편 모두 천만을 넘으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신과함께> 시리즈, <공작>, <암수살인>까지 그는 스크린을 통해 약 3500만 명의 관객들을 만났다. 우리나라 절반이 그를 극장에서 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주지훈은 <신과함께 - 인과 연>(이하 <인과 연>), <공작>으로 겹치기 출연을 해 화제를 모았다. <신과함께 - 죄와 벌>의 시퀄 <인과 연>은 최대 스크린 수 2235, 연일 박스오피스 1, 첫날에만 12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한국 영화의 기록들을 갈아치운 대작이었다. 이후 무려 5일간 꾸준히 100만 명을 유지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기도. <인과 연>은 1227만 명 관객의 선택을 받아 한국 영화 역대 흥행 순위 11위를 기록했다.
 
서늘한 카리스마를 지닌 북 보위부 과장 정무택을 연기한 <공작><인과 연>의 기세에 2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스크린 수에서도 약 1000개의 차이를 보였다. <인과 연>2235개였던 반면 <공작>은 최대 1317개 스크린에서 그쳤다. 3500개의 스크린에서 그의 얼굴이 상영됐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공작

감독 윤종빈

출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개봉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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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인과 연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개봉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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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 / <공작>

조진웅
<독전: 익스텐디드 컷> 137,775 명 / <독전> 5,063,620 명
<공작> 4,974,512 명

<공작>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언급해야겠다. 여름 성수기를 노린 탓인지 <공작>은 유독 겹치기 출연을 한 배우가 많았다. 이성민, 주지훈 외에 남측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실장 최학성을 연기한 조진웅 역시 겹치기 출연을 한 배우 중 하나다. <공작>이 개봉하기 약 2주 전 <독전: 익스텐디드 컷>이 개봉하였기 때문이다.

<독전: 익스텐디드 컷><독전>보다 8분이 더 들어간 상영 버전으로, 새로운 결말이 들어간 확장판이다. <독전>의 팬덤 독종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은 이해영 감독의 선물과도 같은 영화였다. <독전: 익스텐디드 컷> 첫날 약 2만 명으로 시작해 총 13만의 관객을 동원하였다. 오리지널인 <독전>은 개봉하고 10일간 박스오피스 1, 하루 평균 관객 수 40만을 동원하며 총 5백만 관객을 기록, 흥행에 성공하였다. 세 작품들로 미루어보아 2018년 조진웅의 인기는 여름보다 더 뜨거웠다.

독전

감독 이해영

출연 조진웅, 류준열, 김주혁, 김성령, 박해준

개봉 2018.05.22. / 2018.07.1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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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감독 윤종빈

출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개봉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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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들> / <성난황소>

마동석
<동네사람들> 461,693 명 
<성난황소> 1,593,386 명

다작왕 마동석 역시 겹치기 출연 배우 중 한 명이다. 김새론과 함께 실종된 소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네사람들>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한 한 남자의 분노 어린 액션이 담긴 <성난황소>2주의 간격을 두고 개봉하였다. <동네사람들> 개봉 첫 주 꾸준히 3위에 머물렀으나 이후 6위로 하락하였고, 결국 50만을 넘지 못한 46만에 그치며 아쉽게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성난황소> 개봉 첫날 13만 명의 선택을 받아 박스오피스 1위로 화려하게 등장하였으나, 첫 주를 넘어가면서 3위로 떨어졌다. 상영 초반 좌석 판매율은 20~30% 사이로 무난한 판매율을 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100만 명을 넘기는데 성공, 최종적으로 159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동석은 캐릭터 간의 유사성, 한정적인 이미지 소비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과 평론가들의 애정 어린 질타를 받아야 했다.

동네사람들

감독 임진순

출연 마동석, 김새론

개봉 20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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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황소

감독 김민호

출연 마동석, 송지효

개봉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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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 / <1987>

조우진
<강철비> 4, 452,740 명
<1987> 7,231,638 명

최근 충무로에서 조우진만큼 강렬한 캐릭터들을 아무렇지 않게 소화한 배우가 또 있을까. 조우진은 재작년 12<1987><강철비>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박종철 삼촌 역을 맡아 오열하는 연기를 선보였던 <1987>과는 반대로 <강철비>에선 감정 없이 타깃만을 죽이기 위해 살아가는 북한군 최명록을 연기했다. 2주 만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스크린에 나타난 조우진의 성적은 어떨까.

<강철비> 개봉 후 6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다 이후 2위로 밀려났다. 좌석 판매율은 20% 중반에서 시작해 최고 50%을 찍었다 다시 20%로 하락했다. 첫날 관객 수는 23만 명을 기록, 최종적으론 445만 명을 동원했다. 반면 <1987>은 처음 10일간 박스오피스 2위, 이후 1위로 올라섰다. 상영 초반 좌석 판매율은 최저 30%부터 최대 68%를 찍었으며, 첫날엔 30만으로 무난하게 출발해 총 723만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성공하였다. 그러나 최대 스크린 수는 <강철비> 좀 더 많다. <강철비> 1426, <1987>1299개로 127개 차이가 났다.

강철비

감독 양우석

출연 정우성, 곽도원

개봉 201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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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개봉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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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 죄와 벌> / <1987>

하정우
<신과함께 - 죄와 벌> 14,410,754 명
<1987> 7,231,638 명

<1987>에 겹치기 출연을 한 또 다른 배우가 있다. 최근 한국 영화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배우, 하정우다. 그 역시 주지훈과 함께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기록을 보유한 배우로, 첫 번째 편인 <신과함께 - 죄와 벌>(이하 <죄와 벌>)<1987>보다 7일 먼저 개봉하였다. 주호민의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된 <죄와 벌>은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였으며, 성탄절 연휴에는 무려 좌석 판매율이 78~80%라는 어마어마한 판매율을 기록했다. 2편인 <인과 연>과는 달리 처음 3일간은 관객 수가 하루에 40만이었는데, 성탄절 연휴에 120만 명이 관람하며 입소문을 탔다. 결국 최종 누적 관객 1441만 명으로 <명량>에 이어 한국 영화 역대 흥행 순위 2위에 등극했다(현재는 <극한직업> 밀려 3위다). <죄와 벌>로 인해 <1987>10일간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러야 했다.

신과함께-죄와 벌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 마동석

개봉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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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개봉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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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